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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게재 일자 : 2008년 01월 17일(木)
색약 검사표 통째로 외우고 문신 제거도
‘취업 전쟁’에 신체검사까지 준비… 구직 백태 페이스북트위터카카오톡밴드
김모(28)씨는 지난해 10월 모 제철회사 입사를 앞두고 신체검사를 위해 60만원짜리 색약보정 콘택트렌즈를 안경점에서 구입했다. 김씨는 “지금까지 색약으로 인해 문제가 된 적은 없지만 시험을 앞두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샀다”며 “취직이 어렵다보니 신체검사마저도 시험으로 보고 준비하는 구직자들이 많다”고 귀띔했다. 김씨는 신체검사를 통과해 회사입사에 성공했다.

◆불안감에 특수 렌즈 끼고 색약표 외워 = 청년 실업률이 7.2%에 이르는 등 ‘취직 전쟁’이 치열해지면서 취업준비생들이 입사시험뿐 아니라 입사 직전 받는 신체검사까지 준비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색약이나 간 기능 이상이 있는

취업준비생들은 혹시 취업문턱에서 탈락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색약 보정렌즈를 끼거나 간 주사를 맞는 등 눈물겨운 노력을 하고 있다.

인터넷 포털 다음의 ‘취업뽀개기’ 카페에는 색약검사표를 외우거나 색약보정 콘택트렌즈를 끼고 신체검사를 봤던 경험을 적은 글들이 올라와 있다. 색약검사표나 색약보정 콘택트렌즈를 거래하는 게시글도 80여개가 넘게 있다. 색약보정 콘택트렌즈는 빛을 조절하는 파장 필터로 색을 선명하게 보이게 만드는 특수 콘택트렌즈. 가격이 60만원에 이르고 중고제품도 30만원에 달하지만 취업에 목맨 청년실업자들은 이를 구하는데 열성이다.

색약검사표를 암기하기 위해 5만~13만원하는 색약검사표책을 구입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색약보정 콘택트렌즈 등을 판매하는 아이닥안경 관계자는 색약은 일상적으로 별다른 불편함이 없다”며 “환자들보다 취업을 대비하는 구직자들이 렌즈나 색약검사표를 많이 구입해 간다”고 밝혔다. 하지만 신체검사 전문병원인 하나로 의료센터 관계자는 “최근 5년간 색약으로 채용에 문제가 있었던 경우가 없었고 문제시 하는 기업도 거의 없다”면서 “취업이 어렵다보니 구직자들이 혹시나하는 불안감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같다”고 말했다.

◆간 피로회복 주사에 문신제거까지 = 간수치를 단기간에 낮추기 위해 피료제를 찾는 구직자도 줄을 잇는다. 간질환자들의 모임인 ‘간사랑동우회’에는 채용 신체검사를 코 앞에 두고 간 수치를 정상으로 만드는 방법을 묻는 구직자의 전화가 끊이지 않는다. 윤구현(35) 간사랑동우회 총무는 “구직자들이 대개 단기간에 효과를 보기 위해 간염치료제인 제픽스와 헵세라를 복용하고 있었지만, 장기간 병원 치료를 받는 것 외에 특별한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구직자들 중에는 신체검사 항목에 포함되어 있지도 않은 문신 때문에 고민하는 경우도 있다. 김학철(54) 피부과 원장은 “얼마전 대기업 시험에 통과한 30대 초반의 남성이 신검 때문에 왼쪽 팔의 장미 문신을 지우려 찾아왔다”며 “신검을 앞두고 문신을 없애려 병원을 찾는 구직자가 1, 2주에 한명 정도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취업포털인 인크루트 관계자는 “워낙 취직이 어렵다보니 혹시 생각지도 못했던 신체검사에서 떨어질까 불안해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신체검사의 경우 신체에 아주 큰 이상만 없으면 통과되는 것이 상례”라고 말했다.

한동철기자 hhandc@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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