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수 참모장, 이윤호-전광우 선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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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우 금융위원장과 백용호 공정거래위원장이 5일 각각 내정되면서 경제살리기의 선봉에 나설 이명박 정부의 초대 경제팀이 진용을 확정했다. 이명박 정부는 새로 임명된 두사람과 함께 강만수 기획재정부장관,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 곽승준 청와대 국정기획수석, 김중수 청와대 경제수석 등 6인방을 중심으로 주요 경제정책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6인방의 ‘궁합’에 한국 경제의 운명이 달린 셈이다.

◆‘2+4체제’의 역할분담 =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에 큰 영향력을 행사할 6명은 청와대 수석비서관 2명과 내각의 장관 4명이 합해진 ‘2+4체제’로 출항한다. 여기에 전문적인 분야에 속하는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과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까지 합치면 ‘2+6체제’로 확대된다. 이들이 경제정책조정회의의 주요 멤버이자 MB노믹스를 결정짓는 주체들이다.

이명박 정부 경제팀 인선의 가장 큰 특징은 ‘관료 축소-민간인 대거 기용’으로 압축된다. 6인방 가운데 관료출신은 강만수 장관이 유일하다. 한국경제의 큰 그림을 그리는 데 관료출신의 입김을 최대한 배제하겠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인사로 풀이된다.

이같은 구도는 강 장관에게 힘이 쏠릴 수도 있고, 거꾸로 강 장관의 힘이 배제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강 장관은 일단 관료의 풍부한 경험을 이용해 6인방 구도에서 확실한 주도권을 잡으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나머지 5명이 열정을 갖고 있으나 행정경험이 떨어진다는 한계를 갖고 있다”면서 “강 장관이 이를 보완해주고 시장의 큰 흐름을 읽어준다는 측면에서 결국 기획재정부가 주도하는 모양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 장관은 경제정책조정회의와 거시경제정책협의회라는 2개의 틀로 경제정책을 총괄·조정하는 역할을 맡게된다. 강 장관은 공직사회를 잘 이해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무원이 MB노믹스로 무장하는 데 있어 ‘군기반장’의 역할도 겸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과 전광우 금융위원장은 MB노믹스의 선봉대 역할을 하게 된다. 이 장관은 기업규제개혁으로 투자촉진 및 일자리 창출을 이끌어내야 하고, 전 위원장은 금융규제개혁과 함께 금융산업을 발전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여기에 백용호 공정거래위원장이 칼자루를 쥐고 이들을 강력히 백업하는 시스템이다. 한마디로 기업인과 핫라인을 설치한 이명박 대통령이 경제살리기의 야전사령관이며, 강 장관이 참모장, 이 장관과 전 위원장이 선봉대, 백 위원장이 헌병역할을 하는 구도다.

청와대 참모들은 일단 내각을 도와주면서 곽승준 국정기획수석은 중장기 비전, 김중수 경제수석은 경제정책조율 등으로 당분간 전면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6인방’의 궁합 점수는 = 문제는 6인방의 궁합이다. 강 장관이 지나치게 주도권 욕심을 부릴 가능성이 있다. 전 위원장과 백 위원장도 모두 온화한 성품 뒤에 강한 정책소신을 가진 사람들이어서 강 장관의 독주가 마냥 가능하지만은 않을 분위기다. 전 위원장은 포스코 사외이사를 맡으면서도 이구택 회장의 정책을 몇차례 뒤엎는데 앞장서기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청와대와 내각 사이에 각종 정책의 속도조절을 둘러싼 이견노출도 예상된다.

이명박 정부는 경제살리기를 명분으로 내걸었음에도 정부 출범 후 10일만에 겨우 경제팀 진용을 마무리했다는 점에서 갈길이 바쁘다. 특히 취임 첫해 성과를 내야 한다는 조급증이 자칫 외인구단으로 구성된 이들의 전열을 흐트릴 수도 있을 것이란 지적을 받고 있다.

천영식기자 kkach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