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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게재 일자 : 2007년 10월 12일(金)
山이룬 유연탄서 침출수… 주민들과 마찰
시멘트공장 야적장 르포 페이스북트위터카카오톡밴드
지난달 3일 강원도 소재 P시멘트 공장에 쌓여있는 유연탄 야적장 주변 곳곳에는 비가 내리면서 흘러내린 검은 색 침출수가 고여있다. 윤석만기자
지난달 3일 강원도 소재 P시멘트 공장. 단일 규모로 세계 최대인 이 공장 뒷산 중턱 야적장에는 토사와 돌무더기가 고분처럼 높게 쌓여 있었다. 흙무덤 뒤로 석탄재가 쌓여 있었고 살짝 긁어낸 땅바닥에서는 새까만 철슬래그가 나왔다. 바로 옆 풀숲으로는 시커먼 침출수가 고여 있었다. 야적장에서 100여m 떨어진 언덕에는 유연탄이 산을 이루고 있었다. 비가 온 직후 유연탄 일부를 뒤집어 씌었던 비닐 포장이 벗겨지면서 유연탄이 흘러내려 곳곳에 고인 침출수가 지하로 스며들었다. 언덕 위에 오르자 매캐한 유연탄 가루가 코를 찔렀다. 그 위로는 일본에서 수입해온 폐타이어가 눈에 띄었다. 시멘트 공장의 산업폐기물 야적이 확인되는 순간이었다.

악취를 뒤로 하고 공장을 벗어나는 순간 건장한 사내 3~4명이 고성을 지르며 취재진에게 달려들었다. 후문 밖으로 난 산길로 간신히 빠져나왔지만 이들은 트럭으로 취재차를 막아서며 다짜고짜 현장 사진을 담은 카메라를 뺏으려 했다. 곧이어 10여명의 직원들이 취재진을 둘러싸 몸싸움이 벌어졌고 급기야 경찰까지 출동했다.

현장에 있던 공장 상무는 “폐쇄회로(CC)TV도 찍혔고 명함까지 받아 이름도 알고 있으니 인터넷에 다 공개해버린다”며 협박성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야적된 유연탄에서 침출수가 흘러나오는 것은 불법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공장 관계자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잡아뗐다. 곧장 환경청 담당자와 통화해 침출수를 방치한 것이 불법임을 확인한 뒤 공장 관계자에게 전화를 바꿔주려 하자 거부했다. 대신 그는 “미진한 부분에 대해선 단계적으로 개선하려 하고 있다”며 “국가기간산업으로서 나름대로 관리하고 있는데 환경부를 비판해야지 왜 우리한테 그러냐”고 항의했다.

다른 관계자도 “어쩌다 교통법규 위반하는 것처럼 우리도 가끔 그러는 것”이라며 “정식 취재요청을 하지 않으면 더 이상 인터뷰에 응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취재진은 공장 상무에게 정식 인터뷰를 요청했으나 상무는 “몰래 들어와 사진 찍는 도둑 같은 기자에겐 기분 나빠 말하기 싫다”며 거절했다.

같은 시각 인근 항구도시에는 P시멘트가 일본 이시카와현 나나오시의 북륙전력에서 수입한 석탄재의 하역작업이 벌어지고 있었다. 항구에는 매캐한 냄새의 회색빛 석탄재가 휘날렸고, 남은 분진은 바다로 곧장 씻겨 들어갔다.

지난해 12월 한 시멘트업체가 지정폐기물보다 6가크롬이 높은 석탄재를 수입하다 검찰에 적발된지 9개월 만이었다.

해양수산청에 따르면 P시멘트가 올 한 해 동안 외국에서 수입한 산업폐기물은 총 17만1988t. 77차례에 걸쳐 일본으로부터 석탄재(10만8591t)와 폐타이어(1만3138t), 철강슬래그(1만8500t)를 수입했고 중국에서는 탈황석고(3만1759t)를 들여왔다. 해양수산청 관계자는 “이곳으로 들어오는 화물 대부분이 P시멘트”라며 “분진이나 환경오염 등으로 주민들과 마찰이 잦다”고 말했다.

철슬래그는 지난해 중금속 함유량이 높아 Q시멘트의 경우 스스로 수입을 중단했다. Q시멘트 관계자는 “기술팀에서 크롬을 줄여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철슬래그를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주민 정우철씨는 “주민들 다수가 어업에 매달리고 있는 이 도시는 P시멘트만의 것이 아니다”라며 “최근 들어 꼬리가 휘고 지느러미가 두 개인 기형 물고기들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또다른 주민은 “이곳에서 P시멘트를 비판하는 일에는 시청이든 경찰이든 유관단체든 누구도 나서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이날 오후 5시 Q시멘트 공장이 있는 인근 도시의 풍경도 다르지 않았다. 공장 주변 마을은 돌담에 내려앉은 분진이 굳어 종류석이 돼 있었다.

벽돌과 처마 위에도 분진 가루가 굳어 고드름같이 매달려 있었다. 고추밭이나 나뭇잎에도 하얗게 가루가 내려앉아 떨어질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윤석만기자 sa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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