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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주말 포커스 게재 일자 : 2007년 03월 24일(土)
‘국민 드라마’ 사라지나
‘주몽’ 평균 시청률 40.4%… 역대 12위 그쳐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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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의 ‘국민 드라마’는 없다.

평균 시청률 50% 안팎을 넘나들며 거리의 인적마저 뜸하게 만드는 이른바 ‘국민 드라마’ 시대가 저물고 있다. 최근 인기리에 방송된 ‘주몽’의 평균 시청률은 40.4%(AGB닐슨미디어리서치), 1992년 이후 역대 드라마 평균 시청률 12위다. 평균 시청률 59.6%를 기록해 지난 15년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사랑이 뭐길래’(1992)와의 격차는 무려 20%포인트에 이른다. 최고 시청률(드라마의 자체 최고 시청률)로 비교해도 차이는 마찬가지다. ‘주몽’의 최고 시청률은 지난 6일 방영된 최종회의 49.7%, 역대 26위다. 역대 최고 시청률 1위는 지난 1996년 방영된 ‘첫사랑’으로 65.8%를 기록했다.

◆‘국민 드라마’는 없다 = 이는 무엇보다 방송 콘텐츠 시청 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따른 것이다. 1990년대에 비해 볼 매체수와 콘텐츠는 많아졌고, 시청자 취향은 날로 세분화되고 눈높이는 높아졌다. 드라마의 완성도, 소재 등은 발전하고 있지만 매체가 많은 만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1992년 ‘사랑이 뭐길래’의 시청자 중 대다수가 지상파 4개의 채널 선택권만을 가졌다면 2006년 ‘주몽’ 시청자의 상당수는 지상파, 위성·케이블, 방송사·개인 제공 인터넷 콘텐츠 등 100개 이상의 볼거리를 가졌다. 이동 미디어, 방송통신융합 등 방송환경의 격변이 진행 중인 만큼 시청률이 높고, 남녀노소 누구나 즐겨보며 일정한 ‘국민 통합 기능’이 있는 드라마로 정의돼온 ‘국민 드라마’는 더 이상 출현하기 힘든 상황이다.

매체 환경 변화에 따른 드라마 시청률의 하향세는 뚜렷하다. 드라마 중 시청률 상위 10위에 2000년 이후 만들어진 드라마는 ‘대장금’(6위·2003), ‘진실’(9위·2000) 단 두편. 20위 안에도 ‘파리의 연인’(11위·2004), ‘주몽’(12위), ‘태조왕건’(15위·2000) 등 5편에 불과하다. 최근 몇년새 ‘시청률 한자릿수 드라마’ ‘대학 학점 드라마’(4%대) 등 시청률이 극도로 저조한 드라마가 빈번하게 등장한 것도 이런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시청률과 인기, 그 상관관계의 변화 = 매체 환경 변화에 따라 지금까지 인기드라마의 척도로 통용되는 ‘평균 시청률 20%’ 등에 대한 기준도 재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종영한 ‘하얀거탑’의 평균 시청률은 14%, 최고 시청률은 20%에 불과하다. 그 어떤 드라마보다 화제를 모았던 드라마치고 보잘것 없는 시청률이다. 이는 취향이 다양해지면서 남녀노소, 다양한 계층을 충족시키는 드라마가 나오기 힘든 실정을 반영하기도 한다. 최근 대형 사극 기획이 많은 이유 중에는 이 장르가 그나마 다양한 연령층을 끌어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역대 시청률 상위 20위 드라마에 포함된 2000년 이후 드라마 5편 중 3편이 대하사극이라는 점도 이런 흐름을 반영한다.

한가구에 TV를 2대 이상 보유하는 것이 일반화되면서 현재 시청률 측정 방식인 가구별 시청률과 개인별 시청률의 차이도 벌어지고 있다. ‘한 가구당 한대의 TV로 동시간 시청’에서 한 콘텐츠에 대한 ‘다 시점·다 채널 시청’이 일반화됐다. 따라서 가구별 시청률 조사보다는 개인별 시청률이 상황을 더욱 정확하게 반영할 수 있지만 현재까지는 대외적으로 발표되지 않은 채 마케팅 자료로만 활용되고 있다.

◆드라마 실험은 계속된다 = 결국 앞으로 그 어떤 드라마도 ‘사랑이 뭐길래’의 기록을 뛰어 넘는 이변은 기대하기 힘들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국민’ 혹은 남녀노소 모두가 좋아하는 드라마는 이제 신화의 영역으로 사라질 듯하다.

앞으로 새로운 드라마 실험은 독특한 소재, 시청자 타깃이 보다 뚜렷한 ‘전문 드라마’에 집중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최근 여의도에서는 불특정다수에게 호소하는 ‘무난한’ 드라마보다는 의학, 심령, 질병 등의 소재를 다룬 드라마 실험이 한창이다. 이런 현상은 지난해 지상파 방송사에서 TV 영화용 공포 연작을 만들어 극장과 동시에 상영한다거나 성인 시청자를 겨냥한 케이블 채널들의 ‘19금(禁)’ 드라마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전영선기자 azulid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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