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街 쓰나미’ 한국 금융시장도 덮쳤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미국 리먼브러더스의 파산 신청과 메릴린치 매각 등 여파로 16일 오전 코스피지수가 폭락한 가운데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증권선물거래소에서 한 직원이 심각한 표정으로 시황판을 바라보고 있다. 임정현기자

미국 금융시장이 리먼브러더스의 파산 신청 등으로 ‘공황(패닉)’ 상태에 빠지면서 국내 금융시장이 ‘검은 화요일’을 맞았다. 코스피지수는 장중 한때 100포인트 가까이 폭락하며 1400선 아래로 추락하고,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원·달러) 환율은 30원 이상 상승하며 1140원대로 폭등했다.

이날 오전 10시 현재 코스피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91.17포인트(6.17%) 떨어진 1386.75, 코스닥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32.63포인트(6.99%) 하락한 434.28을 기록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96.68포인트(6.54%) 폭락한 1381.24로 거래를 시작하며, 장중 한때 2007년 3월5일(1376.15, 종가 기준) 이후 1년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코스닥시장과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선물 가격의 급락으로 오전 9시6분과 오전 9시35분쯤 각각 프로그램 매도 호가의 효력을 5분간 정지시키는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오전 10시 현재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 주말보다 31.2원 오른 1140.7원을 기록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전날보다 34.7원 폭등한 1144.2원을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이 1140원대를 기록한 것은 2004년 10월19일(1144.8원, 종가 기준) 이후 3년11개월 만에 처음이다.

아시아 주요국 주가도 동반 폭락했다. 이날 오전 10시 현재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571.80포인트(4.68%) 급락한 1만1642.96, 대만 자취안지수는 전날보다 250.13포인트(4.13%) 떨어진 5802.32, 싱가포르 스트레이트타임지수는 전날보다 58.25포인트(2.34%) 하락한 2428.30을 각각 기록했다.

15일(현지시간) 미국 주가는 ‘9·11 테러’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하며 폭락했다. 다우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무려 504.48포인트(4.42%) 내린 1만917.51을 기록, 2001년 9월17일 이후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나스닥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81.36포인트(3.60%), 우량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도 지난 주말보다 58.17포인트(4.65%) 급락했다. 한편 미국 4위의 투자은행인 리먼브러더스는 15일(현지시간) 뉴욕 지방법원에 파산법 11조에 따른 파산 보호를 신청했으며, 3위의 투자은행인 메릴린치는 약 500억달러(약 57조원)에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전격적으로 매각됐다.

조해동·박민철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