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오신 날 특집-불교와 각계 인사>대이은 佛心… 대이은 나눔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8일 서울 용산구 후암동 대원정사에서 김을이 총무법사가 사찰을 후원하는 동국산업이 매단 연등을 가리키며 장상건 동국산업 회장의 불심을 설명하고 있다. 대원정사 재단과 동국산업 측은 “장 회장께서 수행하는 불자답게 얼굴이 알려지는 것을 꺼리니 가능하다면 사진 게재는 피해달라”고 당부했다. 장재선기자

장상건 동국산업 회장은 부친인 고(故) 장경호(1899~1975) 동국제강 창업회장의 유지를 받들어 불심(佛心)을 경영의 바탕으로 삼고 있다. 장 회장은 크게 욕심 부리지 않고 잘 할 수 있는 분야만 파고들며, 이익이 남으면 불교 사업 등을 통해 사회에 환원하는 경영을 펼치고 있다.

그는 현재 부친이 만든 사찰 대원정사(大圓精舍)의 이사장을 맡고 있으며, 역시 부친의 유지로 창립된 한국불교진흥원 이사직도 겸하고 있다.
장 회장의 부친인 장경호 동국제강 창업회장은 생전에 ‘대원거사(大圓居士)’라고 불릴 만큼 불심이 돈독했다. 장경호 회장은 17세 때 막냇동생의 죽음을 목격한 후 불교에 눈을 떠 경남 양산의 통도사 등에서 안거를 하며 수행을 했다. 그는 기업을 일으킨 후에 불교사업에도 힘을 써 대중포교당인 대원정사와 불교 서적 보급사를 설립했다. 이후 대원불교대학까지 설립한 장 창업회장은 죽음을 예감한 1975년 당시 스웨덴 대사로 있던 차남 장상문씨에게 불사를 부탁하고 사재 30억원을 박정희 대통령을 통해 불교사업에 희사, 대한불교진흥원을 탄생시켰다.

불교진흥원 초대 이사장은 LG그룹 구인회 창업주의 동생인 구태회 당시 제2무임소장관이 맡았다. 동국제강과 LG그룹은 이후 사돈지간으로 발전하는 등 끈끈한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창업회장이 생전에 불사를 부탁한 차남 장상문(작고) 전 대사는 1981년 대원정사 3대 이사장과 신행단체인 대원회 회장에 취임하면서 부친이 못다 이룬 사업에 속도를 냈다. 장 전 대사는 1989년 불교진흥원 이사장에 취임한 뒤 불교계의 숙원이었던 불교방송을 개국하는데 성공했다.
부친으로부터 기업을 이어받은 3남 장상태(작고) 전 동국제강 회장도 1996년 100억원을 출연해 대원복지재단(현 송원문화재단)을 설립, 장학사업아동복지사업 등을 펼치며 부친의 유지를 이어갔다. 장 전 회장은 또 2000년 임종 직전 화장을 부탁해 장묘문화에 신선한 충격을 던졌는데 이 역시 그의 불심과 무관치 않다.

6남인 장상건 동국산업 회장은 1992년 재단법인 ‘불이원’을 설립, 소외된 이웃을 돕고 있다. 장 회장은 2004년 12월 부산에 대원정사 지원을 마련, 불교 포교에 힘을 쏟고 있다. 또 2005년에는 사재를 털어 부산 대원불교대학을 개교, 부산·경남지역 불교 인재 양성에 나섰다. 그는 서울 남산 자락에 위치한 대원정사 건물의 4층에 자택을 두고, 아침 저녁으로 사찰을 둘러보고 법회에도 참석하는 등 부친의 불심을 이어가고 있다.

김을이 대원정사 총무법사는 “장경호 창업주의 막내아들인 장상돈 한국철강 회장과 손자인 장세주 현 동국제강 회장도 불심이 돈독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여기는 부처님의 마음으로 이타적 경영을 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장재선기자 jeije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