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 옵션’ 첫 아파트… 실효성은 ‘글쎄’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에 적용되는 ‘마이너스 옵션’(개별 시공)을 도입한 단지가 처음으로 나왔다.

‘마이너스 옵션’은 건설업체가 아파트 골조 및 외부 마감공사만 맡고 내부 마감재나 인테리어는 계약자의 취향대로 직접 할 수 있는 제도다.

3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경기 용인시 흥덕지구에 공급하는 ‘흥덕 힐스테이트’에 마이너스 옵션을 적용한다고 분양공고(27일자)에서 밝혔다. 아파트 청약은 4월2~4일 이뤄진다.

‘흥덕 힐스테이트’의 마이너스 옵션 적용으로 인하되는 분양가는 114㎡(34평형) 기준으로 1884만원 수준이다. 114~116㎡(34~35평형) 9개동 570가구 가운데 마이너스 옵션이 적용되는 아파트는 1개동 38가구다.

마이너스 옵션품목은 가구, 주방가구·기구, 조명기구, 바닥재, 벽·천장 마감, 창호, 욕실 등 7개다. 마이너스 옵션을 선택하면 건설업체는 기본 품목만 설치하고 입주자가 사용검사 완료, 잔금납부 이후 필요한 품목을 개별시공할 수 있다.

기본 품목은 주방의 후드, 조명 배선기구, 벽·천장의 석고보드 마감 수준에 그친다. 또 욕실은 방수, 전기배관만 제공되고 욕조·세면대·변기는 설치되지 않는다. 바닥은 콘크리트 상태로 제공된다.

‘흥덕 힐스테이트’ 114㎡의 분양가는 3억2280만∼3억3740만원으로 마이너스 옵션 도입에 따른 분양가 인하 폭은 최대 5.8%선에 그친다. 하지만 입주자가 개별 시공하면 업체 선정, 공사비 상승 등 요인으로 자재를 대량 구매해 일괄 시공하는 것에 비해 최소 1.5배의 공사비가 더 들어가 실효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건설업계는 보고 있다.

강현구 내집마련정보사 정보분석실장은 “마이너스옵션이 적용되는 아파트단지가 출현했지만 실수요자 입장에서 실효성은 거의 없다”며 “다만 개인 취향에 따라 다른 인테리어나 마감재를 사용하는 청약자는 유리하다”고 말했다.

정동근기자 ae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