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강남에 아파트 쏟아진다

올해 하반기 서울 강남 지역의 아파트 입주 물량이 상반기보다 72배 많은 2만5000여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따라 재건축에서 시작한 강남 지역 아파트값 하락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부동산 정보업체 내집마련정보사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서울 강남구, 송파구, 서초구, 강동구에서 입주 예정인 아파트(임대 제외)는 모두 2만5343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상반기 350가구에 비해 72배에 달하는 물량으로, 하반기 서울 전체 입주 물량의 53%를 차지한다. 지난해 같은기간 1만1205가구에 비해서도 2배 이상 증가한 물량이다.

입주 물량이 대거 늘어남에 따라 재건축 단지 위주로 약세 행진을 이어가던 강남 지역 아파트값의 하락폭이 더욱 커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대두하고 있다.

올들어 강남 지역 아파트값 약세를 일으킨 원인은 재건축 규제 강화, 6월1일로 예정된 종합부동산세 부과 등 2가지로 요약된다. 하지만 올 여름철을 기점으로 여기에 입주 물량 폭증 요인이 함께 더해져 강남 지역 아파트값의 하락세는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송파구, 강동구 등과 달리 최근까지 보합세를 유지하던 서초구의 재건축 아파트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반포동 구반포 주공1단지는 현재 72㎡(22평형) 매물이 9억5000만∼9억8000억원에 나와있다. 올해초 시세 10억∼10억5000만원에 비해 최고 1억원 가량이 빠졌다. 잠실동, 신천동 등 대규모 아파트 단지의 입주 시기가 가까워 오는데다 양도소득세, 종합부동산세를 우려하는 아파트 보유자들이 앞다퉈 가격을 매물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업계는 가을철까지 강남 지역 아파트 가격 약세가 지속된후 연말쯤에 반등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내다보고 있다. 내집마련정보사 관계자는 “하반기 강남권 입주 물량이 크지만 올해 이후 몇년 동안 일반 분양 물량이 거의 없는 점을 감안해야한다”고 말했다.

정동근기자 ae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