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민영화 조속 추진”

이팔성 서울시향 대표가 우리금융그룹 차기 회장으로 내정됨에 따라 민영화를 앞둔 우리금융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내정자는 29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은행연합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우리금융그룹이 빠른 시기에 민영화되고 그룹 계열사간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금융지주 회장이라는 막중한 자리에 추천돼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행원으로 시작해 37년만에 최고경영자로 지명된 데 대해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이 내정자는 “우리금융지주를 한국의 대표적인 금융그룹으로 만들기 위해 열정을 쏟아 일하겠다”는 포부를 밝히면서 “고객서비스와 주주가치가 극대화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한국 금융산업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금융지주의 민영화와 관련해서는 “한국 경제 수준에 비해 금융산업이 크게 발전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빠른 시기에 공적자금 회수가 극대화하는 게 맞고, 절차를 밟아 공식적으로 취임하게 되면 (우리금융지주가) 민영화돼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이 내정자는 또 “다른 금융지주회사에 비해 일체감 발휘를 못해서 시너지효과가 떨어지는 부분이 있다”며 “그동안에는 은행을 위주로 발전해왔지만 지금부터는 증권이나 자산운용 등 계열사에도 지주사의 핵심역량을 투입하는 한편 교차판매나 시너지 부분을 강화하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지주의 회장과 행장 겸임체제나 부회장 선임여부 등과 관련한 질문에서는 직답을 피하면서 “주주와의 논의를 거치고 회장으로서의 역할을 일정부분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내정자는 청와대와의 돈독한 관계가 회장 내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오해’라면서 “회추위가 결정한 사안이고, 행원으로 들어와서 37년간 임원을 거쳐 여기까지 왔다”고 답변했다.

금융업계 안팎에선 그이 첫 과제로 통합의 리더십을 꼽고 있다.

실제로 우리금융은 박병원 회장과 박해춘 전 우리은행장이 정부의 재신임에서 탈락해 취임 1년 만에 퇴진하게 되면서 사실상 경영 공백 사태를 맞고 있다.

특히 우리은행이 은행권 선두인 투자금융(IB)의 경우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와 관련한 투자 손실로 담당 부행장이 정직 1개월의 징계를 받으면서 업무가 제대로 추진되지 않고 있다. 이 후보가 은행 내부 출신 첫 회장의 영예를 안게 된 만큼 신속히 조직을 추슬러 금융업계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

이와 함께 3기 때 회장에게 우리은행 이사회 의장직을 부여했지만 여전히 은행과의 마찰을 극복하지 못한 점을 감안해 은행장에 대한 인사권이나 징계권 확보 등을 통해 혼선을 피할 수 있는 대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

회장의 리더십을 뒷받침하기 위해 부회장 직제를 부활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 후보는 이명박 대통령과 고대 동문이면서 서울시 출신이어서 낙하산 논란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는 처지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확실한 지도력과 금융 전문성을 보여줘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박수진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