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총리 직속 ‘재계특위’신설

27일 취임한 고든 브라운 영국 신임 총리가 총리 직속의 재계 특별위원회를 설치, 영국의 경쟁력 제고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영국 BBC방송은 이날 브라운 총리가 산업 경쟁력 회복을 위한 획기적 조치의 하나로, 각 산업부문의 주요 기업 경영진을 포함하는 특위설치를 곧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 특위는 연간 2~3회 회의를 열고 브라운 내각의 경제정책을 검토한 뒤 총리에게 정책 효과에 대해 직접 자문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가지며, 특위 위원들은 상시적으로 총리에게 조언할 권리를 부여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특위에는 BP의 토니 헤이우드, 막스앤드스펜서의 스튜어트 로즈, 테스코의 테리 레히, 보다폰의 아룬 사린, HSBC의 스티븐 그린, 롤스로이스의 존 로즈,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마빈 데이비스,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의 장 피에르 가르니에 등 주요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이 대거 참여한다고 BBC는 전했다. 또 영국의 대표적 사모펀드 페르미라의 소유자인 데먼 버피니도 명단에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버피니가 위원에 선정된 것을 놓고 브라운 총리가 사모펀드에 우호적인 정책을 취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같은 노동당 소속의 토니 블레어 전 총리보다 더 좌파 성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브라운 총리지만, 경제 부흥을 위해서라면 무분별한 수익 추구로 전세계적 비난을 받고 있는 사모펀드마저도 포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영국 현대사에서 최장기인 10년 동안 재무장관으로 재임한 브라운 총리는 영국의 연평균 경제성장률을 2.7%로 끌어올린 주역으로, 실용주의와 시장경제 원칙을 중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와 함께 브라운 총리는 산업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현행 통상산업부도 대폭 개편하는 한편, 기업의 인력 숙련과 혁신을 촉진시키는 문제를 전담할 새로운 정부부처를 만들 것으로 보인다고 BBC는 이날 덧붙였다.

신보영기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