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봄날엔 기량… 겨울엔 덕 쌓아야”

당대 최고의 역술인으로 꼽히는 백운산(64) 한국역술인협회 중앙회장이 자신의 40여년 역술 인생을 담은 에세이집 ‘인생 상담’(등대 발행)을 최근 펴냈다. 그는 이 책에서 보통 사람이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지혜와 더불어 역술인답게 우리나라의 올해 운세와 대선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역술의 참다운 의미는 “인생의 봄날에는 맘껏 자기 기량을 펼치고, 인생의 겨울에는 근신하고 덕을 쌓으라고 조언하는 데 있다”며 “인간의 행복은 현재의 삶을 열렬하게 껴안는 데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성공한 인생은…

백씨는 30대인 1970년대부터 ‘신통한’ 역술인으로 이름을 날렸다.

그는 이번 책에서 그가 국내 굴지의 재벌 회장들이나 역대 대통령들과 가까운 관계였다는 세간의 설이 사실이라고 밝히면서 성공한 사람들의 특징을 자세하게 소개했다.

그는 “현재 반도체업으로 세계적인 초일류기업이 된 A그룹의 창업주 B회장께서 30여년전에 불쑥 찾아왔기에 관상과 사주를 통해 자식 문제로 골치를 썩이고 있다는 것을 맞힌 적이 있다”며 “이를 계기로 그분이 돌아가실 때까지 조언을 해드리고 신입사원 채용 면접관으로도 참석했다”고 전했다.

그는 “건설업으로 일어서신 C그룹 D회장께서는 나뿐만 아니라 역술인 몇 명에게 돌아가며 사업 운세를 물어보신 것으로 안다”며 “우리나라를 일으킨 대기업 회장들의 특징은 섬세하면서도 대범하고, 남들이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도전정신이 강해서 운명을 압도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씨는 이 책에서 역대 대통령의 대운을 거의 예언했기 때문에 역대 정권과의 관계가 좋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재계의 유명한 사람들을 만나본 결과, 성공한 사람의 특징은 5가지로 요약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우선 시간 약속에 철저하고, 매사에 메모하는 습관이 있으며, 공사를 구분해 맺고 끊는 게 분명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절대 돈을 함부로 쓰지 않으며, 아침에 일찍 일어나 뉴스나 신문을 보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아침형 인간이 많다는 것이다.

그는 보통 사람들이 성공할 수 있는 비결로 3가지를 들었다. 우선 근면과 성실로 주변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아야 한다는 것. 그래야 내가 곤경에 처했을 때 나를 돕는 사람이 생긴다는 설명이다.

두번째로는 남녀관계에서 원한을 사지 말라는 것이다. 그는 “가슴으로 사랑하고 가슴으로 헤어지면 원한이 생기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돈을 잘 쓰라는 것이다. 자기가 갖고 있는 것을 조금이라도 나누면 삶이 행복해지고 복이 쌓인다는 것이다.

그는 이번 책에서 역술계에서 명성을 날려온 자신의 삶이 순탄치 못했음을 진솔하게 고백한다. 그는 20대에 역술인의 아들이라는 것 때문에 첫사랑을 이루지 못한 슬픔을 안고 서울로 취직을 하러 왔으나, 결국 한 역술인의 수발을 들다가 스스로 그렇게 싫어하던 역술인이 됐다.

이후 사업가인 재미교포 여성에게 호감을 느껴 자신이 한 여자와 해로할 팔자가 아닌 것을 알면서도 미국으로 건너가 결혼해 살다가 결국 이혼을 하고 한국으로 돌아와야 했다.

그는 이후 이혼한 한 여성과 재혼을 하는데, 그 여성이 데리고 들어온 딸이 바로 탤런트 강문영씨. 그는 예쁘고 마음씨 고운 강씨가 모 가수와 결혼한 후 이혼의 아픔을 겪은 것이 너무 가슴 아프다.

하지만 그는 강씨에게 “한 인간에게 오복이 다 들어오지 않는 게 세상 이치이기 때문에 운명을 다소곳이 받아들이고, 구설이 있더라도 그저 참고 남에게 베풀어야 앞으로 복 받는 삶을 살게 될 것”이라고 당부한다.

그는 “나 자신이 첫번째 결혼에 실패했으나, 좌절하지 않고 열심히 사니까 새 인연이 나타나 행복하게 사는 것”이라며 활짝 웃었다.

올해 국운·대선 예측

“야권에선 분명히 목(木)성이 대권후보가 될 것이고 그 지지도는 아주 높을 것입니다. 여권에선 6월 이후에 새로운 인물이 나타나는데, 현재 거론되지 않은 인물일 수도 있습니다. 새 인물이 나타나면 정치권에의 파급력은 현재의 상상을 초월할 것입니다.”

백씨는 이번 책 말미에 올해 치러지는 대선의 향방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대권을 잡는 사람은 광화문을 중심으로 남쪽 지방 사람으로 카리스마가 있으며 과묵형이며 걸음걸이가 아주 바르다”며 “집 주변에 강과 저수지가 있으며 집 앞에는 맑은 우물이 있고 명문학교를 나왔으며 재상집안의 사람”이라고 말했다.

12일 오후 미국 하와이의 팔리산(일명 바람산)으로 국운을 위한 기도를 떠난다는 백씨에게 “너무 두루뭉술한 예언이 아니냐”고 묻자, 그는 “6, 7월에 정치권의 급변이 일어난다”며 “그 때 우리나라의 올해 운세인 ‘해중갑목’(亥中甲木·돼지 해의 큰 나무)의 3분의 2가 나타나므로 구체적으로 밝히겠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권의 불은 나무가 없으면 꺼지는데 올해는 물속에 있는 나무가 나와 그 불을 이어가는 형세이므로 지금까지의 여당, 야당이 모두 해체되고 새로운 판도가 전개된다”고 재강조했다.

그는 차기 대통령 임기 중에 여섯 가지 큰 변화가 있다고 내다봤다. 중임제 개헌, 화폐 개혁, 직업군인제도 정착, 남북교류 가속화, 미·중·일과의 관계 돈독, 청와대 이전 등이 그것이다.

백씨는 “올해가 황금돼지라고 하는데 역학적으로 황금돼지해라는 것은 없고, 천간(天干)이 불이고 지지(地支)가 물이니 붉은돼지해라는 것이 올바른 표현”이라며 “이 해에 태어난 사람은 천성이 아주 어질고 착하다”고 말했다. 백씨는 올해 한국의 국운에 대해 “하늘에 밝은 불이 숨어 있고 땅으로는 맑은 물이 있으며 이 물 안에 해중갑목이 숨어있는 해여서 남북 통일문제 등에 큰 진전이 있을 것이나, 대선 등으로 인한 정치 불안으로 경제도약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그는 그러나 “국운의 기세는 이웃나라들보다 월등하게 좋기 때문에 경제도 차츰 나아질 것”이라며 “최근에 이건희 삼성회장이 향후 5, 6년내에 경제가 위기에 빠질 수도 있다고 말한 것은 그만큼 조심하자는 말로 받아들이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북한 내부의 변화에 의해 남한의 정치방향이 통일 지향적으로 물꼬를 트게 될 것”이라며 “김정일이 강경 노선을 고집하겠지만, 남한과 미국의 대통령이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는 것을 막는다”고 봤다. 그는 “올해 김정일은 건강에 이상이 생기고 부하들과 부닥칠 운으로 나타나는데, 북한 주민들은 밝은 불 기운을 받아서 서서히 광명과 인권을 되찾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백씨는 “2010년 경인년에 천재지변, 즉 남쪽에는 해일과 북쪽에는 지진 위험이 있으리라 점치지만, 국민들이 단합해 이를 극복하고 나라가 번성일로를 걷게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장재선기자 jeije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