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빠진 경찰 황당사건 속출

경찰이 군무기강을 바로잡겠다며 의식 개조 태스크포스팀까지 만들었지만 오히려 근무기강 해이로 인한 사건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지난 4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금곡동에서는 위조 수표 사용 신고가 접수됐지만 지구대 경찰관들이 “너무 일이 많으니 줄서서 기다리라”며 신고자를 세워뒀다. 경찰은 30여분 가량이 지난 뒤에서야 출동했고 위조 수표 사용범은 유유히 현장을 빠져나갔다.

서울 강남경찰서 압구정 지구대 소속 경찰관들은 지난달 18일 “30대 남자가 마약을 흡입하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서 정모(31)씨를 붙잡았지만 경찰서로 연행하는 과정에서 정씨를 놓쳤다. 하지만 경찰관들은 도주 사실을 숨긴 채 “증거가 없어 훈방했다”고 허위 보고까지 했다. 그러나 다른 범행에 연루된 정씨가 엿새 뒤 검찰 조사를 받던 중 이런 경위를 털어놓으면서 사실이 들통났다.

지난 5일에는 서울 4기동대 소속 임모(22)상경이 버스기사를 흉기로 위협해 서울 여의도 KBS정문으로 버스를 돌진시켰다 구속됐다. 휴가 중이던 임 상경은 부대에서 고참의 가혹행위를 신고했다가 따돌림당한 것이 억울해 범행을 저지른 것을 알려졌다.

서울 서부경찰서는 지난 2월말 서울 은평을 선거구 정두형 자유선진당 후보의 범죄 경력 조회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전과 기록 4건을 누락했다가 선거관리위원회의 지적을 받자 그제서야 부랴부랴 감찰 조사에 착수하는 소란을 피웠다.

경찰청은 지난 2일 일산 초등생 납치 미수 사건을 지구대 경찰관이 단순 폭력 사건으로 축소보고 하는 등 문제점이 있는 만큼 현장 초동 조치를 강화한다며 현장 점검과 의식 개조를 위한 태스크포스팀을 꾸리겠다고 대책을 내놨었다.

장석범기자 bu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