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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08년 07월 30일(水)
깊고 맑고 순한 맛 ‘사찰음식’
자연 그대로의 소박함… 몸도 마음도 가벼워지네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차라리 아이를 굶겨라’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먹을거리에 대한 걱정이 많은 시대이다. 영양은 부족하고 열량만 높은 패스트푸드, 인공첨가물 범벅인 가공식품, 농약이 걱정스러운 농산물, 여기에 최근의 광우병과 조류인플루엔자(AI)까지 생각하면, 이런 말을 하게 된다. “도대체 먹을 것이 없군.” 이런 고민에 대한 해답 중 하나가 ‘사찰음식’이다. 사찰음식은 ‘더 맛있고 더 자극적인 맛’ ‘더 많은 양’을 향한 사람들의 들끓는 욕망과 이 욕망을 배후조종하는 사회와 산업의 궤도 잃은 질주에서 벗어나 소박함과 자연을 그대로 지키고 있는 음식이기 때문이다.

또 그저 음식이 아니라, 천지동근(天地同根) 만물일여(萬物一如)라는 불교의 근본 정신과 닿아 있어 최근들어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는 자연 음식으로 각광받고 있다. 게다가 사찰음식은 조리 과정이 그리 복잡하지 않고, 재료도 우리들이 구할 수 있는 것들이니, 약간의 정성만 준비되면, 도전해볼 만하다. 이에 최근 지리산 대원사부터, 강원도 산꼭대기의 흥덕사 등 전국 12곳 사찰의 공양간 풍경과 그곳의 음식들을 모아 ‘산사의 아름다운 밥상’(인연)이라는 풍성한 책을 낸 이경애 북촌생활사박물관 관장의 도움을 받아 손쉽게 시도해볼 수 있는 사찰음식 몇가지를 모았다.

◆승주 선암사의 매실장아찌 = 선암사의 산내 암자인 운수암의 매실장아찌는 전국적으로 소문이 자자하다. 삼사백년 이상의 수령을 자랑하는 국보급 매화나무에서 열린 매실로 만든 장아찌로 그 깊고 부드러운 맛에 대한 이야기가 입에서 입으로 퍼져, 요즘은 담기가 무섭게 금세 동이 난다고 한다. 어찌나 유명한지, 큰 절의 스님 밥상에 올릴 것도 모자랄 정도다.

매실장아찌를 담그려면 깨끗이 다듬어 반으로 갈라 씨를 뺀 유월의 청매실에 굵은 소금을 뿌려 하루 정도 그대로 둔다. 간이 밴 매실을 건져 물기를 뺀 다음 황설탕을 1대1 비율로 넣고 고루 버무려 유리병이나 오지항아리에 꼭꼭 눌러 담는다. 용기의 입구를 한지나 천으로 잘 봉한 다음 뚜껑을 닫고 서늘한 곳에 3년 이상 숙성시킨다. 필요한 양만 건져내어 양념으로 버무려 먹으면 된다.

◆곡성 관음사의 전라도식 무탕국 = 심청전의 원류로 밝혀진 백제 원홍장의 전설이 연기 설화로 기록돼 있는 유서깊은 곡성 관음사의 조촐한 상차림은 보는 것만으로도 군침이 돌게 하고, 정신까지 맑아진다고 한다. 그 소박한 상 위에 오른 것이 맑은 무탕국이다. 이를 위해 먼저 생수에 다시마를 넣고 20분 정도 끓이다가 다시마를 건져낸다. 이 국물에 무와 표고, 두부를 적당한 크기로 썰어 놓고 맑은 국을 끓이다가 마지막에 소금으로 간을 맞추면 된다. 두부와 무가 의외로 궁합이 잘 맞아 맛이 개운하면서도 고소하다. 하지만 미리 간을 맞춰 끓이면 무 맛이 써질 수도 있기 때문에 무국을 끓일 때는 무가 충분히 익고 난 뒤에 간을 맞추는 것이 좋다.

◆지리산 대원사의 상추 된장 초절임 = 대원사의 나물 반찬을 담당하는 채공 스님이 소개하는 밑반찬 중 하나가 상추 된장 초절임이다. 상추는 예로부터 천금을 주고 사 먹어야 될 만큼 맛이 좋은 채소라고 해서 ‘천금채’라고 불렀다. 잎이 연하고 맛이 고소해 주로 쌈으로 많이 먹고, 절임으로 먹을 때에도 흔히 고추장 초절임을 하는데, 이곳에서는 된장 초절임이 별미이다. 된장의 고소함이 상추의 고소한 맛과 잘 어울리고 맛이 순해 많이 먹어도 물리지 않는단다. 먼저 상추를 깨끗이 씻어 물기를 털어놓는다. 된장을 맑게 거른 국물에 식초, 황설탕, 생강즙으로 간을 맞춰 양념장을 만든다. 물기를 턴 상추를 그릇에 담으면서 사이사이에 양념장을 골고루 끼얹어 바로 먹으면 된다

◆산청 금수암의 무 버섯쌈 = 버섯과 산야초 채를 싸서 먹는 무 버섯쌈은 보기만 해도 입맛을 당기고, 맛이 상큼해 여름철 절집에서 자주 올리는 반찬이다. 감자를 삶아 껍질을 벗기고 죽염 간을 해서 으깬다. 두릅은 부드러운 속잎만 한 잎 씩 떼어 끓는 소금물에 살짝 데쳐 찬물에 헹구고, 팽이버섯과 꾀고리 버섯도 데쳐 찬물에 헹군 다음 물기를 꼭 짠다. 당근은 생으로, 오이는 겉살 부분만 세로로 곱게 채를 썰고 피망도 곱게 채를 썰어둔다. 고추냉이와 국간장, 생수를 적당량 배합하여 양념장을 만든다. 시중에 파는 초절임 무 위에 으깬 감자를 고루 펴 바른 다음 다른 재료들을 한가지씩 색을 맞춰 넣고 돌돌 말아 양념장에 찍어 먹으면 된다. 꾀꼬리 버섯과 부드러운 여름철 두릅 속잎을 구하기 어려운 일반 가정에서는 대신 표고버섯이나 브로콜리를 쓰면 된다.

최현미기자ch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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