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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08년 02월 23일(土)
밖에선 ‘최고’ 안에선 ‘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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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는 최고의 대접을 받는데 정작 국내에서는 홀대 받는 ‘메이드 인 코리아’ 3개가 있다. 하나는 100층 이상 되는 건물이요, 둘은 새마을운동이요, 셋은 대기업이다. 최근 대기업의 한 고위임원으로부터 들은 말이다.

사실 세계 각국의 100층 이상 되는 랜드마크 건물은 거의 모두 한국 건설사 작품이라고 한다. 삼성물산이 아랍에미리트연합에서 올해말 완공을 목표로 건설중인 ‘버즈 두바이’가 대표적이다. 이 건물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로 160층 이상에 높이만 800m에 달한다. 현재 최고 높은 빌딩인 ‘타이베이 101빌딩(509m)’도 삼성물산이 외장공사를 맡았었다. 현재 하루 관광객만 1만5000여명, 입장료가 2억원에 달할 정도로 관광명소다. 1998년 완공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페트로나스 타워’ 쌍둥이 건물 역시 삼성물산과 일본 업체가 각각 건물 한 동씩을 지었다. 나열하자면 한이 없다.

1960년대초 5층짜리 건물 하나 지을 수 없었던 초라한 대한민국. 외자(外資)로 미 대사관과 문화관광부 건물, 장충체육관을 건립하면서 필리핀 회사에 감리·감독을 맡기던 시절과 비교할 때 격세지감이다.

또 세계는 지금도 우리의 ‘새마을운동’을 배우기 위해 혈안이다. 최근 무안국제공항에는 새마을운동을 배우려는 중국인과 동남아인들을 태운 비행기가 주당 2편 정도 온다고 한다. 세계 많은 나라들은 대한민국의 대기업에 대해서도 벤치마킹하고 있다. 한국의 대기업은 ‘한강의 기적’을 만든 주역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안에서는 이들 셋 모두 푸대접을 받고 있다. 서울 시내에는 아직 100층 이상되는 건물이 하나도 없다. 롯데는 부산에 494m ,107층짜리 건물을 2013년에 완공할 예정이다. 그러나 112층, 높이 555m의 서울 제2 잠실롯데는 20년째 첫삽조차 못뜨고 있다. 규제 때문이다. 4대문 안에는 10년째 100층 건물은 고사하고, 40층짜리 건물도 들어서지 못하고 있다. 용적률 600%, 높이 90m라는 걸림돌이 가로막고 있다.

‘새마을운동’ 역시 마찬가지다. 3공 시절 지붕개량사업부터 시작한 이 운동은 도로는 물론 경지정리까지 대한민국의 얼굴을 바꿔놓았다. 그리고 ‘오 필승 코리아’의 자신감도 여기에서 나왔다. 그러나 지금은 구시대의 잔재로 평가절하되고 있다.

대기업의 시련 역시 계속되고 있다. 국부 창출의 주인공임에도 개발독재시절의 ‘수혜자’라는 낙인은 좀처럼 지워지지 않고 있다. 삼성그룹과 현대·기아차 그룹은 각각 총수 개인 자금으로 8000억원과 8400억원을 사회공헌기금으로 내놓았다. 그럼에도 삼성그룹은 검찰 수사에 이어 특검 수사를 받고 있다. 특히 그룹의 간판회사인 삼성전자는 최근 특검의 압수수색과 간부들의 잇따른 소환조사로 ‘쑥대밭’이 됐다. 전체 수출의 20%를 책임지는 기업의 체면이 말이 아니다.

문제는 기업역사의 짧음과 높은 증여·상속세율에 있는 것 같다. 이들 세율은 30억원이 넘을 경우 50%나 된다. 경영권 승계 등을 위한 각종 편법의 유혹이 높을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호주와 캐나다, 뉴질랜드는 증여세·상속세가 아예 폐지됐고, 영국은 증여세율을 20%로 낮추었다. 미국도 증여세와 상속세 폐지를 추진하고 있다. 기업활동 촉진을 위해서다.

세계는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과 이병철 전 삼성그룹 명예회장,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에 대해 ‘신이 한국에 준 최고의 보물’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만큼 정부 또는 국민정서법에 의해 시련을 많이 겪은 인물도 드물다.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오창규 전국부장]] cha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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