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3不정책’ 존폐 논란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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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본고사, 기여입학제, 고교등급제를 금지하는 3불정책을 두고 존폐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대학 등은 3불정책에 대해 “대학교육과 발전을 가로막는 정책”이라며 폐지를 주장하고 있는 반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등은 “평등교육의 근간을 흔드는 발상”이라며 맞불을 놓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가 22일 3불정책 위반 대학에 대해 강력 제재방침을 표명한 데 이어 노무현 대통령도 “획일적인 경쟁으로 내몰고 학생을 학원으로 내쫓아 버리는 그런 정책을 할 수는 없다”며 3불정책을 유지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대학이나 각 단체들은 자신들의 목소리 키우기에 나서고 있으며, 대선주자들도 저마다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어 논란은 확산될 전망이다.

3불정책 폐지를 주장하는 대학과 일부 교원단체들은 “(3불정책이) 시대적 역할을 다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고등교육의 평등성이 우선시 되었던 1970~80년대에는 3불정책이 필요했지만 인재양성이 국가경쟁력으로 이어지는 이 시점에는 3불정책이 되레 국가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대학들은 3불정책이 획일적인 교육으로 이어진 점을 들어 다양한 방식으로 우수한 인재를 선발하는데 ‘암초’쯤으로 여기고 있다.

대학들은 대학본고사에 대해 과거로 돌아간다기 보다는 현재 논술이나 면접 등 대학별 고사를 대학 자율에 맡겨 우수 학생을 선발할 수 있도록 숨통을 틔여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또 고교 학교간 엄연히 존재하고 있는 학력차이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오히려 학업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되레 불이익을 받는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여입학제에 대해서도 기부금으로 대학들이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으며 또한 저소득층 대학생들에게 장학금 혜택을 넓혀 교육평등에도 도움이 된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기여입학제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는 현재로선 대학들에서조차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 신분계층의 상승을 중요시하는 우리나라의 문화적 특성을 감안할 때 실력 아닌 다른 배경으로 입학을 허가한다면 국민적 반발에 부딪힐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은 22일 서울대 강연회에서 “교육부가 고등교육에서 손을 떼야 한다. ‘3불’까지는 아니더라도 본고사와 고교등급제는 허가해야 한다”고 3불정책 폐지를 주장했다. 한국교총의 한재갑 대변인은 23일 “국내외 경제와 사회, 문화적 환경이 변한 만큼 이제는 진지하게 재논의해야 한다”며 “대학 입시제도의 자율성과 중등교육의 정상화, 대학의 책임감을 두루 고려해 3불정책을 고쳐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윤두현기자 ydh1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