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천종삼 40여뿌리의 신령스러운 자태 강원도의 한 깊은 산중에서 심마니들에 의해 발견된 산삼들이 모삼을 중심으로 신비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감정 결과 천종산삼으로 밝혀졌는데 채심 당시 이 산삼들은 90여뿌리가 가족삼 형태로 군락을 이루고 있었으며 이 중 삼령이 긴 40여뿌리만 채심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정성 담긴 제단 심마니들은 본격적인 채심에 앞서 제단을 만들어놓고 정성을 들여 산신에게 제를 올린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앞길 가로막는 밀림 심마니들이 산삼을 찾기 위해 밀림처럼 우거진 거친 숲속을 헤치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아 ! 꿈에도 그리던… 산삼을 발견한 심마니 이원홍씨가 조심스럽게 채심한 뒤 산삼을 들어 올리고 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군락 이룬 가족삼 가족삼 형태로 군락을 이루며 자생하고 있는 산삼의 모습으로 일반인들은 쉽게 발견할 수 없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산속 임시 숙소 심마니들은 산삼을 찾기 위해 비닐로 만든 막을 임시로 설치해놓고 산속에서 며칠간 머무른다.
“심봤다.”
심마니들이 산삼을 발견했을 때 외치는 말로 ‘산삼을 보았다’는 뜻이다.
예부터 산삼은 신비의 영약으로 널리 알려져 왔다. 특히 죽어가는 사람도 살렸다는 천연의 토종산삼(일명 천종)은 심마니들조차 평생에 한 번 만나기 힘든 신령한 약초다. 이처럼 진귀한 천종산삼을 찾아 강원도의 한 깊은 산중으로 향했다.(제보자의 요청으로 산의 이름을 밝히지 못함)
천종산삼과의 만남을 위한 산행은 해발 1100m에서부터 시작해 거꾸로 산 아래 계곡으로 내려가야 했다. 경기 포천시 영중면에 거주하고 있는 이춘영(54), 이원홍(44), 이은석(48)씨 등 심마니들과 함께했다. 사람의 발길이 전혀 닿지 않는 비탈진 산속을 반복해 오르내리고, 물이 소용돌이치며 흘러내리는 계곡을 여러번 넘나들었다.
땀으로 뒤범벅이 된 채 처음 도착한 곳은 산신에게 제를 올리는 제단 앞이었다. 돌로 낮게 쌓아올린 제단에는 간단한 음식과 하얀 한지, 그리고 나뭇가지 위에 실타래가 걸려 있었다. 한지는 산신에게 바치는 옷이고 실은 심마니들이 무사히 집으로 돌아가기를 빌기 위한 것이라 했다. 심마니들은 산에 들어가기 수일 전부터 의식을 매우 중시한다고 한다. 몸과 마음을 정갈하게 하고 음식도 가려 먹는단다. 부정한 몸으로 산을 오르게 되면 몸을 다치거나 산짐승을 만나는 등 산신이 심마니들의 입산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고 했다. 심마니들은 산삼을 볼 수 있도록 길을 인도하는 것도 산신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라면으로 늦은 점심을 때운 뒤 다시 산행을 시작했다. 심한 경사에 잡목이 우거져 이를 헤치고 나아가기가 보통 힘든 게 아니었다. 나뭇가지에 걸려 이마가 찢어지고 피가 나는 등 온몸이 상처투성이로 변했다. 얼마나 숲이 울창한지 5m 앞에 가는 사람도 보이지 않았다. 초행길에 길을 잃기 십상이었다.
힘든 산행을 잠시라도 잊게 해준 것은 산삼이 많이 나는 지형에 대한 이원홍씨의 설명이었다. 음지성 식물인 산삼은 빛이 많이 들지 않는 북향의 Y자형 계곡 8~9분 능선이 주서식지라고 한다. 산삼은 물을 좋아하면서도 물을 싫어하는 양면성이 있으므로 배수가 잘되고 너무 습하지 않고 건조하지도 않은 부엽토에서 최고의 산삼이 나온다는 것이다.
또한 참나무, 박달나무, 피나무 등 활엽수나무 아래에서 주로 자생하는데 이는 활엽수의 낙엽이 많은 영양분을 함유하고 있어 토양을 비옥하고 부드럽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라고 했다. 강한 햇빛을 싫어하고 여름에도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곳을 좋아하는 산삼은 성질이 고고하면서도 꽤 까다로운 식물이라고 한다.
산삼의 열매를 좋아한다는 까마귀의 이야기도 매우 흥미로웠다. 까마귀가 따먹은 열매는 씨가 너무 단단해 이를 소화시키지 못하고 뱉거나 다른 곳으로 날아가 배설한다고 한다. 이때 산삼이 자생할 수 있는 적당한 환경이 되면 떨어진 씨앗이 발아해 산삼이 자라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심마니들은 까마귀를 신처럼 받들며 대단한 길조로 여긴다고 했다.
천기와 지기를 먹고 자란 산삼은 오랜 세월을 거치며 노두와 약통과 뿌리에 그 흔적을 남긴다. 그에 따라 장뇌삼, 야생산삼, 지종, 진종, 천종 등으로 분류하고 있다. 지구상에서 최고의 신초로 알려진 천종산삼은 심마니들이 찾고자 하는 꿈의 산삼이다. 심마니들은 꿈에서 영감을 얻고 산삼의 염력에 의해 채심(산삼을 캐는 것)한다고 했다.
숨을 몰아쉬며 사력을 다해 계곡을 오르는데 앞서가던 이은석씨가 “심봤다”를 외쳤다. 순간 온몸에 소름이 끼치는 것을 느꼈다. 산삼은 3대가 복을 받아야 보인다고 한다. 채심하는 사람도 점지돼 있고 산삼을 먹을 수 있는 사람도 정해져 있다고 했다. 이날 천종산삼을 찾아 나섰던 사람들은 아마도 많은 복을 받은 사람들인가 보다.
사진·글 = moonpar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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