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총선 D-13>서울 은평을 이재오 VS 문국현 ‘설전’

4·9총선 최대 격전지 중 한 곳으로 꼽히는 서울 은평구(을)에서는 한나라당 이재오 의원과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가 27일 똑같은 시간대, 인근의 지하철역에서 첫 공식선거운동에 돌입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문 대표는 이 의원을 겨냥해 한반도 대운하 저지를 주장했고, 이 의원은 대운하 대신 지역발전공약을 들어 유권자들에게 다가갔다.

이날 오전 7시30분 지하철 3호선 불광역에서 선거운동을 시작한 문국현 대표는 검은색 정장에 빨간 등산 점퍼를 껴입고 기호 5번을 외치며 출근길 유권자들에게 한 표를 호소했다. 문 대표는 “은평에서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은평의 발전을 위한 의정활동에 매진하겠다”며 “난개발이 아닌 종합적인 생태개발을 통해 가장 살기 좋은 지역”으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 의원을 의식해 “환경재앙과 경제재앙을 불러일으키고 시간과 관심을 축내는 대운하를 저지해야 한다”며 “환경재앙에 낭비될 돈으로 교육을 살리고 낙후된 지역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출근하는 시민들에게 일일이 악수를 건네며 ‘깨끗한 정치’를 약속했다. 출근 유세를 마치고 불광동 우체국과 전화국을 차례로 방문한 그는 이날 오후 대조치안센터와 역촌동 노인복지관, 구산동 등을 돌며 지역 유세를 전개했다.

불광역과 한 구역 간격인 연신내역에서 7시30분 첫 공식유세 일정을 시작한 이재오 의원은 “총선을 통해 국민의 뜻으로 이뤄진 정권 교체를 마무리해야 한다”며 “안정의석을 확보해야 이명박 정부가 힘을 발휘할 수 있고, 또한 집권당의 힘을 바탕으로 은평의 발전을 책임지고 마무리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문 대표의 대운하 비판에 대해서는 “은평구와는 상관없는 얘기로 거대담론을 논하고 있다”며 “지역발전에 포커스를 맞추고 열심히 활동하겠다”고 말했다.

지하철역사로 들어가는 시민들에게 일일이 악수를 청하며 인사를 건네던 이 의원은 승강장으로 내려가 지하철을 타는 시민들에게 허리를 굽히며 “안녕히 다녀오세요”라고 인사했다. 이 의원은 또 즉석에서 지하철을 타고 응암역까지 이동, 시민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9시 연신내동 연서시장으로 이동한 이 의원은 시장 상인들의 손을 맞잡으며 지지를 부탁했다. 이날 이 의원은 은평천사원과 대조시장, 구산역 등을 돌며 지역유세를 펼쳤다.

윤석만·박준희기자 sa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