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potlight >“청계천 걷고 봉사하고 일석이조”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14일 청계천 시민걷기대회에서 박석원(오른쪽) LG전자 부사장이 가재환(왼쪽) 서울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과 김미화 홍보대사에게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의 수학여행 지원비 200만원을 전달하고 있다. 곽성호기자

“청계천을 걸으며 건강도 챙기고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도우니 이게 정말 일석이조 아니겠습니까.”

지난 14일 이른 아침 청계천 고산자교 문화광장에서 열린 청계천 시민걷기대회에 참가한 방송인 김미화씨는 “너무 바쁘게 살다보니 청계천을 이제서야 처음 걸어본다”며 활짝 웃었다. 김씨가 달콤한 토요일 아침 잠을 마다하고 청계천에 나온 이유는 걷기대회 축하도 하고, 형편이 어려워 수학여행을 가지 못하는 학생 돕기 캠페인을 위해서다. 이날 간편한 캐주얼 차림으로 걷기대회에 참석한 김씨는 가정형편이 어려워 제대로 학교생활을 하지 못하는 청소년들에 대한 사회의 관심을 촉구했다. 김씨는 서울시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홍보대사들이 모여 만든 봉사단체인 ‘굿 프렌즈’의 회장으로 활동하며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서울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어떻게 인연을 맺었나요.

“2005년 1월 자신도 기초생활수급자이면서 사회복지시설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평생 모은 재산 1500만원을 이웃돕기 성금으로 선뜻 내놓은 ‘옥탑방 할머니’에 대한 보도를 문화일보에서 보고 감동했었는데, 마침 그 할머니(김춘희)가 저를 무척 보고 싶어한다는 연락을 받고 만나게 되었어요. 그 이후부터 김 할머니와 계속 만나고 있고, 모금회 홍보대사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수학여행 못가는 학생들을 돕게 된 배경이 있는지요.

“학창시절 잊을 수 없는 추억 중 하나가 수학여행 아닌가요. 또 수학여행은 청소년들에게 미래를 향해 무한한 꿈을 펼칠 수 있게 하는 중요한 행사입니다. 그런데 먹고 살 만하다는 요즘에도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수학여행을 못가는 청소년들이 의외로 많다는 데 놀랐습니다. 그래서 제가 나서게 된 것입니다.”

―김미화씨는 학창시절을 어떻게 보냈습니까.

“그땐 모두가 그랬지만 제 집안도 너무 가난해 소풍갈 때 김밥도 싸가지 못한 경우가 많았어요. 남몰래 많이 울었지요. 그런데 수학여행을 배부른 투정이라고 생각하는 학생들을 보고 또 속으로 울었어요. 특히 요즘에는 체험학습이니 뭐니 해서 학생들이 더 자주 바깥나들이를 하는데 어려운 학생들이 더 소외감을 느낄 게 뻔합니다. 보통 중학생의 경우 체험학습 한 번에 10만원 정도 드는데 이들에게는 큰 돈입니다.”

―청계천을 처음 걸어 본 소감은.

“우선 청계천이 이렇게 깨끗하고 아름다운지 미처 몰랐고, 걷기대회에 많은 시민들이 참가하는 것을 보고 놀랐어요. 시민들이 이렇게 청계천을 사랑하고, 즐거워하는 것을 보니 대회를 마련한 관계자 여러분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싶네요.”

―평소 건강은 어떻게 챙기시나요.

“솔직히 바쁘게 살다보니 자주 운동을 못해요. 그래도 짬짬이 송파 집 근처 산책을 하고 인근 산에도 오릅니다. 아무래도 걷는 게 건강에 최고인 것 같습니다.”

한평수기자 psh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