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두언, 親李 새 구심점 되나

친이(親李·친 이명박 대통령)계 핵심 실세로 불리던 이재오 한나라당 전 최고위원을 비롯, 이방호 사무총장, 박형준 의원 등 이명박 정부의 ‘개국 공신’들이 줄줄이 국회 입성에 실패하면서, 핵심 측근 중 재선(再選)에 성공한 정두언 의원이 ‘대표 선수’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이번 총선에서 이 대통령 탄생에 기여한 ‘안국포럼’ 멤버들이 약진, 정 의원이 이들의 구심점 역할을 맡게 될 지도 관심을 끌고 있다.

한나라당 안팎에서는 정 의원이 ‘공천 파동’ 주역으로 지목된 인사들의 낙선으로 중심 공백 상태에 빠진 친이계의 ‘얼굴’ 역할을 하게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번 총선에서 대거 국회에 입성한 서울시청과 안국포럼 출신 초선들의 좌장 역할을 할 것이란 예상이 많다. 권택기 전 당선인 정무기획팀장(서울 광진갑), 정태근 전 수행단장(서울 성북갑), 조해진 전 공보특보(경남 밀양·창녕) 등이 대표적인 안국포럼 출신 당선자들이다.

정 의원은 총선 과정에서 이 대통령의 형 이상득 국회부의장의 공천반납을 요구했던 ‘55인 친위 쿠데타’의 주역이었다.

친위 쿠데타 주역들이 대부분 살아오는 상황에서, 이 멤버들을 “생육신으로 불러달라”고 했던 정 의원이 이들을 중심으로 세력화를 모색할 경우 당내 역학관계에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총선 직후 곧바로 조기 전당대회 개최론이 나오는 상황에서, 이 부의장 그룹과의 대립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이와 관련, 정 의원은 “(친이 얼굴로 부상하는 것이)부담스럽고, 난감하기도 하다”면서도 “이번 총선 결과에 만족하지 말고 이제 보수진영이 더 혁신해야 한다”고 말해 앞으로의 역할에 대해 여지를 남겼다.

김성훈기자 taran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