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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스타 앤 조이 게재 일자 : 2008년 10월 21일(火)
[AM7]“이번 소품집은 팬들에 대한 선물”
‘사랑’ 주제 ‘소품집’ 발표 에픽하이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에픽하이는 지금까지 다섯 장의 앨범을 내면서 만감이 교차했다. ‘이젠 쉬고 싶을 뿐이다’ ‘더이상 음악을 할 수 있을까’ ‘20대 마지막도 결국 음악에 묶여있는 것일까’ 역설적이지만, 음악에 대한 회의는 음악에 대한 집중력으로 이어졌다.

“쉬고 싶었는데, 마땅히 취미도 없고 할 수 있는 거라곤 음악이 전부잖아요.”(DJ투컷·27) “제게 사랑하는 사람이라도 있었으면 재밌는 시간을 보냈겠죠. 그럴 수 없으니까 음악으로 사랑을 느낄 수밖에요.”(타블로·28)

조만간 발매되는 ‘소품집’의 탄생은 그렇게 시작됐다. 주제는 역시 ‘사랑’. 지난 18일 서울 충정로의 한 카페에서 만난 타블로는 “4일동안 음악과 출판 작업으로 한 숨도 못잤다”며 “20대 마지막을 이렇게 불사른다”고 했다.

소품집은 끌림, 숨막힘, 이별 등 사랑의 시작과 과정, 결말을 순서대로 멤버들이 한 곡씩 만들었다. 투컷은 ‘Fallin’‘이란 곡을 통해 사랑의 시작을 흥분과 긴장이 주는 선율에 담았다. 여자친구가 있는 미쓰라 진(25)은 ’습관‘이란 곡을 만들었는데, ’사랑을 하고 있는‘ 당사자의 현실과는 전혀 다르게, 처절하고 애절한 선율을 녹여냈다. 타이틀곡이자 타블로가 지은 ’1분1초‘는 자그마한 기억까지도 담아내려는 이별 후의 사랑의 추억을 그렸다. “사랑의 기간을 너무 1년, 2년으로 넓게 잡는것 같아서 안타까웠어요. 1분1초로 쪼개서 생각하면 추억거리도 많고 그리운 게 많을텐데 말이죠.”(타블로)

모두 7곡이 실린 소품집은 기존의 앨범에서 써먹던 디지털 엔지니어의 기술을 가급적 배제했다. “실제 피아노나 스트링은 어쿠스틱으로 90% 가량 리얼 연주했어요. 사랑은 감정인데, 디지털은 어울리지 않잖아요?”(DJ 투컷)

미쓰라 진은 “소품집은 어떤 의미에선 다섯 장의 앨범을 내게 해 준 팬들에 대한 선물”이라면서 “적당한 양의 곡을 수록해 편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멤버들은 모두 다른 스타일의 음악을 선호한다. 타블로는 록적인 스타일을, DJ 투컷은 프리템포 등 DJ 스타일을, 미쓰라 진은 밴드와 함께하는 힙합 스타일을 좋아한다. 다른 음악적 성향때문에 소품집 대신 각자의 앨범을 내는 방식도 고려해봤지만, 결국 흩어지는 것 보다 함께 하는 협력이 필요하다는 걸 ’익숙한 환경‘에서 깨닫게 됐다.

“멤버들 사이는 좋지만, 음악적으로는 약간 흩어져 있는 것도 괜찮다고 느꼈어요. 그런데 어느날 술 마시고 녹음실에 들어가면서 개인적인 음악 색깔들이 이 익숙해진 녹음실 풍경을 버릴 수 있을만큼 강한것인가를 자문하게 됐죠. 그때 알았어요. 삼원색을 일정량 섞으면 이상한 색깔이 되지만, 조금씩 떼어내서 잘 조합하면 개성있는 색깔로 바뀔 수 있다는 것을요.”(DJ 투컷)

앨범 판매량만 보면 이들은 전교 1, 2등안에 드는 모범생이지만, 에픽하이는 정작 고개를 절레 젓는다. “모범생요? 아니에요. 우린 1등할 수 있는 점수를 얻었지만, 수행평가가 나빠 4등 밑으로 떨어진 불량끼 있는 학생들이죠. 비나 동방신기가 영화 ’비트‘의 정우성이라면, 우린 임창정 같은 케이스라고 할까요?”

김고금평기자 dann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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