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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통일
[정치] 게재 일자 : 2008년 10월 01일(水)
합의 이행하려면 비용만 14조원, 평화번영 청사진서‘애물단지’로
10·4 남북 정상선언 1년 페이스북트위터카카오톡밴드
지난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육로 방문을 통한 제2차 남북정상회담의 결과물인 10·4 남북정상선언이 오는 4일 1주년을 맞는다.

하지만 노무현 정부의 대미를 장식했던 10·4 선언은 불과 1년만에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지난 2월말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10·4 선언이 정권 말기에 성급하게 추진됐다는 당초 우려도 속속 현실이 되고 있다.

10·4 선언에서 합의한 남북간 경제협력사업은 대부분 중단된 상태인데다, 오히려 지난 7개월간 남북간 팽팽한 기싸움의 진앙지로 작동하고 있다.

◆ 경제적 타당성 논란 속 1주년 = 10·4 선언이 직면한 최대 난제는 경제적 타당성이다. 이는 노 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10·4 선언에 합의한 당시부터 불거진 논란으로, ▲백두산 관광 등 물류운송분야 협력 ▲북한 단천지역 지하자원 개발 협력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 설치 등이 모두 대규모 투자가 이뤄져야 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김영윤 ㈔남북물류포럼 회장이 최근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10·4 선언에서 합의한 경협사업에 소요되는 비용은 향후 10년간 총 10조7000억~15조2000억원에 달한다. 통일부도 최근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서 10·4 선언 이행을 위해서는 지난 10년간 북한에 지원한 3조5000억원의 4배에 달하는 14조3000여억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대경제연구원과 대외경제정책연구원도 지난해 각각 최대 11조3000억원, 116조원의 비용이 소요된다고 추산한 바 있다.

이 때문에 10·4 선언에서 합의한 경협사업은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대부분 중단된 상태다. 정부 당국은 북핵문제 진전과 경제적 타당성, 재정부담 능력, 국민합의 등 4가지 원칙에 따라 재평가한다는 방침으로, 남북간에 이행방안에 대해 협의하자는 입장이다. 실제로 정부는 30일 확정된 내년도 예산안에서 통일부문에 1조2540억원을 책정하면서 인도적 지원금액을 배 가까이 늘린 8089억원을 배정했다.

◆ 남북·남남갈등 극복이 숙제 = 10·4 선언의 미래는 더욱 불투명하다. 남측의 타당성 평가 방침에 대해 북한은 줄기차게 10·4 선언 이행을 요구하면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지난 7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의장성명에 10·4 선언 관련 문구 삽입을 시도했을 정도다.

10·4 선언이 남북간 합의한 경협사업 이행은 커녕, 남북간 정치적 공방의 단골 소재로 몰락하는 상황에 처한 셈이다.

남남 갈등도 넘어야할 산이다. 이명박 정부가 10·4 선언에 대해 “남북간에 논의해보자”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당에서는 1일 노 전 대통령이 참석하는 대규모 기념행사를 준비하는 등 정치적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2일에는 정세균 민주당 대표 등 당직자 150여명이 10·4 선언 기념차 개성공단을 대규모 방문한다.

신보영기자 boyoung2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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