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가지 ‘진화 코드’로 소비자를 해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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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보
입력 2008-03-21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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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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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봄, 국내의 한 화장품 회사가 ‘핫 핑크’를 컨셉트로 봄 메이크업 상품을 내놓으면서 마니아용으로 ‘메이컵 브라이터’를 2만개 한정 생산했다. 6개월 후, 이 회사는 단종된 이 제품을 추가로 5000개 생산해야 했다. 화장품 동호회에서 실시한 제품 테스트에서 ‘메이컵 브라이터’가 ‘최고의 제품’으로 뽑히고, 소비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놀랍게도 구매 문의가 빗발쳤기 때문이다.

‘놀랍게도’라는 수식어를 썼지만 사실 이 정도 에피소드는 더 이상 놀라운 일이 아니다. 흩어진 개인이 인터넷을 통해 집단 권력이 되어 생각지 못한 상품을 히트시키고, 여론을 만들고, 길가던 사람을 벼락 스타로 끌어올리는 일은 이제 일상사가 됐기 때문이다. 시사 주간지 ‘타임’이 2006년, 인터넷 시대 변화의 주인공은 흩어진 개인, 바로 당신이라며 그 해의 인물로 ‘YOU’를 선정했을 당시 느꼈던 날카로운 신선함은 2년 만에 평범한 사실이 돼버렸다.

인터넷을 앞세운 기술의 발달로 산업혁명 이후 공고하게 구조화된 생산과 소비의 경계는 깨졌고, 거대 조직과 개인, 중심과 주변의 권력 관계도 흔들리게 됐다. 생산자와 소비자의 관계로 좁혀보자면, 생산자는 만들고, 소비자는 그저 소비를 하던 관계는 이제 박물관 전시장으로 들어가게 됐고, 강력한 힘을 가진 ‘흩어진 개인’의 또 다른 이름인 소비자는 생산자만큼 강력해져 기업의 마케팅 활동을 무력화하기도 한다. 소비자는 새롭고 창조적인 무엇인가를 요구하며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디지털 미디어와 트렌드 분석가인 김용섭 ‘날카로운 상상력 연구소’ 소장과 월간 ‘디자인’의 전은경 수석 기자가 함께 쓴 책은 이런 흐름 위에 진화하고 있는 소비자를 파악하기 위한 트렌드를 열두가지로 정리했다.

이들은 소비자의 힘을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invisible hand)’에 대칭되는 ‘보이는 손(visible hands)’으로 지칭하고, 이 ‘보이는 손’을 움직이는 12가지 트렌드로 ▲가상 세계(Virtual Life) ▲상상력(Imagination) ▲스몰시스터(Small Sister) ▲개인주의(Individualism) ▲최저가격(Bottom Price) ▲지위상승(Level Up) ▲도덕적 소비(Ethical Consumption) ▲휴먼테크(Human Tech) ▲아트(Art) ▲네트워크(Network) ▲더블 디 시프트(Double-D Shift) ▲여유시간(Spare Time)을 꼽았다. 이 열두 트렌드의 알파벳 첫 글자를 조합하면 다시 ‘visible hands’가 된다.

이들 중 ‘빅 브라더’에 대칭되는 ‘스몰 시스터’, 디지털과 디자인의 결합인 ‘더블 디’ 등 몇몇을 빼놓고는 다들 익숙한 얼굴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보이는 손’이기도 한데, 책은 “눈에 보인다고 내 것이 아니고,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도 아니다. 그 뒤에 숨은 것을 찾아야 한다”며 열두 개 트렌드를 풍부한 현장 사례와 함께 깔끔하게 설명하고, 실무자들이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매뉴얼 스타일의 체크 리스트도 제공한다.

새로운 트렌드를 짚어내는 ‘통찰’ 이라기보다는 지금 이 시점의 소비자, 소비 행위, 이를 움직이는 힘을 일목요연하게 모은 ‘정리’다.

최현미기자ch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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