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7→6→4%…갈수록 내려가는 한국경제 성장전망

한국경제가 후진 기어로만 움직이고 있다. 대한민국의 국가 비전으로 ‘선진 일류국가’를 제시한 이명박 정부가 지난해 대선 당시의 7% 성장률 공약을 출범 직후인 3월 6% 내외로 하향 수정한 데 이어 7월 발표될 ‘하반기 경제운용 방향’에서는 4%대로 더 내릴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배국환 기획재정부 제2차관은 23일 “올해 전체 성장률을 4%대 후반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4%대 성장도 쉽지 않으리라는 하향 축소 전망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하지만 정부가 4%대라는 무채색 전망을 처음으로 언급하기에 이른 상황은 ‘이명박 경제대통령’ 첫해라서 그 무게감이 그만큼 더해진다.

같은날 외국계 투자은행(IB)도 한국경제의 성장률 전망을 일제히 낮췄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BNP파리바, 골드먼삭스, JP모건 등 8개 해외 IB는 5월말 보고서를 통해 평균 4.5%로, 한달 전의 4.6%에서도 0.1%포인트 낮춰잡았다. 일본을 제외한 9개 아시아 주요국 중 대만 다음으로 낮다. 이들 4%대 후반 혹은 중반 전망조차 아직은 그래도 밝은 편에 속한다. 기업 일선의 체감 전망은 더욱 어둡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앞서 11일 제조업체 511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기업인식 조사를 다시 빌리면 55.7%가 성장률을 ‘4% 미만’으로 내다보고 있다. 6·10 쇠고기 촛불 대집회 직후 발표된 기업 일선의 나라 경제 걱정을 새삼 되돌아보는 우리는 그 절정의 촛불 정국 이후 쇠고기 현안은 해결의 가닥을 잡아가지만 앞으로 경제성장이 4%선조차 지켜지지 못한다면 그때는 만회할 대안도 적절치 않으리라는 점을 거듭 강조하며 이 대통령과 정부의 자세가 여간 비상하고 비장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믿는다.

이 대통령도 ‘쇠고기 국민정서’를 헤아리지 못했다고 사죄한 6·19 특별회견 말미를 빌려 “반드시 경제를 살리겠다. 국내외 기업이 마음 놓고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내겠다”고 재삼 다짐했다. 경제가 ‘대통령 의제’일 수만은 없다. 우리는 법정 개원일 6월5일조차 흘려보낸 ‘위법, 식물국회’가 정신을 차리고 더 늦기 전에 경제살리기를 국정 제1의제로 되돌려세우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