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장기집권’ 가봉 봉고 대통령 방한

올해 만해대상 평화부문 수상자로 선정된 엘하지 오마르 봉고온딤바 가봉 대통령이 9일 오전 특별기편으로 방한, 3박4일의 비공식 방문 일정에 들어갔다.

1996년 8월 중국 공식 방문 길에 한국에 들른 지 11년만이다. 봉고온딤바 대통령의 방한은 이번이 4번째로 1975년 첫 방문 이후 10년 안팎을 주기로 한국을 찾아왔다. 그때마다 한국은 박정희, 전두환, 김영삼 대통령 등으로 바뀌었고 이번에는 10일 노무현 대통령을 예방해 정상회담을 갖는다.

올해 72세의 고령인 봉고온딤바 대통령은 1967년부터 40년간 장기 집권해왔다. 2005년 11월 선거에서 당선돼 7년 임기 중에 있으며, 지난해 8월 이미 차기대선(2012년) 출마를 공개적으로 선언했다. 여기에도 당선돼 집권에 성공할 경우, 그는 2019년까지 50여년간 대통령 자리에 앉아있는 셈이 된다. 그럼에도 1950년대까지 프랑스의 지배를 받았던 가봉은 봉고온딤바 대통령의 통치 아래 상당히 안정적인 정국을 유지하며 아프리카 지역에서 가장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해왔다.

봉고온딤바 대통령은 아프리카 지역 분쟁 해결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여느 장기 집권자들과는 다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만해 한용운을 기념하기 위해 제정된 만해대상 심사위원회가 그를 올해의 평화부문 수상자로 선정한 것도 분쟁 조정자 역할을 통해 중앙아프리카 지역의 평화 정착과 민주화에 기여한 공을 높이 평가해서다.

김종락기자 jr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