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증후군 피하려면, 몸가짐을 바르게

5일간의 ‘황금 추석 연휴’ 동안 서울에서 고향인 경남 진주에 다녀올 이모(43)씨는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최소한 10시간 이상 운전하고 나면 매번 어깨, 허리 등의 통증이 여간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씨의 아내 또한 명절마다 도지는 ‘명절우울증’이 되살아나지 않을까 고민이다. 추석 연휴에 장시간 운전에 따르는 스트레스와 명절증후군을 최소화할 수 있는 ‘테마별 맞춤형 건강관리’를 소개한다.

◆장시간 운전에는 바른 자세와 스트레칭이 필수 =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추석 연휴기간의 교통사고 부상 환자는 평소에 비해 13% 이상 증가한다. 심한 교통체증으로 조급하게 운전하는 것이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교통문제 전문가들은 “혼잡한 시간대를 피하고, 차량이 적은 길로 돌아가고, 교통법규를 위반한다고 해도 교통체증의 정도는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인식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운전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운전석에 장시간 앉아 있으면 운전자의 무릎, 허리, 목 등에 큰 부담이 된다. 세란병원 척추센터 박진수 과장은 “운전시 오른발만 사용하면 몸의 좌우 균형이 틀어져 허리와 다리에 통증이 생길 수 있으며, 등받이를 너무 뒤로 젖히면 요통이 생기고, 목만 앞으로 굽어져 목 통증이 생긴다”면서 “운전을 할 때 의식적으로 몸을 앞으로 당겨 앉고 등과 허리는 바로 세워주며 등받이는 90도 정도, 엉덩이와 목은 의자와 목 받침대에 붙이는 것이 좋다”고 설명한다. 또 운전 1~2시간에 한차례씩 차에서 내려 스트레칭 등으로 몸을 풀어줘야 한다.

더불어 조수석에 앉은 동반자가 운전자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지루함을 푸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명절증후군, 주방 안전사고 예방 = 화상 전문병원인 베스티안병원이 2006~2007년 설과 추석 연휴기간의 화상 환자 비율을 조사했는데, 평상시보다 외래 환자수가 평균 26% 이상 증가했다. 주로 뜨거운 국물이나 기름에 의한 경우가 직접 불에 덴 사고보다 1.5배 많고, 남성보다 여성이 3.5배 이상 많으며 환자들은 대부분 명절내내 부엌일을 하는 주부들이다.

화상을 입게 되면 빨리 식혀주는 것이 중요하다. 얼음을 대고 있는 것은 화끈거리는 증상을 완화시킬 수는 있지만, 화상 부위의 혈액량을 감소시켜 상처를 깊게 할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또 각종 부엌일도 관절과 무릎 등에 부담을 준다.

장시간 조리시 가능하면 식탁에 앉아서 하며, 불가피하게 바닥에 쪼그려 앉아서 일해야 한다면 자세를 자주 바꿔서 허리의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 또한 무거운 음식상을 들 때는 몸에 상을 바짝 붙여서 드는 게 허리부담을 줄이는 길이다. 장시간 설거지를 할 때는 바닥에 목침 같은 것을 놓고 다리 한쪽을 올려 놓고 일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특히 신체적 스트레스보다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더 커져 자칫 우울증의 위험이 있으므로 남편 등 주변 가족의 격려가 필요하다.

◆아이들과 게임과 TV시청 시간 약속을 정해야 = 모처럼 긴 연휴는 어린이, 청소년들에게 컴퓨터 게임과 TV를 실컷 즐길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게임에 오랜 시간 몰두하다 보면 눈이 건조해지고 피로도가 높아지면서 불면증 등 건강이상을 겪게 된다.

또 게임 화면에 집중해 장시간 게임을 할 경우 근육이 경직되고 척추나 관절에 무리가 가해져 허리나 손목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휴대전화나 휴대용 게임기의 액정화면으로 게임을 오래 할 경우 작은 화면에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가성근시가 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아이들과 시간약속을 하고 게임, TV시청 시간을 정해놓는 게 중요하다.

또 컴퓨터 모니터나 TV화면과 일정거리를 유지시켜줘야 한다. 특히 잠자기 전 3시간은 게임을 금지시키는 게 아이들 눈 건강에 중요하다.

◆고스톱 놀이에도 자세가 있다 = 한국사람 셋만 모이면 즐긴다는 고스톱은 명절에도 빠지지 않는 놀이다. 하지만 아무리 재밌고 즐거운 놀이라도 과하면 탈이 나는 법. 바닥에 앉아서 하는 고스톱의 특성상 서있는 것에 비해 허리 부담이 3배 가량 높다. 이 때문에 시간가는 줄 모르고 고스톱을 즐기다가는 허리디스크에 걸리기 십상이다.

이같은 통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소파나 식탁에 앉아서 고스톱을 즐기는 것이 좋다. 하지만 부득이 바닥에 앉아서 해야 한다면 중간 중간에 일어나 걷거나 무릎 돌려주기 등의 간단한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장년층은 고스톱과 함께 음주도 동시에 하는 경우가 많지만, 과도한 음주는 고스톱의 재미도 반감시킬 뿐더러 건강도 악화시킨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고스톱 놀이를 통해 부모님 치매를 점검해 볼 수도 있다. 서울시립북부노인병원 정신과 신영민 원장은 “노부모와 고스톱을 치다가 부모님이 안맞는 패를 자주 낸다거나 점수 계산이 자주 틀리면 치매를 의심할 수 있다”며 “이 경우 가까운 병원을 찾아 검사를 해보는 것이 치매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여행에서는 먹을거리 선택에 주의 = 인천공항공사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추석연휴는 무려 31만명이 출국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오히려 여름휴가철 해외여행객보다 많다. 건강한 해외여행을 위해서는 우선 자신의 체력과 여행지의 상황을 고려해 일정을 잡는 것이 좋다.

출발전에 자신의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현지 사정에 따라 말라리아, 뎅기열 등의 예방접종을 해두는 것은 필수다. 특히 동남아, 중국 등 위생상태가 좋지 않은 나라를 여행할 때는 먹는 것에 주의해야 한다. 얼음이나 음료수는 함부로 먹지 않는 것이 좋으며 물도 검증된 회사에서 만든 것만 마시는 것이 현명하다.

또한 과일은 반드시 껍질을 벗겨서 먹으며 회, 육회 등의 날음식이나 길거리에서 파는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온도가 높고 자외선이 강한 나라에서는 되도록 외부일정을 줄이고 실내에서 휴식을 취해 일사병을 사전에 예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며, 폐결핵, 간염, 콜레라, 에이즈 등의 전염성 질환도 주의해야 한다.

이승재·이용권기자 leesj@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