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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07년 05월 08일(火)
“‘인터넷 보안군’을 양성하자!”
우형진 교수, 해킹사례·해커심리 분석 ‘넷 전쟁…’ 책 펴내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사이버 임진왜란’을 아시는지. 지난 2004년 1월9일, 일본 네티즌들이 ‘K국의 방식(Kanokuni.hp.infoseek.co.jp)’이라는 웹사이트를 만들어 한국인을 개고기나 바퀴벌레를 즐겨 먹는 야만인이라고 폄하했다. 이에 격분한 한국 네티즌들은 이 사이트를 공격, 서버 기능을 마비시키고 접속이 불가능하도록 만들었다. 분노한 한국 네티즌들은 일본의 공공기관 사이트를 해킹하자는 과격한 주장을 하기도 했으며, 일본 네티즌들 역시 ‘다케시마(竹島·독도의 일본명)를 잊지 말자’ ‘무력을 동원해서라도 우리의 영토를 찾자’ 등의 주장을 하며 비이성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 사건 외에도 한일 간에는 독도 영유권 등과 관련, 인터넷 상에서 심각한 상호 비방과 잦은 해킹전이 벌어진다.

한일간뿐만이 아니다. 2001년 4월1일 중국 하이난(海南) 섬 부근에서 미국 정찰기와 중국 전투기가 충돌했다. 이 사고로 미국 정찰기가 중국 영토에 불시착하고, 중국 전투기는 추락했다. 이로 인해 양국의 해커들 간에는 첨예한 해킹전이 발생했다.

점점 치열해져가는 인터넷 상에서의 해킹 사례를 분석하고, 사이버 전쟁 발발에 대비한 ‘인터넷 보안군’ 양성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우형진 상지대 교수는 최근 ‘넷 전쟁과 인터넷 보안군’(삼성경제연구소·사진)이라는 신간에서 넷 전쟁의 주역이라고 할 수 있는 해커와 해킹, 해커의 심리구조 등에 대해 분석하면서 해커를 이용한 사이버 보안 전문인력의 육성을 거듭 강조했다. 우 교수의 논지를 소개한다.

◆사이버 상에서 국가 간 갈등의 양상 = 2000년 10월 초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간의 장기간에 걸친 평화회담이 무산되자 사이버 공간에서는 친팔레스타인 및 아랍 해커들과 친이스라엘 해커들 간에 사이버 충돌이 발생했다. 친팔레스타인 해커들은 약 한 달간 40여개의 이스라엘 홈페이지를 변조했으며, 친이스라엘 해커들은 15개의 팔레스타인 홈페이지를 훼손했다. 실제 세계의 충돌이 사이버 상으로 어떻게 전이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였다.

국제사회에서의 조직·민족·국가 간의 갈등은 곧바로 온라인상의 충돌로 비화되고, 이해 당사자들은 사이버 공간에서 상대방의 웹사이트를 주요 공격대상으로 설정한다. 우리나라 역시 중국과의 역사문제, 한국군 파병으로 인한 중동 아랍국가와의 긴장고조, 반미감정이 촉발하는 미국과의 갈등, 일본과의 역사·영토 문제 등이 빌미가 돼 극단적인 사이버 충돌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

◆해커는 누구인가 = 해커들은 혼자서 생활하거나 타인과 벽을 쌓고 오로지 사이버 공간에서만 활개를 칠 것이라는 기존 관념과 달리 오히려 동료와 활발한 소통을 하고 있으며, 가치 있는 정보·데이터·기술을 공유하는 경향이 있다. 또 해커들은 외설적인 내용을 피하는 성향이 있고, 정치 현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표명하고 참여하는 데 익숙하다.

해커 기술을 보유한 사람들을 해커(hacker), 크래커(cracker), 프리커(phreaker)로 구분하기도 한다. 해커가 자신의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키거나 정보를 구하기 위해 해킹 기술을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크래커는 웹페이지에 대한 파괴·훼손·변조를 주요 목적으로 삼으며 특정한 이유 없이 타인의 웹 재산을 파괴하는 행위 자체에 흥미를 갖고 있다. 또 프리커는 주로 전화통신과 관련이 있는 해킹을 일삼는다.

◆각국의 사이버전 전략 = 미국 연방정부는 이미 사이버 공격에 대한 사회기반 시설을 보호하기 위해 새로운 부서를 설립했다. 일본 정부는 방위청을 중심으로 국가 방어 시스템을 보호하기 위한 컴퓨터 방어 시스템을 구축했고, 해킹 및 바이러스 공격을 다루는 특수부대를 조직했다. 중국 역시 정보전을 수행하기 위해 국가 사이버전의 전투력을 향상시키고 있다.

특히 북한의 사이버전 부대는 미국의 사이버전 부대와 대등한 능력을 소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민무력부 총정치국 산하에 편성된 121부대는 남한군의 지휘통신망을 교란할 목적으로 창설됐으며, 북한 자동화대학에서는 매년 100여명 이상의 사이버 전문가를 양성, 전산정보체계, 암호개발, 해킹 등의 임무를 수행케 하고 있다.

◆한국의 대응전략 = 한국도 국가정보원을 중심으로 사이버 심리전 부대와 사이버전 부대를 운용하고 있다. 공식적으로 국가정보원 산하 기관인 국가사이버안전센터에서 국가 사이버 안전 정책, 사이버 안전 예방활동, 사이버 테러 위협 정보 수집 및 분석 전파, 침해사고 대응 조사 및 복구, 국내외 사이버 위협 정보 공유 및 공조활동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국가의 사이버 안전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서는 사이버 공격을 감행하는 적대적 해커와 대등한 해킹 기술과 신념을 소유한 사이버 보안 전문가를 양성해야 한다. 즉, 실제 해킹 경험이 많고 사이버 전쟁에 대한 확실한 의식을 갖춘 전문가를 육성해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자발적 성격이 강한 해킹 동아리에 대해 국가의 적극적 관리가 필요하다. 또한 표준화된 해커의 유형을 선정하는 한편, 청소년 및 청년층 가운데 해킹 기술을 보유한 인력이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통로를 마련해 주고, 이들을 대상으로 선발과정을 거쳐 각 기관에 걸맞은 ‘인터넷 보안군’을 양성해야 한다.

김영번기자 zero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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