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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아프간 피랍 ‘피말리는 협상’ 게재 일자 : 2007년 07월 23일(月)
아들·딸 시댁에 맡기고 봉사활동… ‘신혼 단꿈’ 잠시 접은 새 색시도
피랍자 안타까운 사연들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아프가니스탄 무장세력에 납치된 샘물교회 봉사단원들의 숨겨진 사연들이 속속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신혼의 단꿈을 뒤로 하고 봉사활동에 나섰던 새내기 신부와 어린 자녀를 두고 멀리 봉사활동에 나선 부모, 가족들이 걱정할까 봉사활동 사실을 숨겼던 딸의 소식까지 이어지면서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납치된 서명화(여·29)씨는 올해 초 샘물교회 전도사인 이성현(33)씨와 결혼했지만 신혼의 단꿈을 잠시 접고 봉사활동을 떠났다. 분당 서울대병원 간호사인 서씨는 아프가니스탄 봉사를 떠나기 전에도 우간다와 인도 등에서 의료 봉사를 해왔다. 이번 봉사를 무사히 끝나치고 돌아오면 일본에서 외국 간호사 자격 시험도 볼 생각이었다.

서씨의 아버지(57)씨는 “큰딸이 여러 차례 봉사활동을 다녀온 뒤 그곳 아이들이 너무 비참하게 생활한다며 봉사활동에 헌신적이었다”며 “빨리 돌아와서 시험 공부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미용공부를 하던 서씨의 동생 경석(27)씨도 이번에 함께 봉사활동에 나섰다 납치됐다.

서씨와 포천중문의대 동문으로 같은 기독교 모임에서 활동했던 이주연(여·27)씨는 1999년 대학을 졸업한 뒤 분당 차병원에서 근무하다 해외 봉사활동을 위해 두달전쯤 병원을 그만뒀다. 이씨의 오빠 이상민(30)씨는 “주연이가 일하던 병원을 그만두고 다른 병원으로 옮기기 전 몇달 간 마음먹고 준비하면서 봉사활동에 갔다”며 안타까워했다.

어린 가족을 두고 봉사활동에 나섰다 봉변을 당한 경우도 있다. 배형규(42) 목사는 초등학교 3학년 딸을 두고 이국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 떠났다. 김윤영(여·35)씨는 초등학교 2학년 딸과 유치원에 다니는 아들을 두고 있다. 김씨와 함께 교회를 다녔다는 한 지인은 “김씨가 봉사활동을 가기 전에 어린 아들과 딸을 시댁에 맡겨 놓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엄마를 찾고 있을 애들을 생각하면 눈물이 저절로 난다”고 말했다.

가족들이 걱정할까 알리지 않고 먼 길을 떠났다가 억류된 경우도 있다. 김경자(여·37)씨의 어머니 박선녀(62)씨는 피랍자 명단에서 딸의 이름이 나오고 나서야 아프가니스탄으로 떠난 것을 알았다. 박씨는 “딸애가 가족들이 걱정할까봐 행선지를 말하지 않은 것 같다”며 “무사히 돌아오기만을 간절히 바란다”고 울먹였다.

봉사팀의 막내인 이영경(여·22)씨는 어학연수를 다녀오라는 아버지의 권유를 뿌리치고 아프가니스탄으로 떠났다 납치됐다. 심성민(29)씨는 최근 직장을 그만두고 농업관련 대학원 진학을 준비하다 봉사활동에 나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일정을 변경해 화를 모면한 것으로 알려졌던 이정란(여·33)씨도 납치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이씨는 몸이 아파 지난 21일 귀국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귀국 비행기 탑승객 명단에 이씨 이름이 포함되지 않은데다 탈레반 무장세력이 납치 인원을 수정해 밝히면서 화를 면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장석범기자 bu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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