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검찰·방통심의위 ‘광우병 왜곡-허위보도’ 확인

  • 문화일보
  • 입력 2008-08-01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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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31일 MBC PD수첩의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 위험 보도의 핵심 내용에 대해 허위라고 판단함에 따라 검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언론중재위원회 등 4개 기관 모두 정부에 판정승을 내렸다. 특히 4개 기관 모두 PD수첩의 방송 내용 중 핵심 내용인 ‘다우너(downer·주저앉는 소)’와 미국인 여성 아레사 빈슨의 사망 원인 등에 대해 허위 또는 왜곡 보도로 판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4개 기관은 또 한국인 유전자가 인간광우병(vCJD) 발병 확률이 높다는 PD수첩 보도에 대해서도 모두 과장 또는 허위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보도 내용의 정당성을 강조해온 MBC 주장의 설득력이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문화일보 7월29일자 1·3면 참조)

◆ 기관 결정 대부분 일치 = 서울남부지법은 31일 농림수산식품부가 PD수첩의 4월29일 광우병 보도에 대해 제기한 정정·반론보도 청구소송 선고 공판에서 “허위 보도 부분을 정정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PD수첩이 ‘미국산 쇠고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 편에서 다우너를 광우병에 걸린 소인 것처럼 보도한 것과 한국인이 광우병 소를 섭취했을 경우 인간광우병에 걸릴 확률이 영국인의 3배에 이른다고 방송한 것은 허위 보도”라고 밝혔다.

또 월령 30개월 미만인 미국산 쇠고기의 뇌·척추 등 5군데 부위를 광우병 위험물질로 보도한 부분도 불분명한 보도로 시청자를 혼란에 빠지게 했다고 보고 농식품부의 반론을 받아들이라고 판시했다. 법원은 빈슨의 사망 원인이 인간광우병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한 것은 허위라고 판시하면서도 MBC가 후속 보도를 통해 이를 정정했으므로 별도의 정정보도를 요청하지는 않았다.

법원의 이 같은 판단은 그동안 검찰과 방통심의위, 언론중재위 등 다른 기관의 결정과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단 가장 큰 쟁점인 ‘다우너’ 동영상과 관련, 검찰은 다우너 발병 원인이 광우병을 포함해 무려 59가지나 되는 데도 PD수첩이 무리하게 ‘다우너 = 광우병 의심 소’로 왜곡·과장했다고 보고 있다.

방통심의위도 ‘동물 학대 혐의를 받고 있는 인부들에게 물었더니’를 ‘광우병 의심 소를 억지로 일으켜 도살하느냐고 물었더니’로 오역(誤譯)하는 등 공정성과 객관성(각각 방송심의규정 9조, 14조)을 위반했다며 시청자에 대한 사과 명령을 내렸다.

언론중재위도 이미 지난 5월 ‘주저앉는 소가 광우병에 걸렸다는 증거가 없다’며 정정보도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또 다른 핵심 쟁점인 빈슨의 사망 원인에 대해서도 4개 기관 모두 MBC가 사인을 ‘인간광우병’으로 몰아갔다고 판단했다. 빈슨의 사인이 인간광우병 외에도 여러 가능성이 존재하는데도 의도적 오역과 중요 인터뷰 내용 누락 등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인간광우병에 걸려 사망했을 것으로 오인케 했다는 것이다.

이들 기관은 이 밖에도 유전자형과 인간광우병 발병 간 상관관계와 30개월 미만 소의 특정위험물질(SRM) 등에 대한 보도도 사실을 잘못 적시했다고 판단했다.

◆향후 검찰 수사는? = 검찰 관계자는 1일 법원의 이 같은 판단에 대해 “우리가 하고 있는 수사는 방향이 다른 측면이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당연한 귀결로 본다”며 “법원도 검찰과 같은 판단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검찰이 취재 원본 테이프 제출과 소환에 일절 응하지 않고 있는 PD수첩 제작진을 압박할 수 있는 명분을 확보했다는 의미로 보인다. 검찰은 일단 MBC의 반응을 예의주시하면서도 오는 13일까지 MBC측에 원본 테이프를 낼 것을 이미 요청해놓은 상태다. MBC 측이 끝까지 자료 제출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강제적인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높음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PD수첩 반박 기자회견 = MBC PD수첩 변호인단이 광우병 쇠고기 보도와 관련한 검찰의 수사 결과를 반박하는 기자회견을 갖는다.

PD수첩의 변호를 맡고 있는 법무법인 덕수의 김진영 변호사는 “1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의 최근 수사 결과에 대한 PD수첩의 반박 내용이 담긴 상세한 자료를 배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변호인단 관계자는 “기자회견에서 자세히 설명할 예정이며 원본 테이프 전체를 공개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김충남기자 utopian21@munhwa.com
김충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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