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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2007 한가위 특집-가볼만한 행사·산행 게재 일자 : 2007년 09월 21일(金)
조상들 산신제 올리던 山 올라 신령한 기운 흠뻑 받아볼까 ?
마니산·검단산·북악산 등 가까워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  마니산 참성대(위)와 검단산 돌탑의 모습.
오늘날엔 연휴의 의미가 두드러지지만, 추석은 한국의 가장 유서깊은 수확 경축 명절이다. 다채롭고도 풍성한 민속으로 즐기는 날이자 햇곡으로 정성을 다해 조상의 덕을 기리며 천신에게 제사드리는 날이기도 했다.

그러니 이번 추석 연휴, 산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산제(山祭)와 관련된 산을 찾아보면 어떨까. 옛 기록에 따르면 고려시대에 덕적산(경기도 개풍), 백악산(서울 북악산), 송악산(경기도 개풍), 목멱산(서울 남산)에서 기은(祈恩)이라 하여 산신제를 지냈고, 조선시대에는 유교가 국교가 된 것과는 반대로 산신제 드리는 산은 지리산, 송악산, 삼각산, 비백산(함경도 정평), 치악산, 계룡산, 주불산, 주흘산, 한라산, 감악산, 백두산 등으로 더욱 다양해졌다. 마리산, 태백산, 월출산과 검단산, 국사봉 등의 이름이 붙은 산도 제사와 관계가 깊은 산이다.

이들 산이 위치한 곳은 모두 다르지만, 한눈에 보기에도 신령한 기운을 자아낸다는 점에서 공통된다. 먼곳의 산에 가기에는 교통 체증이 걱정스러운 연휴, 가볍게 다녀올 수 있는 수도권의 신령스러운 산을 찾아보자.

◆ 마니산 = 인천시 강화군 화도면에 있는 산으로 해발 469.4m. 강화도에서 가장 높다. 백두산과 한라산의 중간 지점에 위치한 산으로, 마리산, 마루산, 두악산이라고도 한다. 산정에는 단군 왕검이 하늘에 제사를 지내기 위해 마련했다는 참성단이 있다. 지금도 개천절이면 제례를 올리고, 전국체육대회의 성화가 채화된다. 등산을 하며 바다를 보는 재미가 동시에 가능한 산이다. 정상에 오르면 영종도와 석모도 등 강화도 주변의 섬들이 한눈에 들어오고 동남쪽으로는 인천 시가지도 보인다.

화도읍 상방리 매표소에서 계단을 걸어 정상까지 올라가는 코스가 가장 유명하나 계단을 싫어하는 등산객을 위해 우회하는 단군로 코스도 있다. 내려올 때는 정상 남쪽 함허동천 야영장이나 정수사 방면을 택하는 게 좋다. 특히 정상과 함허동천을 잇는 아기자기한 능선 코스는 마치 바다 위를 걷는 듯한 느낌을 준다. 산 동쪽 5㎞ 지점의 정족산 기슭에는 단군의 세 아들이 쌓았다는 삼랑성이 있고, 그 안에는 전등사가 있다. 남서쪽 기슭에는 정수사 법당이 유명하다. 이 밖에 강화도 여기저기에는 각종 보(堡)와 돈대(墩臺) 진(鎭) 따위의 이름이 붙은 요새와 고려궁지, 강화산성, 고인돌 등의 볼거리가 흩어져 있다.

◆ 검단산 = 경기도 하남시에 있는 산으로 높이 650m이다. 하남시 동쪽 한강변에 솟아 있으며, 한강 건너 운길산, 예봉산(禮峰山)과 이웃해 있다. 백제 때 검단선사가 이곳에 은거하였다 하여 검단산으로 불리게 됐다 하나 임금이 하늘에 제사를 드리는 제단이 있어 검단산이라고 한다는 설이 더욱 유력하다. 백제가 하남 위례성에 도읍했을 당시 백제의 진산(鎭山·나라나 고을을 지키는 주산)이었고 조선초에는 세종의 능을 쓰기 위해 터를 닦다, 여주로 옮겼을 만큼 풍수 또한 뛰어나다. 정상에 오르면 서쪽으로는 중부고속도로로 자동차들이 달리고 남쪽으로는 용마산이 몸을 솟구친다. 북쪽으로는 한강 건너 예봉산, 수락산과 북한산, 도봉산이 동쪽으로는 팔당댐 너른 호수를 지나 유명산, 용문산이 아스라이 보인다.

서울 근교에 있어 교통이 편하고 산길도 단순하다. 팔당대교 남단 경기 하남시 창우동의 애니메이션고교 인근에서 오르는 두 갈래 길과 중부고속도로 옆 하산곡동의 산곡초등학교에서 오르는 길이 일반적이다. 모두 가족 산행에 적당한 길이다. 애니메이션고에서 오르면 ‘서유견문’을 쓴 유길준의 묘소를 볼 수 있다.

◆ 북악산 = 청와대 뒷산인 북악산은 조선시대 이래 권력의 상징이었지만, 나라에서 산신제를 드리는 신령스러운 산이기도 했다. 조선 태조가 한양에 도읍을 정한 뒤 남산과 북악산 꼭대기에 국사당을 짓고, 나라를 위한 기도를 드렸다.

북악의 국사당은 훗날 무당과 일반인들의 기도 장소로도 애용됐으나 1925년 일본인들이 북악의 국사당을 헐어 인왕산으로 옮겼다. 높이 342m. 인왕산, 낙산, 남산 등과 더불어 서울 분지를 둘러싸고 있는 산으로, 이 산들의 능선을 연결한 옛 서울 성곽도 북악을 기점으로 축조됐다. 능선에는 옛 성곽이 원형대로 잘 보존되어 있다. 백악마루(정상)에 서면 서울시 중심부가 한눈에 들어오고, 인근 능선에는 울창한 소나무가 경승을 이룬다. 소나무는 굵지 않으나 수령이 500년이 넘어 기품이 범상찮다. 1968년 김신조가 청와대를 기습했을 당시, 총격을 받은 소나무도 있다.

북악산 탐방은 창의문, 홍련사, 말바위 쉼터에서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가능하다. 올해 초 개방 직후에는 매 출입구마다 100명 안팎의 탐방객을 모아 출발했으나, 이젠 접수처에서 신상만 간단히 적고 수시로 출발한다. 성곽을 따라 창의문, 숙정문 등의 볼거리가 있고, 주변에 와룡공원, 삼청공원 등의 쉼터도 있다.

김종락기자 jr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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