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연휴 부모님 건강 챙기기

한가위 연휴, 부모와 일상생활을 함께 하는 것 자체가 효도지만, 이때 자주 찾아뵙지 못하는 어르신들의 몸 상태를 꼼꼼히 살펴드리는 것은 ‘더 큰 효도’가 될 수 있다.

부모와 대화, 식사, 산책을 함께 하며 어르신들이 소홀히 하기 쉬운 각종 이상 증상들을 찾아내 보자.

◆도란도란 얘기 나누면서 = 부모 목소리가 예전 같지 않다고 느낄 수 있다. 자주 목을 가다듬으며 쉬거나 갈라지는 목소리가 나거나 사레가 자주 든다면 노인성후두염(성대 노화)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이런 증상이 계속 반복될 경우 폐기능 저하, 폐렴으로 발전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예송이비인후과 음성센터 김형태 원장은 “성대도 다른 피부나 근육과 마찬가지로 꾸준히 사용해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며 “어르신들께 자주 전화를 드려 대화를 나누면 부모님이 건강한 목소리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식탁에 마주했을 때 = 부모의 치아건강을 점검해보자. 노인의 80% 이상이 잇몸병으로 인해 이가 성치 못하다. 이 때는 잇몸병의 원인인 세균덩어리 치석을 제거하는 스케일링을 하고, 잇몸뼈가 녹아내리는 중증 치주염의 경우에는 잇몸을 절개해 염증조직을 제거하는 잇몸수술을 해야 더 이상의 잇몸 손상과 치아 손실을 막을 수 있다. 나이 든 부모는 스스로 치아관리를 하기 쉽지 않으므로 정기적으로 주치의처럼 잇몸 관리를 받을 수 있는 관리프로그램을 받게 해드리는 것이 좋다.이롬치과 안홍헌 원장은 “치주질환이 있는 경우 치료 후에도 정기적인 잇몸점검과 행동수정교육을 꾸준히 받아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며, “임플란트나 틀니 등 인공치아 역시 1년에 한번은 정기검진을 받아야 수명이 오래간다”고 말했다.

◆걷기 힘들어 하신다면 = 퇴행성 관절염은 오랜 세월에 걸쳐 연골이 닳고 관절이 손상되면서 나타나는 질환으로 노인에게 흔한 병이다. 뼈와 뼈 사이에는 충격을 완화시켜주는 물렁뼈(연골)가 있는데, 사용빈도에 따라 연골이 점차 닳아 없어지면서 뼈와 뼈가 맞부딪쳐 통증이 생긴다. 관절이 붓고 아프며, 아침에 일어날 때 뻣뻣한 증상이 있고, 나중에는 걷기 힘들 정도로 통증이 심해진다. 증상이 가벼운 경우에는 운동요법이나 약물요법을 통해 호전시킬 수 있다.

그러나 좀 더 심한 경우라면 수술적 방법이 필요하다. 연골 손상이 가벼운 경우에는 관절내시경을 이용, 연골을 매끄럽게 다듬고 관절 속 이물질을 제거하는 수술을 한다. 만약 관절 연골이 완전히 닳아 없어진 경우에는 무릎을 열고 나쁜 조직을 모두 제거한 후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인공관절수술이 필요하다.

◆부모의 생활습관을 꼼꼼히 관찰해야 = 쭈그리고 앉아 빨래를 비벼 빨고, 무릎을 바닥에 대고 기는 자세로 걸레질을 하는 것은 말려야 한다. 걸레질은 대걸레를 이용해 서서 하고, 손빨래는 낮은 의자에 앉아 무릎에 힘이 들어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걷기 운동, 자전거 타기 등 무리가 가지 않는 운동으로 평소 관절 인대와 근육을 강화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강서제일병원 송상호 병원장은 “잘못된 생활습관으로 관절 노화를 가속화시키는 경우가 많다”며 “평소 적당한 운동으로 정상체중을 유지하도록 하고, 쭈그리고 앉거나 관절에 무리한 힘을 주는 등의 습관을 고치는 것이 관절염 예방을 위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승재기자 leesj@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