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potlight >“노인들이 대접만 받는 시대는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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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들이 사회의 어른으로 위상을 갖추려면 아랫세대들을 대접하며 살아야 합니다. 노인이 되어서도 직업을 갖고 일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아랫세대를 대접하며 사회봉사를 할 수 있습니다.”

2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제12회 ‘노인의 날’기념식에서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은 서원석(81) 성원제강 회장은 “노인들이 대접만 받는 시대는 지났다”며 “노인들이 사회에서 능력을 갖고 진취적으로 일과 봉사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노인의 직업을 마련해주는 등 환경이 조성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노인회 이사로 활동 중인 서 회장은 지난 1996년 효행상을 제정해 지금까지 1490명의 효행자를 발굴해 시상하고 5억9400만원을 성금으로 전달했다. 또 불우노인들에 대한 경로 생신잔치를 개최하고 시력장애 노인 개안수술비를 166회(1억4100만원) 지원하는 등 노인 복지 증진에 평생을 바쳐온 공로를 인정받아 국민훈장 모란장 수상자로 선정됐다.

서 회장은 “어려서부터 할머니께서 집을 찾아오는 어려운 이들을 잘 대접하는 것을 보면서 남을 돕는 것이 생활화됐다”며 “나이 들어서도 일과 봉사를 병행하니 건강이 절로 유지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29세부터 개인 사업을 시작해 기업을 일군 서 회장은 남을 위해서는 선뜻 도움의 손길을 주지만 스스로는 철저히 검약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 회장은 “남대문 시장에서 산 9000원짜리 구두를 신고 있다”며 “품질도 좋고, 세 켤레를 번갈아 가며 신으니 오래 신을 수 있어서 좋다”고 말하기도 했다.

효행상 제정과 관련, 서 회장은 “우리 사회에 경로 효친 사상이 있지만 점차 사라지는 것이 안타까워 직접 나서게 됐다”며 “앞으로도 장학금 지급, 경로당 지원 등 지금까지 해온 봉사활동을 힘닿는 데까지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노인의 날’을 맞아 장충체육관에서 기념식을 열고 노인 복지에 기여해 온 서 회장 등 5명에게 국민훈장과 포장을 수여했다. 국민훈장 동백장은 최익동 강릉시립복지원 원장에게 돌아갔고, 국민훈장 목련장은 송이삼자씨가 받게 됐다. 전재희 보건복지가족부 장관과 변웅전 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장, 안필준 대한노인회장 등 3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기념식에서는 만 100세를 맞은 장수노인 726명에게 장수 지팡이로 알려진 ‘청려장’이 증정되기도 했다.

이진우기자 jw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