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李대통령 訪美’ FTA 돌파구 만드나

미 행정부와 의회가 자유무역협정(FTA)비준을 둘러싸고 힘겨루기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의 15일 방미로 한·미 FTA비준의 돌파구가 마련될지 경제계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미 정상회담 등을 통해 한·미 FTA비준에 대한 미국내 지지기반이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방미로 현재 미 정국갈등의 씨앗이 되고 있는 미·콜롬비아 FTA보다 한·미 FTA가 먼저 비준될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미 정국 파국은 아닌듯”= 미·콜롬비아 FTA의 이행법안 처리과정에서 불거진 미 행정부와 의회간 갈등이 심각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파국에는 이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미 하원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미 행정부가 제출한 미·콜롬비아 FTA 비준동의안(이행처리법안)에 대해 무역촉진권한(TPA) 규정을 적용하지 않도록 결의했다. TPA는 통상관련법안에 대해서는 90일이내에 법안수정없이 찬반투표만 하도록 한 규정이지만 미 하원이 이를 무력화시킨 것이다.

하지만 통상전문가들은 “이 조치는 미 의회가 선택할 수 있는 카드중 가장 온건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 행정부가 제출한 미·콜롬비아 FTA이행법안을 표결에 붙여 부결시키는 방법, 한국·콜롬비아·파나마와의 FTA이행법안 전체에 TPA를 적용하지 않는 방법 등이 있었지만 미 의회는 이런 수단은 배제한 것이다. 통상교섭본부 관계자는 “이는 미 의회가 파국을 바라지는 않는다는 메시지를 행정부에 던진 것”이라며 “미 의회의 실력행사가 행정부-의회간 쟁점현안에 대한 진지한 논의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에는 기회가 될 수도”= 미 행정부-의회갈등으로 콜롬비아, 한국 FTA이행법안의 회기내 처리에 ‘빨간불’이 켜졌지만 상황에 따라 콜롬비아-한국 순인 FTA이행법안 처리순서가 바뀌어 한·미 FTA가 처리 1순위로 올라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 대통령의 방미와 18~19일 한·미 정상회담은 상황을 반전시킬 변수로 평가되고 있다. 방미를 통해 한·미 동맹의 중요성이 재확인되고 한·미 FTA에 대한 지지기반이 넓어지는 성과를 거두게 될 경우 미 의회가 한·미 FTA 비준문제에 적극성을 보일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미국내에서 한·미FTA에 대한 지지기반이 넓어지고 미·콜롬비아 FTA처리가 난항을 겪을 경우 FTA이행법안의 처리순위가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서의동기자 phil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