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신성보다 경륜… 관료출신 대거 입성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20일 오후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신임 정정길 대통령실장 내정자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명박 정부의 제2기 청와대는 운영면에서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소통’활성화를 위한 정무·홍보라인이 강화되고, 참신성보다 경륜과 전문성의 조화를 꾀했으며, 탕평인사의 성격도 가미됐다는 평이다.

박재완 국정기획·맹형규 정무수석과 박형준 홍보특보 등이 정책과 정치를 아울러 청와대 비서실 전반의 정무·홍보기능 강화을 위한 세 축을 형성할 전망이다. 탕평 인사와 관련해 이동관 대변인은 20일 “노무현 정부에서 차관으로 일했던 분이 3명(정동기·박병원·강윤구 내정자)이나 돼 나름대로 탕평의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의 인재 등용 철학인 “전에 무엇을 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앞으로 국가를 위해 뭘 할 수 있느냐”는 점이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안팎의 소통강화 시스템 구축 = 2기 청와대는 얼굴만 바뀌는 게 아니라 운영방식도 대폭 쇄신될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내부간, 청와대 밖의 민심과 소통하기 위한 다양한 채널을 준비중이다. 우선 현재 정무·민정·외교안보수석실과 홍보특보를 ‘정무팀’(팀장 맹형규)으로, 경제·국정기획·사회정책·교육과학문화수석실을 ‘정책팀’(팀장 박병원)으로 묶어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부문별 책임성과 모든 정책에서의 정무적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이 경우 신임 정정길 대통령실장의 역할이 조정되고, 부담도 덜어질 것으로 보인다. 실장이 대통령 수행에 얽매이기보다는 대통령을 대신해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각계각층의 인사를 두루 만나며 민심의 쓴소리를 듣고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대외활동에 나설 전망이다. ‘마당발’로 통하는 정 실장도 인선 소감으로 “사회 전반에 걸쳐 폭넓게 알아보고 많은 사람을 만나겠다”고 말했다. 맹형규 정무수석, 박형준 홍보특보 등을 통해 활발한 대국회, 대언론 접촉도 예고돼 있다.

또 정치·경제특보의 추가 인선이 예상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야당과 소통하고 국민의 소리를 많이 듣는 방향으로 확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탕평 가미 및 경륜의 관료 약진 = 초대 참모진이 40대 교수 출신이 많았다면 국정운영의 미숙함을 거울 삼아서인지 이번에는 경륜과 전문성이 중시됐다.

평균연령은 1실장·7수석·1대변인을 포함해 초대 51.9세에서 63.6세로 높아졌다. 이번에 50대는 7명에 달한다. 초기 참모진 명단에서 대학교수 출신이 대거 빠져나간 자리는 관료 출신이 메웠다. 초기 멤버에 대학교수 출신은 7명이었으나 이번에 3명(정정길 실장·박재완·정진곤 수석내정자)으로 줄었다. 지역별로는 서울출신이 4명, 영남이 3명, 호남은 2명이다. 맹형규·정동기·김성환 수석내정자와 이동관 대변인이 서울출신이고, 정정길 실장과 박재완 내정자가 경남, 박병원 내정자가 부산출신이다.

호남출신은 강윤구(전남 영광)·정진곤(전북 김제) 수석내정자로 호남권을 배려하려는 고민의 흔적이 엿보인다. ‘부자 참모’ 비판을 받았던 재산과 관련해 평균액은 초대의 36억7000만원에서 16억3000만원으로 55.6%가 떨어졌다.

김상협기자 jupit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