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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게재 일자 : 2007년 04월 12일(木)
“1억 뇌물, 돌려줬어도 죄값은 1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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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 공무원의 손가락 하나가 의미하는 것은 1000만원인가 1억원인가.’ 공직의 청렴 의무를 희화화하다시피 하는 이 화제는 대법원 1부가 11일 “내심 1000만원 정도를 생각하고 뇌물을 요구했다가 1억원을 받은 뒤 이를 돌려줬어도 1억원의 죗값을 치러야 한다”는 원심 파기환송 취지와 함께 공직의 부패 사례를 두고두고 일깨워주리라는 것이 우리 시각이다.

부산지방국세청에서 개인 재산세 조사업무를 담당하던 한 40대 세무공무원이 2005년 3월 이자소득 8억4400만원 탈루 사실을 적발한 뒤 선처를 호소하는 당사자에게 1000만원의 뇌물을 요구하는 뜻으로 손가락 하나를 들었지만 받은 돈이 1억원이었고 보름쯤 뒤 돌려줬다는 수뢰 사건의 얼개부터 부패에 탐닉한 일부 공직자의 일탈 행각의 표본 격이다. 이같은 일탈 범행에 대해 대법원은 1000만원만 유죄로 인정하고 9000만원에 대해선 무죄라고 심판한 부산고등법원 항소심을 깨고 “먼저 뇌물을 요구해 돈을 받은 이상, 그 액수가 예상보다 많은 데 놀라 뒤에 돌려줬다고 해서 뇌물죄 성립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서 사건을 되돌려보냈다.

우리는 대법원의 판단이 검찰의 기소취지, 또 1심의 심판 취지대로라는 점과 함께 최고법원이 다소간 온정적으로 기운 원심을 깬 점을 각별히 주목한다. 뇌물죄의 보호법익이 곧 국가기관 및 직무 자체의 공정성과 직무행위의 불가매수성(不可買收性)에 대한 공공의 신뢰라는 법리를 일깨워주는 동시에 공직자의 뇌물 범죄에 대한 사법부의 엄단 의지가 관철된 사례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공직의 청렴이 도덕적 금도가 아니라 바로 법적 의무임을 거듭 강조한다. 뇌물죄 처벌법도 뇌물의 외형을 좇아 형법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으로 나뉘어 있다. 나아가, 이번 사건은 건축 인허가 비리와 함께 공직사회의 고질적 병폐로 지목돼온 세무비리라는 점에서도 새삼 주목된다. 모든 공무원은 대법원의 엄단을 계기삼아서라도 ‘공직과 부패와의 거리’를 재는 국민 일반의 빈축까지 유의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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