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제’ 찬성, ‘모욕죄’ 논란

도입 여부를 두고 정치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사이버모욕죄에 대해 보수단체 내에서 찬반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인터넷실명제에 대해서는 적극 도입하자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재교 공정언론시민연대(공언련) 공동대표는 14일 열릴 공언련 주최 ‘인터넷실명제, 사이버모욕죄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 발제문에서 “현재 일부 정치권에서 사이버모욕죄를 반의사불벌죄로 규정하여 피해자의 고소가 없어도 수사에 착수하고 기소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인데 이는 피해자의 사생활에 대한 중대한 침해가 될 수 있다”며 “모욕죄의 경우는 피해자가 문제 삼지 않을 경우에 타인이나 국가가 간섭할 일이 아니다”고 말해 사이버모욕죄 도입에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앞서 뉴라이트전국연합은 10일 성명을 내고 “사이버모욕죄를 친고죄 조항을 삭제한 채 도입하겠다는 것은 위험천만한 생각”이라며 역시 사이버모욕죄 도입을 반대했다.

반면 시민과함께하는변호사들(시변), 미디어발전국민연합 등 단체는 사이버모욕죄 도입을 찬성하고 있다. 이헌 시변 대표대행은 13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현재 법규로 사이버 악성 댓글(악플)을 효과적으로 규제할 수 있는 방안이 없는 만큼 새로운 법을 도입해 처벌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수단체 내에서도 이렇게 입장이 엇갈리는 것은 법리 해석 및 표현의 자유 허용 정도를 두고 다른 견해를 갖기 때문이다. 인터넷실명제 도입에 반대하는 한 보수단체 관계자는 “정치권과 달리 우리는 표현의 자유와 피해자 보호에 있어 헌법에 더 원칙적으로 접근하려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이버모욕죄에 대해선 한나라당이 도입을 추진하고, 민주당이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보수단체들은 인터넷실명제에 대해서는 반드시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수단체들은 “익명성에 기댄 테러로 인한 피해는 연예인뿐 아니라 기업도 보고 있다”며 “이런 비열한 범죄 행위를 규제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인터넷실명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병채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