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기사 상세 찾기 | 2017.4.30 일요일
전광판
Hot Click
문화일반
[문화] 광복절 특집-한-일 문화전쟁 게재 일자 : 2007년 08월 14일(火)
거센 日流에 韓流 ‘주춤’
‘겨울연가’‘대장금’급 후속작 없어 한국드라마 수출 급감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일본 음악에 푹 빠져있는 김민정(여·28)씨는 지난 4월 일본의 인기 아이들 댄스그룹 아라시 콘서트를 보기 위해 도쿄 올빼미 여행을 감행했다. 금요일 저녁에 출발해 월요일 아침 일찍 돌아오는 스케줄이었다. 콘서트가 열리기 전날인 토요일에는 만화와 관련 캐릭터를 구매했다.

아니메이트 이케부쿠로점을 찾아 캐릭터 퀸의 광고판 앞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이어 만다라케 이케부쿠로점에 들러 한국에서는 절판된 만화책‘바람계곡의 나우시카’ 7권을 구입했다. 다음날에는 도쿄 미드타운 갤러리아 3층에서 3만5000원짜리 컬러 명함지갑과 색감이 예뻐 보이는 2만4000원짜리 찻잔을 샀다. 이날 저녁 도쿄돔에서 열린 아라시 콘서트에서는 온 몸을 흔들며 열광했다.

그는 매년 1, 2차례 콘서트를 보기 위해 일본으로 향한다. 매번 그랬던 것처럼 이번에도 귀국길에 자신의 무차별적 충동구매를 후회했다. 직장인들의 일본 주말 콘서트 여행 붐에서 감지되듯 일본 콘텐츠에 기우는 문화 소비 계층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약화되는 한류(韓流)와 달리 일류(日流)의 파상공세는 갈수록 거세지고 있는 셈이다. 만화나 드라마, 영화 등의 분야뿐만 아니라 마야케, 시세이도, 겐조 등 일본 명품 소비 바람도 확산되는 추세다.

반면 드라마, 영화, 가요 등 각 문화영역에서 일본을 향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던 한류 열풍이 주춤하고 있다. 고정민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일본이나 중국 등 현지의 방송국이나 영화제작자들이 겨울연가 등 한국 드라마와 비슷한 콘텐츠를 직접 만들어 방영하고 있다”며 “중년 계층뿐만 아니라 청소년 장르의 드라마,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스릴러 등 다양한 방면에서 한국 콘텐츠 경쟁력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류와 일류가 충돌하는 현상을 분야별로 진단했다.


중국, 일본 등 아시아지역에서 뜨거웠던 한류가 식어가고 있다는 지적은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으며 쉽게 회복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 배용준, 최지우, 이영애 등 한류 스타들의 인기는 여전하지만 이들이 출연한 ‘겨울연가’ ‘대장금’ 급의 히트 드라마는 눈에 띄지 않는다. ‘겨울연가’의 윤석호 PD의 ‘사계 연작’ 중 마지막편인 ‘봄의 왈츠’는 NHK를 통해 방송되면서 평균 시청률은 5%대를 기록했다.

‘겨울연가’의 명성에 비해 실망스러운 성적이었다. 지난 4월 ‘대장금’의 뒤를 잇는 한류 사극으로 편성돼 기대를 모았던 ‘다모’ 의 시청률도 5%대에 머물렀다. 전문가들은 “2004~2006년 한류 붐 절정은 지났다”고 입을 모은다. 케이블 위성 방송에서 한국 드라마 방영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지만 지상파는 시청률 부진에 따라 점차 한국 드라마 방영을 줄이고 있는 추세다.

반면 한국 방송에서 일류는 점진적으로 확대되는 추세. 최근에는 주요 케이블 채널의 일본 드라마의 방영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7, 8월 ‘노다메 칸타빌레’(MBC MOVIES) ‘꽃보다 남자2’(MBC 드라마넷) ‘화려한 일족’(XTM) 등 화제의 일본 드라마가 동시에 전파를 타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음악대학을 무대로 젊은 클래식 연주자들의 사랑을 코믹하게 그려 일본에서 돌풍을 일으킨 후지TV ‘노다메 칸타빌레’는 8일 첫 방송에서 시청률 1%를 기록했다. 한국어 더빙판과 자막판을 동시에 방영하고 있는 기무라 다쿠야 주연의 ‘화려한 일족’(지난달 12일 방송 시작)은 경우 더빙판 최고 시청률 0.8%, 자막판 최고시청률 0.5%를 기록했다.

해외 시장에 무심하던 일본 드라마 제작자들도 최근 드라마 세일즈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 케이블 관계자는 “지난해의 경우 교과서, 독도 문제로 일본 드라마 편성이 주춤했는데 올해에는 화제작 중심으로 동시에 편성되고 있다”며 “국내 케이블 채널들도 미국 드라마를 이을 히트 콘텐츠로 일본 드라마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상파 방송에서도 어렵지 않게 일류의 흔적을 찾아 볼 수 있다. 지난 6일 방송을 시작한 KBS 2TV 드라마 ‘아이엠 샘’은 일본 만화 ‘교과서엔 없어!’를 토대로 만들어진 작품. 동명의 일본 드라마를 리메이크해 성공을 거둔 ‘하얀거탑’, 일본 소설을 원작으로 한 ‘연애시대’ 의 성공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영화에서도 한류와 일류의 엇갈린 상황은 확연히 드러나고 있다. 일본 등 아시아에서 한국영화의 인기는 시들해진 지 오래고, 한국내 일본영화는 차츰 공고한 영역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지난 5월 칸 국제영화제 필름마켓에서 전해진 소식은 또 한번 한류의 위기를 실감케 했다. 그동안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영화 관계자들은 한류스타들이 출연한 한국영화 사들이기에 여념이 없었다.

영화제작이 완료되기 전에 ‘선판매’되는 작품도 많았다. 하지만 올해는 김지운 감독의 신작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 프랑스와 영국에 선판매됐고, 김기덕 감독의 ‘숨’이 미국과 영국에 판매됐다는 소식이 들렸을 뿐, 아시아 시장 관계자들의 반응은 미지근했다. ‘바보’가 태국에, ‘미녀는 괴로워’가 일본 등지에 팔렸지만 한류스타 권상우와 송승헌이 출연하는 ‘숙명’을 사가는 바이어는 없었다. 당시 필름마켓에 참여했던 한 영화사 관계자의 말처럼 한국영화가 이미 아시아 시장에서 ‘상품으로서의 매력’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수출입 통계에서도 이같은 현상이 확인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한국영화 수출 규모는 총 748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7.0% 감소했다. 특히 대일본 수출액은 지난해 상반기 872만달러에서 올해는 221만달러로 74.6% 감소했다. 태국(-55.4%)이나 중국(-44.2%)도 마찬가지였다.

지난해 한국영화의 일본 수출이 82.8% 감소한 데 이어 올 상반기까지 수출이 감소한 건 한류 팬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콘텐츠를 개발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다. 한국영화가 일본에서 대거 개봉했다거나, 흥행에서 나름대로 성과를 거뒀다는 소식도 지난해 중반 이후 뜸하다. 최근 일본 작품을 리메이크한 ‘복면달호’가 일본에 수출돼 화제를 모았을 뿐이다. ‘외출’ ‘연리지’ ‘야수’ ‘태풍’ 등이 잇따라 높은 가격으로 팔렸지만 흥행엔 여지없이 실패했다.

반면 일본영화는 조용히 한국 관객들 틈으로 파고들고 있다. 일본영화에 대한 관심과 인기는 일시적인 것을 넘어 보다 깊어지고, 넓어지는 분위기. 일부 스타들에 대한 열광에서 벗어나 일본영화 자체를 즐기는 고정관객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만 해도 ‘시간을 달리는 소녀’와 ‘초속 5㎝’ 등 애니메이션을 비롯해 ‘황색눈물’ ‘눈물이 주룩주룩’ 등 청춘영화가 큰 인기를 모았다. 일본 인디필름 페스티벌 등 일본영화를 전문적으로 소개하는 행사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개봉되는 일본영화 편수도 매년 증가세다. 지난해 상반기 일본영화는 15편 개봉했는데, 올해는 28편에 달했다.

그것보다 더 심각한 ‘일류’ 현상은 일본만화와 소설, 드라마 등에서 콘텐츠 자체를 빌려오는 상황. 문화상품에서 근본인 상상력과 기획 자체를 가져온다는 것은 우려스러운 일이다.

가요분야에서도 일류가 몰아쳐오고 있다. 지난달 27~29일 인천 송도 유원지에서 펼쳐진 2007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의 핵심 행사일인 28일 밤 10시. 이날 공연의 마지막을 장식한 일본 록 밴드 ‘라르크 앙 시엘’ 기타리스트 켄이 “저는 욘사마는 아니지만 한번 미쳐봅시다”라고 외치자 1만여명 관중들은 열광적인 환호성을 보냈다.

이에 앞서 지난해 11월 열린 일본의 5인조 아이들 그룹 아라시 공연은 입장료가 8만8000원이었지만 예매를 시작하자마자 티켓이 동이 났다. 서울 올림픽 공원 올림픽 홀에서 열린 콘서트에서 10대 팬들은 아라시의 노래를 정확한 일본어 발음으로 합창했다. 특히 아라시가 야광 칼을 들고 절도 있는 댄스를 선보이자 “아라시! 아라시!”라는 외침이 객석을 뒤흔들었다.

가요분야에서는 한국의 대중음악계의 일본 진출도 활기를 띠고 있다. 남성그룹 동방신기, SS501이 일본의 오리콘 차트에서 각각 싱글 발매 당일 1위, 5위에 오르는 등 선전을 벌였다. 동방신기는 지난 1일 일본 데뷔 2년 만에 열두번째 싱글 ‘섬머’로 오리콘 일일차트 1위에 등극했다. 발라드 가수 신승훈도 일본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그의 10집 대표 활동곡 ‘레이디’는 일본의 배우 겸 가수 다마키 히로시가 모델로 나선 일본의 원자력 기업 시코쿠 전력 CF 두 편에 리메이크돼 삽입됐다. 다미키는 ‘레이디’에 일본어로 ‘너에게로’라는 뜻의 제목을 붙여 CF에서 불렀다. 하지만 국내 가요산업 자체가 침체되고 있어 새로운 콘텐츠로 일본 시장을 공략하는데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있다.

예진수·강연곤·전영선기자 jinye@munhwa.com
[ 많이 본 기사 ]
▶ 김홍파 “‘내부자들’ 성파티 촬영에 배우들 ‘멘붕’”
▶ “문재인 42.6%, 안철수 20.9%, 홍준표 16.7%”
▶ 홍준표 “여론조작 조사기관, 집권하면 반드시 응징”
▶ 내연녀와 낭떠러지 동반추락 시도 나무에 걸려 살아
▶ 非文 후보단일화 사실상 물 건너가…보수후보끼리 ‘짝짓기..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AD]
topnew_title
topnews_photo 심상정 7.6%, 유승민 5.2%, 조원진 1.2%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 후보가 안정적 1위를 달리는 가운데 국민의당 안철수, 자유한국당 홍..
mark홍준표 “여론조작 조사기관, 집권하면 반드시 응징”
mark청각장애 슈퍼모델 추아림 “장애는 걸림돌이 아니다”
김관진-美맥매스터, ‘사드운영 비용’ 美부담 재..
장미대선 ‘깜깜이’ 국면으로…‘안갯속 레이스’..
‘28.5㎝ 대선 투표용지’ 인쇄 시작…후보자 13..
line
special news 김홍파 “‘내부자들’ 성파티 촬영에 배우들 ‘멘..
“‘귓속말’의 강회장이 무소불위 내지르는 스타일이라면, ‘내부자들’의 오회장은 법과 정치적인..

line
‘미수습자 2명 추정’ 객실 수색로 확보…세월호..
트럼프 “北핵실험하면 기쁘지 않을 것”…中역..
非文 후보단일화 사실상 물 건너가…보수후보..
photo_news
윤여정 “윤식당 철거됐을 때 솔직히 쾌재 불렀다”
photo_news
오상진-김소영 결혼…“평생의 짝 만나 행복하게 살겠다”
line
[연재소설 徐遊記]
mark(1116) 54장 황제의 꿈 - 9
illust
[인터넷 유머]
mark초보 아줌마가 차 뒤에 써 놓은 ..
mark성격 유형에 따른 여자의 신음 소..
topnew_title
number 운전 중 버스기사 졸도…힘 모아 참사 막은..
여고생 성은정, 박인비와 텍사스슛아웃 3R ..
내연녀와 낭떠러지 동반추락 시도 나무에 걸..
리디아 고, 눈에 바이러스 침투··· 대회완주 ..
부산의 한 셰어하우스에서 갓난아기 시신 발..
hot_photo
장재인 “신곡 ‘까르망’ 샤방하지만..
hot_photo
‘아찔’ 공중댄스
hot_photo
유키스 일라이, 혼인신고 3년만인..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최중홍) | Site Map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제호 : 문화일보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