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기사 상세 찾기 | 2020.1.18 토요일
전광판
Hot Click
문화일반
[문화] 게재 일자 : 2008년 06월 11일(水)
인간의 ‘거짓말 본성’ 에 대한 깊은 시선
극단수 연극 ‘나생문’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인간이 인간을 믿지 못하는 것이 바로 지옥’이라는 사실을 충격적으로 보여준 소설 가운데 하나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芥川龍之介·1892~1927)의 단편 ‘덤불 속’입니다. 이 소설은 1951년 거장 구로자와 아키라(黑澤明)에 의해 ‘라쇼몽(羅生門)’이라는 제목으로 영화로 만들어져 세계적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에서는 2003년 구태환씨가 연출한 극단수의 연극 ‘나생문’이 작품성과 흥행성을 인정받아 고정 레퍼토리로 자리잡았습니다. 현재 29일까지 서울 종로구 종로5가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공연 중입니다.(사진·1544-1555) 이 소설은 또 ‘씨 왓 아이 워너 씨(See what I wanna see·내가 보고 싶은 것만을 본다)’라는 제목의 뮤지컬로도 만들어져 2005년 미국 뉴욕 오프브로드웨이서 초연했습니다. 오는 7월 서울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그리고 9월 스페이스111에서 무대에 오를 예정입니다. 현대 뮤지컬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스티븐 손드하임의 정통적인 계승자로 평가되는 마이클 존 라키우사가 대본을 쓰고 작곡했지요.

‘나생문’은 한 무사가 칼에 찔려 숨지고 그의 아내가 산적에게 폭행을 당한 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산적은 “이 사건 말고도 죽을 죄를 많이 지었다”며 “여인이 탐나 무사를 살해했다”고 목숨을 걸고 증언합니다. 그러나 여인은 산적이 자신을 폭행하고 달아난 뒤 정조를 잃었다며 비난하는 남편을 자신이 칼로 찔렀다고 눈물로 말합니다. 또 무당의 입을 빌려 나타난 무사는 무사로서의 불명예를 씻기 위해 스스로 할복했다고 주장합니다. 보통 범행을 부인하기 마련인데 모두가 자신이 범인이라고 말하는 이상한 사건입니다. 목숨을 걸고 이야기하고 있고, 눈물로 말하며, 원혼이 돼서까지 주장하기 때문에 모두가 설득력이 있어 보입니다. 새로운 증언이 나올 때마다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면서 명예를 존중하는 각자의 미덕에 큰 공감이 갑니다. 그러나 이 모두가 거짓으로 드러납니다.

이 사건을 목격한 나무꾼에 따르면 폭행을 당한 천한 종 출신의 부인이 폭행사실이 밝혀질까봐 결투를 요구했고, 용기없는 산적과 실력없는 무사는 명분에 밀려 칼싸움을 벌이다가 무사가 실수로 자기 칼에 어이없이 찔려 죽습니다. 물론 나무꾼의 말도 100% 믿을 수는 없습니다. 무사의 값비싼 칼을 훔쳤기 때문이지요.

구로자와 감독은 이 작품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인간은 그 자신에 대해 정직해질 수 없다. 자기 자신을 얘기할 때면 언제나 윤색하지 않고는 못 배긴다. 이 작품은 자신을 실제보다 더 나은 사람으로 보이기 위해, 거짓말을 하지 않고는 못 배기는 인간을 그리고 있다. 이기주의는 인간이 날 때부터 갖고 있는 죄악이다.” 또 작품에 등장하는 스님도 말합니다. “인간이 인간을 믿지 못하는 것이 바로 지옥”이라고요. 얼핏 요즘 한국 사회를 촛불로 들끓게 한 광우병 논쟁과도 닮아있는 것 같아 메시지가 새롭게 다가옵니다.

hyeon@munhwa.com
[ 많이 본 기사 ]
▶ 진중권 “정봉주, 절대 정치해선 안될 사람” 날선 비판
▶ [단독] “조건없는 제재완화… 文 ‘위험한 게임’ 중”
▶ ‘땅콩회항’ 박창진, 국회의원 도전…“정치로 싸움터 옮긴다..
▶ ‘고교야구 전설’ 박노준, 명랑골프 즐기며 300야드 펑펑
▶ 3일에 1명 살리던 ‘닥터헬기’, 이국종-아주대 갈등에 먹구..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횡령·성폭행’ 혐의 정종선 고교축구..
PGA 투어 대회 나온 오른팔 없는 아..
판문점·평양선언 사기극 확인됐다
베트남 결국 탈락… 박항서 “나도 아..
의용소방대원 모임 식당에 불… 3분 ..
topnew_title
topnews_photo “2012년 민주당, 나꼼수 김용민 막말 파장으로 선거 말아먹어”“조국 전 교수에게 김용민 자르라고 조언…정봉주가 차단” 주장 진중권 전..
mark40대 프로골퍼, 성매매 혐의로 체포된 지 1달만에 우승
mark아주대 의대 교수회 “이국종에 사과하고 원장 물러나라”
‘땅콩회항’ 박창진, 국회의원 도전…“정치로 싸움터..
[단독] “조건없는 제재완화… 文 ‘위험한 게임’ 중”
50대 남성 살해한 10대 용의자 검거…구속영장 신..
line
special news ‘고교야구 전설’ 박노준, 명랑골프 즐기며 300야..
■ 박노준 우석대 경영학과 교수은퇴후 美서 야구 공부하다 입문왕년 사우스포처럼 왼손으로 쳐드라이버..

line
3일에 1명 살리던 ‘닥터헬기’, 이국종-아주대 갈등..
30대 여성 집에 침입 의심 신고…“비번 설정 노트북..
‘전두환 저격수’ 임한솔 정의당 탈당…4월 총선 출..
photo_news
최현석, 주진모 이어 휴대전화 털렸다···사문서..
photo_news
방탄소년단 내면의 고백…베일 벗은 선공개곡..
line
[Interview]
illust
1600대1 뚫고 나사 우주비행사 선발된 ‘조니 김’
[Review]
illust
‘檢개혁안 비판’ 검사내전 저자…‘英왕실 탈퇴’ 해리&메건
topnew_title
number ‘횡령·성폭행’ 혐의 정종선 고교축구연맹 前..
PGA 투어 대회 나온 오른팔 없는 아마추어..
판문점·평양선언 사기극 확인됐다
베트남 결국 탈락… 박항서 “나도 아프나 선..
hot_photo
입 연 주진모 “문자 속 여성들께..
hot_photo
전 피겨국가대표 박소연 ‘태양의..
hot_photo
현빈 소속사 “허위사실 유포 자료..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한형민)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