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총선 D-6>‘鄭 vs 鄭’ 격전지 동작을의 해프닝

서울 동작을의 한나라당 정몽준 후보는 3일 ‘여기자 성희롱’ 논란과 관련, 입장을 내고 “본의 아니게 발생한 일”이라며 “경위야 어찌 되었든 이로 인해서 마음에 상처를 입었다면 심심한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해당 여기자에게 사과했다.

3일 MBC와 정 후보 측에 따르면 정 후보는 2일 오후 사당 3동 후보 연설회를 마친 뒤 MBC 보도제작국 김모 기자와 짤막한 인터뷰를 했다. 김 기자가 최근 지역구의 핵심 논쟁거리로 떠오른 ‘뉴타운 개발’과 관련한 입장을 묻는 질문을 하자 정 후보는 “다음에 하자”고 말을 끊었다. 그 뒤 30대 중반인 김 기자의 볼에 정 후보의 손이 닿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기자는 현장에서 “지금 성희롱하신 것이다”고 즉각 항의했고, 정 후보도 의도하지 않은 상황에 난처한 기색을 보였으나 인파에 밀려 현장을 떠났다.

이에 대해 정 후보는 당시 상황에 대해 “지지자들과 언덕길을 내려오고 있는 데 지지자들과 주민들이 뒤섞여 제대로 걷기도 힘든 상황이었다”며 “김 기자가 갑자기 오른쪽에서 나타나 큰 소리로 ‘오세훈 시장…반대…(못 들었음)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물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뉴타운 사업 얘기인 것으로 생각하고 시선을 오른쪽으로 돌리면서 ‘여기서 그런 얘기는 안 했으면 좋겠다’고 말하면서 왼팔로 김 기자의 어깨를 툭 치는 순간 본의 아니게 김 기자의 얼굴에 손이 닿았다”며 “나도 다른 사람의 얼굴에 손이 닿았다는 것을 느끼고 깜짝 놀랐다”고 했다. 정 후보는 “계단을 몇 개 내려온 뒤 인도와 접한 도로로 발걸음을 떼는데 김 기자가 위쪽에서 ‘성희롱입니다’라고 외치는 소리를 들었다”며 “제 바로 옆에 계속 서 있었지만 사람들에 밀려 정확한 사정을 파악하지 못했던 아내는 김 기자가 외치는 소리를 듣고 뭔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에 김 기자가 타고 있던 차로 찾아가 일단 사과를 하려 했다는 얘기를 저녁 9시쯤에 들었다”고 말했다.

당시 현장에서는 정 후보와 부인 김영명씨가 함께 있었으며 지지자와 지역주민들이 몰려 어수선한 상황이었다. 이와 관련, 정 후보측은 “백주대낮이었고, 보는 눈도 많았다” 고 해명했다.

권로미기자 rom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