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대북정책 TF초안’ 문화일보 보도 파장

한나라당이 지난 23일 대북 정책 태스크포스(TF) 실무 논의를 통해 ▲북한 실체를 인정하고 ▲한·미간 2012년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합의를 수용하는 등 획기적 정책 기조 변경안을 내놓자 당내는 물론 정치권 안팎에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문화일보 23일자 1·6면 보도)

◆당내외 진통 예고 = 한나라당 의원 대부분은 북·미관계 급진전 등에 따른 당의 대북정책 기조 전환의 불가피성을 인정하면서도 급격한 정책 변경으로 인한 부작용을 우려했다.

특히 그동안 한나라당이 전작권 조기 전환에 강력 반발하고 있는 예비역 장성 등 보수 시민사회세력과 연대를 해온 만큼 전작권 합의 인정 문제는 당분간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이다. 당론화 과정에서 강경 보수 성향 의원들의 반발도 예상돼 적잖은 진통이 예고되고 있다.

당장 예비역 장성들의 모임인 성우회 등은 전작권 전환에 대한 한나라당의 입장 변경 철회를 요구할 태세다.

김충환 한나라당 공보 부대표는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핵 해결과 미국과의 관계 개선이 잘 진행된다면 (당의 대북정책 논의가) 전향적으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그러나 전작권 전환 인정 부분은 보수단체의 반발이 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긍정적인 당내 대선주자군 = 당내 대선 주자들은 올 대선 국면에서 중도 성향의 표심을 공략하기 위해서라도 대북정책 기조 변경의 필요성에 긍정적이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측은 “이 전 시장은 자신의 대북 정책인 ‘MB 독트린’이 당의 변화보다 한발 더 나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전작권 전환 문제는 좀 더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측 유승민 의원은 “향후 2~3개월 동안 대북정책의 급변이 예상되고 있어 대북지원 등을 포함한 전반적인 대북정책을 놓고 캠프 내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략적 의도 경계하는 정치권 =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등은 한나라당의 대북 정책 기조 수정에 대해 뒤늦었지만 환영할 만하다면서도 대선을 앞둔 정략적인 의도에서 나온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김충남기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