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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게재 일자 : 2008년 08월 20일(水)
야유·조소·무시… 중국 ‘反韓기류’ 심상찮다
야구 한·일戰 일방적 일본 응원 등 이례적 현상 ‘충격’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최근 들어 중국인들 사이의 반한(反韓) 기류가 심상찮다. 한국을 혐오하는 혐한(嫌韓)기류까지 형성되고 있다.

특히 올림픽 경기가 열리고 있는 베이징(北京) 시내 경기장을 가득 메운 중국인들이 한국팀에 야유와 조소를 보내거나 한국과 경기를 벌이는 상대국을 일방적으로 응원하는 식으로 반한감정을 표출하는 일이 일반화돼 있다. 언론은 한국팀의 선전을 축소·생략보도 하는 데 익숙해져 있고 네티즌들은 한국을 겨냥해 악의에 찬 댓글을 양산하는 게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았다.

광복절 다음날인 16일 우커송 구장에서 벌어진 한·일간 야구경기 때엔 중국이 일방적으로 일본을 응원하는 충격적인 모습이 연출됐다. 이날 스탠드에 있던 중국인들은 일제히 “일본 자유(加油·파이팅)”를 외쳤다. 다음날 베이징대체육관에서 있었던 한·일 여자탁구단체전 때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야구 한·일전을 관전했던 한국인 유학생들은 “과거 일본이 중국 대륙을 침략했던 역사 등에 미뤄볼 때 중국인들이 한국을 응원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 “하지만 광복절 다음날 이 같은 분위기를 접하고 보니 찝찝할 뿐 아니라 중국인들 사이에 일고 있는 혐한기류가 피부에 와닿는다”고 말했다. 한국선수가 출전하는 경기장에서 나타나는 중국인들의 응원 행태는 한마디로 ‘비(非)한국팀 이겨라’로 요약된다.

중국인들은 미국과 야구할 때엔 미국을, 스웨덴과 탁구할 때는 스웨덴을, 라트비아와 농구할 때는 라트비아를, 온두라스와 축구할 때는 온두라스를 열광적으로 응원했다. 한국팀의 선전을 축소하거나 생략하는 중국 언론의 ‘무시형’ 보도 행태도 적지 않다. 주중 한국대사관의 한 관계자는 “남자 자유형 200m 경기의 경우 한국의 방송사들이 올림픽 주관방송사인 중국중앙방송(CCTV)으로부터 화면을 받아 생중계했는데 경기가 끝난 뒤까지 시종 우승자 마이클 펠프스의 얼굴만 비추고 2위를 한 박태환의 얼굴은 단 한 차례도 나오지 않아 속상했다”고 말했다. 인터넷상의 혐한기류는 험악하다 못해 살벌하기까지 하다. 글로 옮기는 게 우려될 정도의 혐한 기류가 중국인 네티즌들 사이에 광범위하게 유포돼 있는 게 쉽게 확인된다.

지난 5월의 쓰촨(四川)대지진 당시 한국의 일부 네티즌들이 썼던 악의적인 댓글이 중국에 알려지고 SBS의 개막식 리허설 방영 파문이 보도된 뒤 네티즌의 반한기류는 극을 달렸다.

베이징에서 4년간 일해온 한 한국인 기업 주재원은 “2~3년 전만 해도 느끼지 못했던 반한기류가 지금은 하나의 거대한 군중심리를 형성한 것 같다”면서 “평화와 화합의 제전에서 ‘혐한올림픽’이 열리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혐한기류가 갑자기 형성된 게 아니라 실은 조금씩 축적돼 왔었지만 그동안에는 한류(韓流)로 인해 수면 아래에 잠복해 있었다고 보고 있다. 그러다가 한류 열풍이 주춤하는 사이 저변에 자리잡고 있던 반한·혐한 감정으로 수면 위로 올라왔다는 것이다.

베이징대의 한 국제정치학 교수는 “한편으로는 중국의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중화민족주의가 싹트고, 다른 한편으로는 두 나라가 백두산공정 같은 역사문화적인 마찰을 겪으면서 중국 내에서 반한감정이 자라나 올림픽 게임을 계기로 한꺼번에 표출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베이징 = 허민특파원 minski@munhwa.com
e-mail 허민 기자 / 편집국 국장석 / 부장 허민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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