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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07년 11월 16일(金)
‘착한’ 정책 - ‘착한’ 삶이 지구온난화 막는다
착한 도시가 지구를 살린다 / 정혜진 지음 / 녹색평론사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인류 역사상 전대미문의 일입니다. 인간과 생물 전체에 대해 이처럼 큰 영향을 미치는 이슈는 기후변화 문제가 처음일 것입니다.” 책을 시작하는 문장으로, 기후변화정부간협의체(IPCC) 라젠드라 파차우리 의장이 지난 2월 파리 회의에서 한 말이다. IPCC야 기후변화 위기를 알린 공로로 노벨상까지 받은 기후관련 기구이니, 그 수장이 이런 말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치자.

“앞으로 다가올 수십년 동안 우리가 하는 행동이 엄청난 경제적·사회적 파국을 불러올 수 있다. 그 규모는 양차 대전과 20세기 전반의 경제대공황을 합친 것에 버금갈 것이다.” 책의 다음 페이지에 인용된, 니콜라스 스턴 전 세계은행 부총재의 보고서 중 일부다. 우리가 아직도 환경이냐, 경제냐를 따지며 환경변화에 절망스러울 정도로 느리게 반응하는 사이, 돈을 유일신으로 섬겨온 세계의 주류 경제학계에서조차 IPCC보다 더욱 강력한 경고를 발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기후변화로 인한 재앙을 막을 방법은 무엇인가. 저자는 그 해결책이 도시에 있음을 지적한다. 기후변화가 사람에 의한 것이라면 대부분 도시 활동에 의한 것이고, 도시가 포함한 지구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도시가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도시가 초래한 엄청난 결과와 앞으로의 엄청난 책임을 깨닫고 기후변화의 원인물질인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애쓰는 도시, 저자는 그런 도시를 ‘착한 도시’라고 부른다.

저자가 ‘저탄소 도시’또는 ‘태양 도시’ 따위의 용어를 버려두고 ‘착한 도시’라는 전혀 과학적이지 않은 용어를 사용하는 것에는 이유가 있다.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서는 온실가스 감축 기술이나 재생 에너지 보급확대정책보다 온실가스를 줄이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요컨대 도시에서의 온실가스 감축을 말하기 위해서는 정책이나 기술 못지않게 도시 구성원의 삶의 변화를 이야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저자의 주장은 관념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다. 현직 신문기자인 저자가 유럽과 일본은 물론, 교토의정서를 거부한 미국과 호주 등지의 도시에서조차도 이른바 ‘착한 도시’로의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는 것을 직접 확인한 뒤 이끌어낸 지극히 현실적인 결론이다.

여기서 눈길을 끄는 것은 구성원들이 삶의 방식 변화를 통해 온실가스 감축에 열심히 나서는 도시일수록 지역 사회에 활기가 넘치고 자치가 발달했으며, 주민들이 자기 고장에 대한 애정도 높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쉽잖은 주제를 다루면서도, 책이 시종일관 긍정적인 것도 이 때문인 듯하다.

착한 정책 못지않게 구성원들의 착한 삶을 강조하는 책이어서인가. 이 책의 각 장 끝부분에는 저자가 직접 실천한 ‘자가용 별거기’가 실려있다. 2년 반 전, 자가용을 이용을 크게 줄이리라 결심한 뒤 걸으며, 자전거를 타며,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겪은 생생한 에피소드를 읽으며…, 입으로만 환경과 생태를 외쳐온 스스로의 삶을 아프게 돌아본다, 쓰레기통에 버리려던 종이를 정리하며, 공연히 켜둔 컴퓨터의 전원을 끈다.

김종락기자jr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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