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한가위 특집-추석 예절>차례음식엔 마늘·고춧가루 안써… 밥 대신 송편 놓거나 함께 올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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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은 바쁜 일상에서 자칫 잊고 지내기 쉬운 고향과 가족의 의미를 일깨우는 전통 명절. 지리적으로나 마음으로 떨어져 지내던 가족들이 고향과 웃어른을 찾게되는 추석 명절은 전통문화와 예절을 익히는 기회기도 한다. 다양한 세대의 가족들이 모여 조상에 차례를 지내고 함께 햇곡식으로 만든 음식을 나눠먹는 가운데 의식주 생활예절이 자연스럽게 전해지기 때문. 추석에 앞서 조상에게 감사의 예를 드리는 추석상차리기부터 전통한복 입기 요령을 알아본다.

추석은 그해 농사의 결실을 거둬들이는 수확철을 맞아 멀리 떨어져있는 가족들이 모여 함께 음식을 먹으며 정을 나누는 때. 차례상을 통해 그해 거둬들인 햇곡식과 햇먹을거리로 조상에게 감사의 예를 올리는 명절이다.

주말을 포함해 닷새간의 연휴로 이어지는 올 추석. 매해 추석 차례상을 차리는 가정들도 어떤 음식을 장만해서 어떻게 차려야하는지, 추석 차례상 예절에 각별히 신경을 쓰게된다. 일반제사는 늦은 밤에 지내지만 명절 제사는 장남 혹은 종손의 집에서 아침에 지내며, 상차림은 기제사에 따른다.

추석 차례상의 경우 지방과 집안별로 조금씩 격식이 다르기는 하지만 일반가정에서 무리없이 시행할 수 있는 상차림 위주로 알아본다.

지방(신위)을 모신 곳이 북쪽이며 제주가 상을 바라보았을 때 오른쪽이 동쪽이다. 차례절차는 기제사에 따르지만 술을 한번만 붓고 축문은 안쓰는 경우가 많다.

음식은 열 맞춰 어동육서(魚東肉西·생선은 동쪽에, 고기는 서쪽에 놓는 것)·홍동백서(紅東白西·붉은 과일은 동쪽에, 흰 과일은 서쪽에)·좌포우혜(左脯右醯·왼쪽에 포, 오른쪽에 식혜)의 원칙에 따라 올린다. 그러나 상차림에서 세부적인 부분은 지방과 집안별로 다를 수 있기 때문에 형식이나 음식 가짓수에 신경쓰기보다 형편에 맞춰 정성스럽게 준비하는 마음가짐이 우선이다.

차례상은 방위를 따지기보다 지내기 편한 곳에 차려도 무방하다. 지방(신위)을 모신 곳이 북쪽이며 제주가 상을 바라보았을 때 오른쪽이 동쪽이다. 차례절차는 기제사에 따르지만 술을 한 번만 붓고 축문은 안쓰는 경우가 많다. 절을 할 때 제사와 반대로 남자는 왼손, 여자는 오른손이 위로 가게 한다.

추석 차례상에는 메(밥) 대신 원래 송편만 올리거나 밥과 송편을 함께 진설하기도 한다. 또 집안에 따라 탕(국)도 빼고, 편(떡)을 제외하기도 한다. 하지만 추석 차례음식도 기제사 제수와 마찬가지로 마늘과 고춧가루는 넣지 않는다. 집안에 따라 ‘치’자 생선(꽁치, 갈치, 삼치)이나 잉어처럼 비늘있는 생선을 쓰지 않기도 한다.

상차림을 줄별로 살펴본다.

지방이 있는 쪽으로 첫줄에는 시접(숟가락 담는 대접), 잔반(술잔, 받침대)을 놓고 메를 올린다. 둘째 줄에는 적과 전을 놓는다. 이때 앞서 지적한 대로 ‘어동육서’를 따라 육류는 왼쪽, 생선은 오른쪽에 놓는다. 육적(구운고기), 소적(두부 부친 것), 전(기름에 부친 것), 어적(생선구운 것)을 놓으며, 생선의 머리는 오른쪽을 향하게 한다.

셋째 줄에는 고기탕, 생선탕, 두부탕 등 탕류를 올린다. 넷째 줄에는 ‘좌포우혜’원칙대로 왼쪽에 포, 오른쪽에 식혜를 놓는다. 왼쪽부터 포, 나박김치, 삼색나물, 간장, 식혜를 올린다. 다섯째 줄에는 ‘조율이시’에 따라 왼쪽부터 대추, 밤, 배, 곶감 등 과일과 약과, 강정을 진설한다. 또 ‘홍동백서’대로 붉은 과일인 사과는 오른쪽에 놓기도 한다.

추석차례는 영신(迎神)으로 시작한다. 먼저 대문을 열고 병풍을 치고 신주, 지방 또는 조상의 사진을 모신다. 다음은 조상의 영혼을 맞는 의식인 강신(降神)이다. 제주가 향을 피우면 집사자는 술잔을 주고 제주는 그것을 모사(그릇에다 모래를 담는 것) 위에 세번 나누어 붓는다. 집사자는 술잔을 받아 제자리에 두고 제주는 두번 절한다. 이어 참신(參神)과정에서 모든 참사자가 일제히 두번 절한다.

참신 후가 참석자들이 한 자리에 앉아 제수를 나눠먹는 음복(飮福)순서. 음복이 끝나기 전에는 제복을 벗거나 담배를 피워서는 안된다.

신세미기자

ssem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