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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게재 일자 : 2007년 11월 01일(木)
부인·은폐 일관하던 환경부 ‘백기’
‘굳은 쓰레기 시멘트서도 중금속 용출’ 정부 확인 파장 페이스북트위터카카오톡밴드
환경보호와 자원순환에 대한 관심이 높던 지난 1999년 환경부는 시멘트 원료와 연료로 산업폐기물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시멘트 소성로 관리기준안’을 통과시켰다. 산업 폐기물을 사용하게 된 시멘트 업계는 생산 비용을 절감하는 것은 물론 폐기물 처리비용까지 챙기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뒀다. 하지만 당시 환경부는 유해물질이 다량 함유된 폐기물을 시멘트 원료및 연료로 사용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시멘트 제품 내 중금속 함유 기준을 마련하지 않았다.

이에 대한 문제 제기는 지난 2005년 일부 환경운동가를 중심으로 시작됐다. 이후 유해성을 지적하는 언론보도가 산발적으로 이어졌으나 환경부의 부인과 시멘트 업계의 반발로 사회문제화되지는 못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 12월 한 시멘트업체가 일본에서 지정폐기물 기준보다 6가크롬이 많이 함유된 석탄재를 수입하다 검찰에 적발됐지만 관련 법령이 없어 처벌조차 할 수 없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사회적 질타가 이어지자 환경부는 지난 7월에서야 개정안을 마련했지만 6가크롬에 대한 업체 자율기준만 제시하는 데 그쳤다. 다른 중금속은 검토 대상조차 되지 못했다.

이러한 환경부의 안일함은 ‘쓰레기 시멘트’의 인체 유해 가능성와 아토피 등 국민건강 유해성에 대한 문화일보의 보도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뒤에도 이어졌다.

환경부는 지난달 11일 문화일보가 보도한 ‘아파트용 시멘트에서 수은 등 중금속 7종 검출됐다’는 충남대 화학과 연구결과에 대해 ‘6가크롬 외 중금속은 검출된 바 없다’고 반박했다.

다음 날 이어진 한국화학시험연구원의 ‘6가크롬과 카드뮴 등 중금속 검출’ 보도에 대해서는 ‘중금속이 함유된 건 사실이지만 시멘트 원료인 석회석 자체에도 중금속이 있고 완제품에서는 용출되지 않아 무해하다’고 말을 바꿨다. 당시 환경부 관계자는 “정부기관이 아닌 민간 연구소에 실시한 연구 결과는 신빙성이 없다”는 강변도 서슴치 않았다.

하지만 환경부 조사결과 시멘트에서 토양오염대책기준보다 최대 39배나 높은 납과 카드뮴, 수은, 비소 등 6종의 중금속이 검출됐다는 것이 지난 달 16일 문화일보와 대통합민주신당 우원식 의원에 의해 공개됐다.

특히 이 조사는 지난 2~6월 실시된 것으로 드러나 은폐 의혹까지 낳았다. 사태가 커지자 이용규 환경부 장관은 다음 날 국정감사에서 “시멘트 제품이 해를 미치려면 용출돼야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며 인체 유해성 여부 자체를 부인했다.

이 해명 역시 거짓으로 드러났다. 18일 우 의원이 한국환경사회정책연구소와 공동 조사한 결과 5종의 국산 시멘트 모두에서 6가크롬과 구리가 용출됐고 일부에서 수은과 납이 나왔다. 환경부는 “시멘트가 콘크리트나 벽돌로 굳어지면 용출되지 않는다”고 다시 말을 바꿨다. 이 과정에서 환경부는 언론중재위에 문화일보를 상대로 반론보도를 청구했지만 24일 심리에서 기각당했다.

결국 환경부는 31일 자체 조사결과 시멘트 및 콘크리트와 벽돌에서도 중금속이 용출됐다며 인체 유해가능성을 사실상 인정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조사마다 다른 결과가 나와 정밀하게 민관합동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며 “문제가 있을 경우 제로베이스에서 폐기물에 대한 규제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윤석만기자 sa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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