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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지역과 더불어 게재 일자 : 2007년 06월 22일(金)
“직원엔 일류의식, 지역엔 수익환원으로 급성장”
3년 임기 연임 정경득 경남은행장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경남 마산시 석전동 경남은행 본점 16층 행장실. 창 너머로 마산 시가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정경득(56) 행장은 30년 넘게 금융계의 외길만 걸어온 뱅커답게 정갈한 셔츠에 화사한 넥타이를 매치한 모습으로 맞았다. 매일 매일 숫자와 전쟁을 치르는 그의 책상에는 하루 자금 거래 상황파일이 놓여 있었다. 남은행의 앞선 사회공헌활동이 기업과 지역의 상생모델로 최근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4월26일 창원호텔에서 올 8월 경남지역 문화예술 진흥을 위해 설립될 예정인 ‘경남메세나협의회’의 설립추진위원장에 만장일치로 추대된 그를 만났다. 2004년 경남은행 수장으로 부임한 그는 최근 연임됐다.

“기업의 문화 예술지원은 이제 더 이상 자선사업이 아닙니다. 기업에 대한 가장 적극적인 투자입니다.”

정 행장은 모든 의미를 담아낸 듯 낮으면서도 간결한 어조로 말했다.

“은행 조직 강화와 시스템 재정비 등 산재한 경영 과제에 경남 문화예술 진흥이라는 막중한 임무까지 맡게 돼 어깨가 무겁기만 합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경남은행을 통해 펼쳐온 다양한 문화사업을 경험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국내 메세나 활동의 모범 사례가 될 수 있도록 초석을 놓을 생각입니다.”

◆“지역에서 번 돈 지역 위해 쓴다” = 경영에도 정신 없었을 그가 지역공헌 활동에 관심을 가진 것은 부임 초기 탈춤 등 무형문화제를 배울 후계자가 없는 것을 보고부터. 그 후 그는 경남은행을 통해 많은 영역에서 지역의 각종 문화예술단체와 행사에 적극적인 후원을 펼치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런지 10조원 대 자산을 보유한 경남은행을 불과 3년 만에 20조5000억원의 지방은행 ‘빅3’ 반열에 올랐다. 지방은행 ‘빅2’로 불리는 대구은행의 자산규모가 올해 3월 23조5000억원, 부산은행이 23조400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초고속 성장을 이끌어온 셈이다. 연임에 성공하는 것은 당연.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한 지역 대표은행으로서 지역 문화예술의 저변을 확대하고 지역민에게 수준 높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은 당연한 의무입니다.”

경남은행이 성장하는 만큼 지역사회공헌 활동도 더욱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되고 투자와 인적 지원도 늘려나갔다. 경남오페라단의 작품을 잇달아 후원했고, 올해 김해 문화의전당에서 막을 올린 매머드급 뮤지컬 ‘미스 사이공’도 지원했다. 특히 1990년 시작해 17회째 경남은행이 하고 있는 ‘여성백일장 및 어린이 사생실기대회’는 지역 문화 진흥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에는 진주, 창원, 김해, 울산 등에서 5만여명이 참가했을 정도.

정 행장은 경남은행이 성장을 거듭해 나가자 지난해 5월에는 지방은행 최초의 50억원을 출연해 공익재단인 ‘경남은행사랑나눔재단’을 출범시켰다. 기업이윤의 사회환원에 대한 소신을 보다 체계적으로 펼치기 위해서였다.

“경남은행사랑나눔재단은 시민들의 다니는 등산로·약수터 보수에서부터 노인보호소, 불우이웃, 결식아동, 장학사업, 사회복지단체 직간접 지원 등에 올해만 13억원을 집행했습니다. 행정의 손길이 미치지 않고 시민들이 꼭 필요로 하는 곳에만 사용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재단기금과는 별도로 울산시민들을 위해서는 태화강에 25억원을 들여 올해 말까지 아치형 인도교를 완공해 시민들의 사랑에 보답할 계획입니다.”

경남은행은 올해 당기순이익의 1%, 최소 20억원 이상을 조성해 재단이 올해 사용한 기금을 채워 넣을 계획이다.

◆“지역에 환원하면 지역민 다시 찾는다” = “복잡한 현대사회에서 인간이 지닌 고유한 존엄성을 일깨워 주는 문화와 예술은 기업에 있어서도 창의성과 경쟁력을 길러줍니다. 이제는 기업들도 문화를 성장의 기본 필수 요소로 여겨야 합니다.”

정 행장의 문화예술 지원을 가미한 경영소신은 경남은행이 급성장하는 결과로 나타났다. 실제로 정 행장 취임 이후 경남은행의 1인당 생산성 성장 속도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정 행장 취임 당시 11조2000억원이던 총자산은 지난 3월 20조원 클럽에 진입했다. 지난 연말에는 창립 이후 최고의 영업이익 2070억원을 기록했다. 이뿐만 아니라 은행의 건전성 지표인 요주의 여신 비율도 2006년 말 1.78%로 지방은행 최저를 기록해 건전성 부문의 최우수를 자랑하고 있다. 최근 3년간 은행은 성장성과 수익성, 그리고 건전성이라는 ‘트리플 크라운’ 달성하는 등 균형 잡힌 성장을 해온 것이다.

“직원들이 열심히 해줬기 때문입니다. 취임 이후 공적자금 투입으로 쳐져 있던 직원들에게 일류의식 심어주고 지속적인 교육시킨 것이 이 같은 결과를 낳은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지역민과의 호흡을 같이 한 것이 더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수익을 지역에 환원하면 회사의 이미지는 좋아집니다. 그렇게 되면 지역민이 다시 경남은행을 찾게 되고 은행은 다시 더 많은 수익을 환원하고…. 이것이 서로가 서로에게 도움을 주며 지역은행과 지역민이 상생하는 선 순환구조입니다.”

올 창립 37주년을 맞은 경남은행은 ‘2010년 영남지역 대표은행’을 목표로 잡았다.

“경남·울산 지역은 물론 구미, 포항 등에도 본격적인 영업 네트워크를 구축해 지난해에만 총 13개의 영업점을 신설했습니다. 2010년까지 자산규모 50조원이 목표입니다. 올해에도 경남지역 20개 시·군의 모든 곳에 영업망을 구축하기 위해 산청과 하동에 영업점을 신설 등 전략지역에 더 많은 영업망을 구축할 계획입니다.”

◆“메세나, 기업이 지역 공동체로 가는 길” = 오는 8월 창립 발기인 총회를 통해 공식 출범할 ‘경남메세나협의회’의 성공적인 출발을 위해 발로 뛰고 있다. 지역의 각 법인과 단체, 기관 등 200여개의 회원사 확보가 목표다.

“문화활동에 대한 순수한 지원을 뜻하는 메세나를 통해 기업들은 사회공헌은 물론 기업 이미지 제고와 마케팅 효과까지 ‘일석삼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21세기 기업 경쟁력은 문화에 달려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기업의 참여와 행정의 지원, 경남메세나협의회의 열정만 있으면 지역예술 부흥은 그리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그의 소망은 메세나활동을 통해 ‘경남 르네상스’시대를 여는 것이다.

“국내 유수 기업들의 사례를 보면 메세나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기업마다 그 지원 규모도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그러나 우리 지역의 상황은 아직은 미흡합니다. 앞으로 문화일보에서 주창하여 대성공을 거둔 1사1촌 운동과 비슷한 1사1메세나 운동을 펼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많은 기업이 지역 공동체의 일원으로 동반 성장할 수 있도록 메세나 운동의 붐을 조성하는데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정경득은 누구

이른 새벽 일어나 등산을 하며 경영구상을 하고, 낮에는 은행을 챙기며 릴레이 회의와 출장을 다니고, 밤에는 지역민들과 대화하고, 집에 들어가면 오후 10시가 넘는다.

정경득 경남은행장의 요즘 일상이다. 너무 바쁘게 사는 것 아니냐고 했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한바탕 웃는다.

정 행장은 1951년 경남 양산에서 태어났다. 이후 부산에서 중·고등학교를 마치고 1969년 연세대 경제학과에 입학, 34년 정통 금융인의 길을 걷게 되는 첫발을 1974년 제일은행에서 시작했다. 이후 한미은행으로 자리를 옮겨 1999년 상임위원으로 40대 임원의 자리에 올랐다.

자본확충이 절대적 과제였던 지난 2000년 하반기 한미은행 부행장(CFO) 재직 시절에는 4888억원의 외자를 유치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2001년 부행장으로 승진, 당시 국내 최연소 등기이사라는 영예를 얻은 그는 이후 한미캐피탈 대표이사를 역임하고 2004년 3월 경남은행장으로 부임했다. 정 행장이 직원들에게 늘 강조하는 단어는 ‘열정’이다. 소외된 이웃에게도 특히 많은 애정을 가지고 있다.

인터뷰 = 박영수 전국부기자 buntl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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