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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고 게재 일자 : 2008년 02월 13일(水)
통신업계의 유무선 통합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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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 출범 전에 국민의 피부에 와닿는 통신요금 인하 정책을 내놓겠다”던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대국민 약속이 지켜지기 힘들 것 같다. 통신요금 인하 방안 발표 대신 요금 인하를 ‘업계 자율’에 맡기는 것으로 흐지부지될 분위기다. 통신요금 인하에 대해 시민단체는 가입비와 기본료를 내려야 진짜 요금 인하라고 주장하고, 통신 사업자들은 지난해 도입한 망내할인 요금제 등으로 이미 요금을 내릴 만큼 내렸다고 주장한다.

특히 후발 사업자들은 추가로 요금을 내릴 경우 회사 경영이 위태롭다고 주장하고 있다. 통신사업자의 수익을 비용으로 나누어 계산하는 원가보상률이 선발 사업자는 120%를 넘지만 후발 사업자는 100% 안팎에 불과해 요금을 내리면 손실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선·후발 사업자 간 원가보상률 차이는 무엇 때문인가. 후발 사업자들은 그 차이를 SK텔레콤의 800㎒ 주파수 독점으로 설명한다. 경제적 효율성이 좋은 주파수를 특정 사업자가 독차지해서 원가 구조가 훨씬 유리하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800㎒ 주파수만 있다면 자신들도 20% 요금인하를 자신한다는 얘기다.

최근 요금 인하와 함께 매일 등장하는 통신 뉴스는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 관련 뉴스다. 국내 최대 이동통신 사업자가 유선 사업자를 인수한다고 하니 당연히 국민의 관심과 기대가 큰 반면, 후발 사업자들은 SK텔레콤의 이동시장 지배력이 유선과 결합하여 더욱 커질 것이라고 우려한다.

사실 유·무선 통신 사업자 간 인수·합병은 이미 세계 통신시장의 대세가 됐다. 미국의 AT&T, 이탈리아의 텔레콤이탈리아, 스페인의 텔레포니카가 모두 합병을 통해 유·무선 통합사업자가 됐다. 호주의 텔스트라, 옵투스 등도 잘 알려진 유·무선 통합사업자다. 한국만 유독 유선과 무선을 분리하고 있는 것은 큰 문제가 있다. 심지어 혹자는 우리나라 통신회사들의 주가가 외국 통신사들에 비해 현저하게 낮은 가장 큰 이유를 정부의 합병 규제라고까지 말한다. 전 세계가 하고 있는 것을 우리만 막아서는 안 된다.

그렇다면 왜 후발 사업자들은 세계적인 대세를 거스르면서까지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를 반대하는 것일까. 재미있는 것은 후발 사업자들의 인수 반대 이유가 통신요금 인하 불가 이유와 같다는 것이다. 바로 SK텔레콤의 800㎒ 주파수 독점이다. 이동시장 1, 2위 사업자 간 합병을 통해 SK텔레콤은 저대역 우량 주파수를 독점한 전 세계 유일한 사업자가 됐고, 우량 주파수 독점을 통해 이동통신시장 이익의 70% 이상을 독점하고 있으며, 그 이익을 바탕으로 이제 유선 사업자까지 인수해 지배력을 더욱 확대하게 되면 후발 사업자들이 설 자리가 없어진다는 것이 후발 사업자들의 주장이다.

SK텔레콤의 우량 주파수 독점 문제는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워낙 많이 들어서 이제 웬만한 국민은 800㎒ 주파수가 다른 주파수 대역에 비해서 왜 좋으며 얼마나 좋은지를 안다. 800㎒ 독점 문제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논란이 될 것이다. 이명박 정부든, 노무현 정부든 누군가 꼬인 실타래를 풀어야 한다. 정보통신부와 공정거래위원회가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 인가를 검토하고 있는 지금이 실타래를 풀 수 있는 적기다. 800㎒ 주파수 독점 때문에 요금 인하도 어렵고, 정상적인 시장 경쟁도 어렵다면 주파수 독점 문제를 해결한 후 인가를 하든지, 아니면 앞으로 800㎒ 회수·재배치 등 조건부 인가를 해야 한다.

SK텔레콤의 신세기통신 합병을 인가했던 당사자로서 주파수 독점 논란의 중심에 있는 정보통신부와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번 기회에 반드시 결자해지(結者解之)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당부한다.

[[이동원 / 고려대 교수·경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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