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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3·1절 88돌 특집 게재 일자 : 2007년 02월 28일(水)
88년전 독립선언 33인의 뜻… 이젠 克日넘어 세계 인류로
글로벌 강국 이끄는 33인의 리더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영국 역사학자 아널드 토인비의 말처럼 역사는 새로운 ‘도전과 응전’으로 채워진다. 1919년 민족대표 33인이 원한 것은 대한민국의 독립이었다. 일제의 총칼에 분연히 맞서 민족과 국가의 독립을 외쳤다. ‘21세기의 33인’은 누구일까.

그들은 어떤 도전을 받고 있으며, 또 어떤 응전을 벌이고 있을까. 21세기를 특징짓는 가장 거대한 물결은 ▲정보화 ▲세계화 ▲기술혁명 ▲초경쟁(메가컴피티션) 등으로 요약된다. 이런 거대한 물결들은 19세기나 20세기의 총칼 못지않게 민족 혹은 국가의 존립을 위협하는 요인이다.

그 나라의 정보화와 세계화, 기술혁명, 초경쟁을 이끄는 인물들이 ‘21세기의 33인’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21세기 들어서 우리 민족은 일찍이 역사상 누리지 못했던 세계적 경쟁력을 각 분야에서 떨치고 있다.

우리 기업들이 만든 반도체와 휴대전화, TV, 냉장고, 선박 등이 프리미엄 제품으로 전 세계 시장을 주름잡고 있다. 자동차나 컴퓨터 등도 세계 최고수준의 경쟁력을 쌓아가고 있다. 세계 11번째로 연간 수출 3000억달러 대열에 올라서기도 했다.

문화적인 측면에서도 한류(韓流)의 경쟁력은 일본과 중국, 동남아 등 아시아권을 넘어 미국과 유럽 등지로 무대를 넓히고 있다. 우리의 가수와 영화배우, 춤꾼들이 미국 뉴욕 맨해튼과 프랑스 파리, 영국 런던 등 해외 톱무대를 누비고 있다. 이들이 바로 정보화, 세계화, 기술혁명 등의 거대한 격랑속에서 우리의 독립을 지켜주는 ‘21세기의 33인’들이다. 그들의 면면을 소개한다.

박상주기자 sjpark@munhwa.com

이건희(65)- 애니콜-반도체 수출한국 선도

한국의 주력 수출 전자제품인 반도체와 휴대전화. 이 두 품목이 세계시장에서 우뚝 설 수 있었던 배경에 이건희(65) 삼성회장이 있다. 삼성전자가 세계 메모리반도체 1위에 오른 건 오너십을 바탕으로 한 과감한 투자, D램 칩을 경쟁사와 다르게 위로 쌓는 스택방식을 선택한 이건희의 결단이 있었기 때문이다.

휴대전화사업 초기인 1995년에는 15만대를 불태웠다. 불량률이 많다는 소문이 돌자 아예 휴대전화를 잿더미로 만들고, 그 위에서 지금의 ‘애니콜 신화’를 만든 강단 있는 경영자다. 이 회장의 새로운 화두는 ‘창조경영’이다. 이제 삼성전자가 1류 반열에 오른 만큼 초1류가 되기 위해서 기존과 다른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깃발을 꽂아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정몽구(69)- 글로벌 경영으로 ‘현대차 신화’

2003년 현대기아차 회장에 선임된 후 정몽구(69) 회장은 품질경영과 글로벌 경영이라는 쌍두마차를 통해 현대차 신화를 써왔다. 현대차서비스에서 경영수업을 해온 정 회장은 회장에 오른 후에도 품질을 한결같이 강조해 왔다. 이런 노력은 지난해 미국 소비자 평가기관인 JD파워의 신차품질평가 결과에서 양산차로는 1위에 오르는 이변을 연출하기도 했다.

또 글로벌 경영을 강조하며 일본차보다 먼저 인도와 중국 러시아 등에 진출해 시장 우위를 지켜 왔다. 현대차는 현재 인도 중국에 제2공장을 증설 중이며 미국과 체코에 신규 공장을 신설하는 등 글로벌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구택(61)- 흑자경영 ‘업그레이드 포스코’

포스코 공채 출신으로 2003년 첫 회장에 선임된 이구택(61) 회장은 지난 23일 임기 3년의 최고경영자로 재선임됐다. 회장 선임 이후 중국발 철강공황과 전세계적인 철강업 인수합병(M&A)열풍을 잘 막아내고 흑자경영을 지속해왔기 때문이다. 엔지니어 출신으로 현장경험은 물론 수출부장·경영정책이사·신사업본부장 기획 및 영업 부서를 두루 거쳤다.

회장으로 재직하며 중국·멕시코·베트남 등 세계 곳곳에 생산 판매망을 구축해 포스코 위상을 한단계 업그레드시켰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올해 철강업계 M&A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뜻을 밝혀 그의 행보에 국내외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길선(61)- 35년 외길 ‘조선강국’ 이끌어

최길선(61) 현대중공업 사장은 ‘조선강국 코리아’의 중심에 있는 엔지니어 출신 전문경영인이다. 서울대 조선공학과를 졸업한 후 1972년 평사원으로 입사해 35년을 선박과 동고동락했다. 그 사이 현대중공업은 150만평 규모에 9개 대형 건조 도크를 갖춘 세계 초일류 조선소로 성장했다.

최 사장은 한국 조선산업이 설계·현장인력, 최적화된 설비시스템의 조화아래 성장해 왔다고 평가한다. 그만큼 쉽게 추월당하거나 성장동력을 잃지 않을 것이란 것. 그는 주변에 “처세술을 싫어하며, 우직하게 일하는 것만을 추구한해 왔다”는 말을 종종한다. 조선업의 순항이 지속될 것임을 예견케 하는 대목이다.

임형규(54)- 메모리 개발 선봉 ‘기술장인’

삼성종합기술원은 한국대표기업인 삼성그룹의 10년 먹을거리를 준비하는 미래기술 사관학교다. 개별 제품기술이 아니라 원천기술 개발과 특허 확보 등이 이 연구소의 주된 업무. 연구소를 이끄는 임형규(54) 원장은 삼성전자에서 차세대 핵심 메모리 개발, 디스플레이 드라이버 IC 등 비메모리 개발을 주도한 기술장인이다. 기술원에 부임한 후 가정에서 도시가스로 전기를 생산하는 세계 최소형 연료전지(1㎾급) 등 차세대 기술을 개발했다. 지난 22일에는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가 수여하는 올해의 기술경영인상 최고기술책임자(CTO)부문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종수(57)- 현대건설 세계 톱10 발돋움

‘건설 명가’ 현대건설의 수장인 이종수(57) 사장은 세계 시장을 향해 무섭게 질주하는 경영인이다. 이 사장은 명절 연휴까지 반납하고 해외 현장을 도는 글로벌 현장경영과 치밀한 관리능력으로 현대건설의 수익성 중심 경영을 이끌고 있다. 이같은 노력으로 현대건설은 일본을 꺾고 중동, 중앙아시아 등에서 초우량건설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현대건설의 기술력도 세계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이 사장은 올해 창립 60주년을 맞는 현대건설이 세계 10대 글로벌 건설사로 도약하는 기반을 구축하는데 총력을 쏟고 있다.

남용(58)- LG 텔레콤 일으킨‘혁신 전도사’

위기의 LG전자에 구원투수로 투입된 남용(58) 부회장은 ‘가치창출 경영’을 내세워 LG전자의 체질 개선을 하고 있다. “고객에게 부가가치를 창출하지 못하는 모든 활동은 낭비다. LG전자는 가치창출에 열광적으로 집착하는 글로벌 조직이 돼야 한다”고 설파하고 있다. 그는 LG텔레콤을 8년간 이끌면서 어려움 속에서도 200만도 되지 않던 가입자를 700만명으로 늘리는 경영능력을 보인 바 있다. 남용 부회장이 당면한 과제는 휴대전화 사업 활성화와 부진에 빠진 TV, 디스플레이부문 재건이다. ‘혁신의 전도사’라는 그의 별명이 다시 한번 증명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김신배(53)- CDMA 첫 상용화 IT강국 초석

SK텔레콤을 중심으로 하는 한국통신업계는 지난 1996년 세계 최초로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방식의 통신서비스 상용화에 성공한다. 정보기술(IT)강국의 초석을 놓은 것이다. 김신배(53) SK텔레콤 사장은 당시 수도권 마케팅을 책임지고 있었다. 김 사장은 2000년 초반 제2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신세기통신 인수 합병을 기획하는 한편 합병이 순조롭게 이뤄질 수 있도록 선두에서 총괄 지휘했다.

한국 이동통신업계는 지난해 새로운 먹을거리 창출을 위해 해외 진출에 나서고 있다. 김 신배 사장을 수장으로 하는 SK텔레콤은 그 선발주자로서 미국, 중국, 베트남의 통신시장 개척에 매진하고 있다.

남중수(52)- KT 민영화 성공 ‘창조 전도사’

남중수(52) KT사장은 지난 2005년 8월 취임 이래 공기업 KT의 민영화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들어 그는 특히 고객 관점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는 ‘창조경영’을 직원들에게 전파하고 있다. 최근 남 사장은 “‘IT강국 코리아’의 신화에 이어 ‘세계적 디지털 지식강국 코리아’라는 또 하나의 신화를 일구어 내는 주역이 되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히고, 이를 위해 2010년까지 1조2000억원을 투자해 전국 가입자 망을 댁내가입자망(FTTH)화함으로써 속도 중심의 경쟁을 종식시켰다.

대신 인터넷TV(IP-TV), 와이브로 등 컨버전스 서비스 제공에 적합한 한 차원 진보된 멀티미디어 인프라 환경을 구축해 나가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어디서나 KT의 서비스를 이용할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는 게 남 사장의 생각이다.

안철수(45)- 세계가 인정한 ‘컴퓨터 닥터’

1988년 의대생시절 자신의 컴퓨터를 공격한 바이러스를 치료하면서 ‘컴퓨터 닥터’가 된 안철수(45) 안철수연구소 이사회 의장. 보안이란 개념이 전무하던 시절에 안철수연구소를 설립해 국내 최고의 정보기술(IT)정보보안 솔루션회사로 성장시켰다.

한국에서 안철수연구소의 V3는 안티바이러스의 대명사다. V3가 지금까지 지켜낸 대한민국의 디지털 자산은 돈으로 환산되기 힘든 엄청난 가치일 것이다. 그는 안주하지 않는다. 대표직을 훌훌 버리고 미국에서 공부를 한 지 2년. 그는 내년쯤 한국의 벤처기업 생태계를 풍성하게 할 기획을 안고 한국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박종원- 아시아 1위 전문재보험사 도약

지난 1998년 7월 사장으로 취임, ‘발로 뛰는 영업맨’을 자처하며 경영에 매진해 회사를 당당히 전문재보험사중 아시아 1위 회사로 탈바꿈시켰다. 취임 당시인 1998회계연도 7697억원이었던 보유보험료가 지난 2005년 회계연도에는 2.6배로 늘어 1조987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현장을 뛰며 나이를 잊었다”며 나이를 밝히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2006년 12월에는 신용등급이 기존 BBB+에서 A-로 올라 세계 10대 재보험사들과 신용등급으로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승엽(31)- 열도를 울린 ‘아시아 홈런왕’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4번타자 이승엽(31)은 올시즌 자신이 아시아홈런왕임을 증명하고 세계의 홈런왕에 도전장을 던진다. 일찍이 삼성시절인 2003년 56개의 홈런포를 터뜨려, 지난 1964년 일본의 오다사하루(王貞治) 현 소프트뱅크 감독과 2001, 2002년 터피 로즈(전 요미우리), 알렉스 카브레라(전 세이부)가 세운 아시아 최다홈런기록 55개를 갈아치웠으나, 이를 인정치 않으려는 일본야구에 다시 도전장을 던졌다.

박세리(30)- LPGA 코리아 열풍 선도

지난 1998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진출한 박세리(30)는 데뷔 첫해 US오픈과 맥도널드 LPGA챔피언십 등 메이저 2승을 포함해 4승을 올리며 일약 세계적인 선수로 떠올랐다. 박세리의 미국에서의 성공은 한국여자선수들의 미국 진출의 신호탄이 됐고 한국 골프 대중화의 디딤돌이 됐다.

올해 프로 골프 데뷔 10년째를 맞는 박세리는 그동안 LPGA투어에서 메이저 5승을 비롯, 통산 23승을 올려 오는 가을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릴 예정이다. 골프뿐 아니라 한국 선수가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는 것은 박세리가 처음이다.

박지성(27)- 프리미어리그에 한국 발도장

지난 2005년 7월 박지성(27)은 ‘세계 3대 빅리그’로 꼽히는 잉글랜드의 프리미어리그에 진출, 한국의 축구역사를 다시 썼다. 그의 프리미어리그 진출은 그동안 아시아의 왕자였으나, 세계에서는 변방으로 통했던 한국 축구의 위상을 한껏 높여주었다. 박지성이 ‘산소탱크’로 불리며 프리미어리그에서 맹활약을 펼친 것에 힘입어 이영표(토트넘 홋스퍼) 설기현(레딩) 이동국(미들즈브러) 등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2, 3, 4호’가 잇달아 배출될 수 있었다.

김연아(17)- 세계를 놀라게 한 17세 은빛요정

김연아(17·군포수리고)에게 이번 3월은 고비이자 기회다. 김연아는 3월23일부터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 피겨 스케이팅에서 금메달을 노린다. 일본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이고, 또 일본이 가장 강력한 경쟁상대이기에 김연아는 바짝 긴장하지 않을 수 없다.

동갑내기인 아사다 마오는 주니어 시절부터 김연아를 한 발 앞섰던 라이벌 가운데 라이벌. 27일 캐나다로 전지훈련을 떠난 김연아는 “일본에서, 아사다 마오 등 일본 경쟁자들과 싸워야 한다는 게 부담스럽지만 만족스러운 성적을 올릴 수 있도록 남은 기간 동안 훈련에 전념하겠다”고 말했다.

반기문(63)- 분단국에서 배출한 ‘세계 대통령’

한국인 최초의 유엔사무총장 반기문은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의 대표 얼굴이다. 그의 사무총장 취임은 1948년 정부수립 후 겨우 59년의 한국 외교사에서 기적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반 총장은 1944년 충북 음성에서 태어났다.

충주고 3학년 때 ‘외국학생 방문프로그램’으로 미국을 방문, 존 F 케네디 당시 미국 대통령을 만난 뒤 외교관의 꿈을 키운 게 그의 인생 진로를 결정했다. 서울대 외교학과 졸업과 외무고시 합격을 거쳐 1970년부터 외교관 활동을 시작한 그는 2004년 한국 외교의 사령탑인 외교통상부 장관에 올랐다. 외교부 내 대표적 미국통으로 알려져 있고, 적이 없는 원만한 성격을 지녔다.

박경리(80)- 한국 현대문학의 걸작 ‘토지’ 집필

경남 통영 출신 소설가. 한국 현대문학의 걸작으로 꼽히는 대하소설 ‘토지(土地)’를 집필했다. 1969년부터 시작, 1994년에 5부로 완성된 대하소설 ‘토지’는 한국 근·현대사의 전 과정에 걸쳐 다양한 인물 군상의 상이한 운명과 역사의 상관성을 다룬 작품이다.

영어·일본어·프랑스어로 번역되어 호평을 받았다. 그의 주요 작품은 ‘토지’ 이외에 ‘김약국의 딸들’‘시장과 전장’ ‘파시’ 등이 있다. 1991년에 강원도 원주 자신의 옛 집터에 ‘토지문화관’을 짓고 각종 자료를 전시하고 있으며 후배 문인들에게 창작실도 제공하고 있다.

이우환(71)- 日모노파 선풍 이끈 ‘점과 선’의 거장

일본과 유럽을 오가며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세계현대미술계가 주목하는 화가다. 60, 70년대 일본서 새로운 미술운동인 모노파 선풍을 이끌었으며, 1974년 뒤셀도르프시립미술관 전시를 시작으로 독일 프랑스 등지의 미술관 초대전을 통해 동양의 사유가 담긴 작품을 발표해왔다.

일본서 1969년 국제청년미술가전 일본문화포럼상, 2001년 일본미술협회 세계문화상 등을 수상했다. 1956년 일본으로 건너가 철학을 공부했으며, 그림이나 돌 금속소재의 조각 외에 ‘여백의 예술’등의 저서를 통해서도 철학적 메시지를 전해왔다.

앙드레 김(72)- 앙코르와트서 패션쇼 연 첫 디자이너

앙드레 김의 패션 인생은 올해로 43년이다. 지난 1962년 서울 소공동에 살롱을 열면서 본격적인 디자이너 활동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동양적인 신비감과 화려한 이미지를 트레이드 마크로 국내외에서 수많은 패션쇼를 열었다. 이제 ‘한국의 디자이너’ 하면 누구나 앙드레 김을 떠올릴 만큼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디자이너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12월엔 세계자연문화유산인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에서 세계 최초로 패션쇼를 열기도 했다. 고희를 넘어선 나이. 하지만 올해도 해외 패션쇼를 준비하는 등 그의 패션 디자이너로서의 열정은 더욱 뜨겁게 타오르고 있다.

정명훈(54)- 영국·프랑스·이탈리아…세계를 지휘

7세 때 서울시교향악단과 협연을 할 정도로 뛰어난 음악적 자질을 보인 정명훈은 1974년 모스크바 차이코프스키 국제음악콩쿠르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피아니스트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듬해인 1975년 줄리아드학교 학생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를 맡으면서 지휘자로 진로를 바꾼 뒤, 다음 해 뉴욕 청소년심포니 지휘자를 맡으면서 본격적인 지휘자의 길로 들어섰다.

그 뒤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등지에서 활동을 하면서 세계적 지휘자로 자리잡았다. 이어 1989년 프랑스의 세계적인 오페라단인 국립 바스티유오페라극장 음악총감독 겸 상임지휘자를 맡으면서 세계 최정상급 지휘자로 인정받았다.

이창호(32)- ‘이창호 신화’는 아직도 남아 있다

스승 조훈현 9단은 일찍이 이창호를 보고 ‘반상에도 없는 반집을 찾아내는 아이’라며 혀를 내둘렀고, 이후 바둑계는 그를 ‘신산(神算)’으로 부르며 ‘반집 승부 = 이창호 승리’란 방정식을 만들기도 했다. 이 9단은 15세 때 동양증권배 정상을 정복하면서 최연소 세계챔프에 오른 뒤 세계대회에서만 총 20차례 정상에 올랐다.

1988년 열린 후지쓰배로 시작된 세계대회의 역사가 채 20년이 안된 점을 감안할 때 최소한 1년에 1번 이상 세계바둑을 평정한 셈. 지난해 생애 최다 연패(5연패)를 당하기도 했지만 그의 나이를 감안할 때 ‘이창호 신화’를 써내려 갈 여백은 아직도 많이 남아 있다고 할 수 있다.

엄홍길(47)- ‘세계15좌 완등’ 끝없는 도전정신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등반가. 2000년에 세계 등반사에서 8번째, 아시아에서 최초로 히말라야 8000m 이상 봉우리 14좌를 완등하는 기록을 세웠다. 20005년에 히말라야 주봉의 위성봉인 얄룽캉봉(8505m) 등정에 성공, 15좌 완등 기록을 세우면서 끊임없는 도전정신을 보여줬다.

40세가 넘어 외국어대 중문학과에 입학한 만학도로서 현재 외국어대 대학원에 다니며 상명대 석좌교수로 ‘등산 이론과 실제’를 강의하고 있다. 올 3~5월에 네팔 쿤부 히말라야의 로체사르 남벽(8400m)과 로체 남벽(8516m) 등정에 도전한다.

송승환(50)- ‘난타’로 세계를 난타하다

무언극 ‘난타’로 세계를 ‘난타’한 송승환 PMC프로덕션 대표. 그가 ‘난타’로 작성한 기록은 한둘이 아니다. 1997년 10월에 첫선을 보인 ‘난타’는 국내 외국인 관람객 100만명을 돌파했으며 내국인을 포함한 전체 관람객은 300만명 고지를 돌파했다. 영국 에든버러축제와 미국 브로드웨이에 진출, 한국 공연의 우수성을 자랑했다.

국내 공연사상 전례 없는 관객을 동원, 매일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방송인, 배우에 연출은 물론, 공연 프로듀서, 그리고 대학교수까지 다섯 명 몫을 하느라 오늘도 분초를 다투며 살고 있는 그가 앞으로 어떤 작품으로 또다시 세계를 난타할지 주목된다.

장영주(26)- “무대는 언제나 편안한 집 같아요”

지난 연말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앞서가는 여성’ 8명중 1명으로 선정한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한 시즌당 100~150회, 많을 때는 한 달에 20회의 공연을 위해 세계 각국의 공연장을 찾는 그는 도시와 공연장은 새로워도 “무대는 언제나 편안한 집같다”며 무대에 대한 열정을 말한다.

음대 출신 부모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3세 때 피아노로 음악을 시작했고, 4세부터 바이올린을 만지기 시작했다. 주빈 메타 지휘의 뉴욕필과 파가니니의 바이올린협주곡 1번으로 협연한 1991년 신년음악회로 데뷔한 후 작년 가을 서울에서 베를린필과의 협연할 때까지 “옛 시대에서 이어진 진정 아름답고 매혹적인 보석과 같다”는 클래식음악을 전하고 있다.

박찬욱(44)- ‘올드보이’로 칸 영화제에 우뚝

영화 ‘싸이보그지만 괜찮아’로 최근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알프레드 바우어’상을 받은 박찬욱 감독은 세계가 기억하고 있는 한국의 중요한 이미지 중 하나다. ‘공동경비구역 JSA’와 ‘복수는 나의 것’으로 세계 무대에 도전을 시작했고, ‘올드보이’로 칸 국제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거머쥔 그는 뚝심있게 자신의 영화세계를 구축해 나가는 감독이다.

그간 쌓아둔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늘 새로운 얘기를 영화에 담는 게 세계 무대를 바라보고 있는 그에게 가장 큰 힘이다. 이는 할리우드 영화사들이 그에게 줄기차게 ‘러브콜’을 보내는 것으로 확인됐다.

보아(21)- ‘아시아의 별’에서 ‘세계의 별’로

2001년 일본 시장의 문을 처음 두드릴 때만 해도 가수 보아(본명 권보아)의 성공 여부는 알 수 없었다. 그러나 그는 이제 ‘아시아의 별’로 통한다. 그동안 일본에서 발표한 앨범 가운데 6장이 일본 오리콘 차트 1위에 올랐고, 일본 내에서도 가장 영향력있는 여가수 중 한 명이 됐다.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의 철저한 ‘현지화’ 전략과 트레이닝, 눈높이를 국내 무대에만 맞추지 않고 자기 자신을 부단히 채찍질한 덕분이었다. 보아는 진정한 ‘한류 콘텐츠’이자, ‘문화 지도자’다. 일본 활동 7년째를 맞는 보아는 앞으로 세계 무대로 눈을 돌리고 있다.

비(25)- 올해도 세계 무대는 ‘비’에 젖는다

가수 비(본명 정지훈)는 언젠가부터 ‘월드 스타’라는 이름을 얻었다. 비 혹은 정지훈이라는 ‘브랜드’를 세계 무대에 내놓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았기 때문. 지난해부터 미국과 일본을 비롯한 12개국을 도는 월드 투어에 나섰고, 영화나 드라마 출연으로 배우로서의 브랜드도 쌓고 있다.

시사주간지 ‘타임’이 지난해 ‘가장 영향력있는 인물 100인’에 그를 꼽은 건 세계 시장에서 당당히 경쟁하겠다는 그의 꿈과 노력, 자신감을 높이 산 결과다. 올해 미국 시장을 본격 공략하겠다는 비는 세계 무대의 높은 벽도 곧 허물 태세다.

배용준(35)- 걸어다니는 1인 기업 ‘욘사마’

‘욘사마’ 배용준은 걸어다니는 ‘1인 기업’이다. 지난해 100억원에 가까운 세금을 낸 배용준은 국내외에서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한류는 죽어도, 배용준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농담이 나올 정도로, 아시아 시장에서 그의 위치는 확고한 듯 보인다.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이 쏠리는 건 단순한 연기만이 아니라 그의 이미지를 토대로 새로운 문화 콘텐츠를 생산, 유통하려는 그의 노력과 탁월한 감각 덕분이다. 그는 올해 대작 드라마 ‘태왕사신기’로 또다른 도전에 나선다. 이미 아시아 시장이 그의 행보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송상현(67)- 4년째 ‘국제 사법정의의 수호자’ 활약

송상현 국제형사재판소(ICC) 재판관은 4년째 ‘국제 사법정의의 수호자’로 활약하고 있는 원로 법조인. 2003년 임기 3년의 ICC 초대 재판관으로 선출된 뒤 지난해 3월 102개 회원국 투표를 통해 임기 9년의 재판관으로 재선됐다.

ICC는 인도에 반한 죄, 전쟁범죄 등의 재판을 위해 2002년 헤이그에 설립된 상설국제형사재판소다. 그는 1972년 서울대 법대 교수로 부임해 30여년간 법학도들을 가르친 국내 법조계의 영원한 스승이기도 하다. 하버드대, 뉴욕대, 컬럼비아대, 플로리다대 등 미국 유명대학 로스쿨 강단에 서기도 했다.

신희섭(56)- 뇌기능 좌우 유전자 메커니즘 규명

신희섭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신경과학센터장은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미국 코넬대학교에서 유전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MIT대학 조교수를 거쳐 1991년부터 포항공대 교수로 재직하다 지난 2001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으로 자리를 옮겼다.

생체리듬을 알려주는 생체시계의 작동 과정 규명 등 뇌기능 연구. 연구논문이 ‘네이처’, ‘사이언스’ 등 세계적 학술지에 실리면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신 박사는 뇌 기능을 좌우하는 유전자들의 작용 메커니즘을 규명해 수면 조절, 간질, 통증 등의 치료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황준묵(44)- 미해결 문제 ‘라자스펠트 예상’ 풀어

황준묵 고등과학원 수학과 교수는 서울대 물리학 학사, 미국 하버드대 수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기하학 분야의 미해결 문제였던 ‘라자스펠트 예상’을 풀어내고, 40여년간 난제였던 ‘변형불변성’을 1997년부터 2005년까지 9년에 걸쳐 총 100쪽이 넘는 네 편의 논문을 통해 입증했다.

지난해 8월에는 특히 수학계에서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국제수학자총회(ICM)에서 강연 초청을 받음으로써 국제 수학계의 리더임을 공식적으로 인정받기도 했다. 수학 연구와 관련해 국제수학자총회에 초청된 것은 국내서 황 교수가 최초이다.

이상엽(43)- 10종 암 분석 가능한 시스템 개발

이상엽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명화학공학과 교수는 서울대 화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노스웨스턴대에서 생물화학공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시스템생명공학 분야를 창시하고 게놈 수준에서 처음으로 대사공학을 적용해 고효율의 숙신산 생산 균주를 개발하는 등 국내 생명공학 수준 향상에 기여했다.

이 밖에 미생물 게놈 서열을 분석해내고, 10여종의 암을 분석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기도 했다. 2006년에 미국 ‘생명공학저널’의 수석 편집인에 한국인 처음으로 선임됐고, 미국 과학진흥협회(AAAS) 한국인 첫 펠로로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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