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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사회] 게재 일자 : 2008년 10월 21일(火)
“사이코패스, 현대사회 숨은 폭탄”
‘고시원 살인’ 정씨처럼 평소엔 평범한 이웃 페이스북트위터카카오톡밴드
▲  20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D고시원 흉기 난동 사건 현장에서 경찰 및 소방서 감식반원들이 증거물품을 챙겨 나오고 있다. 신창섭기자
고시원에 불을 지른 뒤 입구를 지키고 서서 탈출하는 사람들에게 칼부림을 한 D고시원 흉기 난동 사건은 2007년 4월 전 세계를 충격으로 뒤흔든 미국 버지니아공대 ‘조승희 총기 난사 사건’, 올 초 발생한 ‘남대문 화재사건’과 여러모로 닮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살인과 방화 등 끔찍한 범죄른 저지른 범인들이 평상시 폭력적이거나 정신이상 증세를 보였던 환자가 아니라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들이 잠재적 성격이상자인 ‘사이코패스’라며, 경제 불황과 급변하는 현대 사회에서 ‘숨어 있는 폭탄’과도 같다고 입을 모은다.

◆ 숨어 있어서 더 위험한 사이코패스 = 전문가들은사이코패스와 정신질환자는 엄연히 다르다고 지적한다. 신영철(신경정신과) 성균관대 교수는 또 “정신이상자는 이번 사건 피의자 정모(31)씨처럼 흉기, 복장 등을 치밀하게 준비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범인은) 성격에 문제가 있는 반사회적 인물인 사이코패스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또 “정신병 환자는 평상시 증상이 확인돼 격리나 치료가 가능하지만, 사이코패스는 드러나지 않아 치료를 받는 것 자체가 어렵다”고 밝혔다. 조현상(신경정신과) 연세대 교수도 “피의자 정씨는 정신병보다 자신의 환경을 사회 탓으로 돌리는 사이코패스인 것 같다”며 “사이코패스는 대부분 자기가 잘못됐다는 것을 모르고 살아갈 뿐 아니라 조용한 사람, 말 많은 사람 등 다양해서 주변에서 확인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주변인의 진술도 이를 입증한다. D고시원 인근 한 갈비집 직원 김모(35)씨는 정씨에 대해 “평상시 말할 때 꼬치꼬치 캐묻는 것을 제외하면 지극히 정상적인 사람”이었다며 “실제 살인을 했는지 잘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 사회가 성격장애자 양산 = 전문가들은 급변하는 사회가 사이코패스를 늘리고 있다고 지적한다. 김종우(한방신경정신과) 경희대 교수는 “급속한 사회 변화와 양극화 등으로 사회가 불안정해지면서 주류 사회로부터 멀어진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아진다”며 “모든 사람은 억울함 등의 스트레스에 대해 어느 정도까지는 통제 가능하지만 이게 반복, 지속되면서 큰 분노로 표출되는 게 극단적인 범죄”라고 말했다. 이웅혁(범죄심리학과) 경찰대 교수는 “집단주의 성향이 강한 한국에선 사람들이 사회나 국가가 자신에게 뭔가를 해주길 바라고 책임을 돌리는 경향이 있다”며 “이번 사건이 한국 사회의 집단주의적 성향과 관계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용권·김병채기자 freeus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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