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 영화와 사랑에 빠지다

  • 문화일보
  • 입력 2008-10-22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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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가 영화와 사랑에 빠졌다. 영화음악계에서는 홍대앞 인디밴드 음악과 7080 노래들이 두개의 커다란 지류를 형성하고 있다. 지난 8월21일 개봉된 영화 ‘여기보다 어딘가에’에서는 2인조 밴드 소규모 아카시아밴드의 나지막하면서도 서글픈 노래가 흐른다. 요즘 홍대앞 인디밴드들이 충무로의 단골손님이다.

인디뮤지션들이 만드는 영화음악은 주류 음악에 식상한 관객들에게 신선한 느낌으로 다가서고 있다는 평이다. 음악영화 ‘고고70’은 신세대들까지도 7080 그룹 사운드의 매력에 눈뜨게 했다. 흘러간 가요들은 2000년대 이후 ‘라디오 스타’(조용필의 ‘그대 발길 머무는 곳에’, 신중현의 ‘미인’), ‘열혈남아’(심수봉의 ‘백만송이 장미’), ‘가문의 영광’(이선희의 ‘나 항상 그대를’), ‘각설탕(조동진의 ‘제비꽃’)’ 등에 잇따라 삽입돼 왔다. 하지만 ‘고고70’처럼 배우들이 직접 무대에 올라 100% 라이브로 공연을 선보인 영화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고고70’의 실제 주인공 데블스 가요계 복귀 = 1970년대 ‘그리운 건 너’를 히트시킨 그룹 데블스가 부활한다. 작곡과 보컬을 맡은 김명길이 주축이 돼 현역 뮤지션들로 팀을 꾸렸다. 신곡도 준비중이며 11월 중 앨범도 낼 예정이다. 영화 ‘고고70’에서는 고고클럽을 무대로 금지된 밤의 에너지를 담고 있는 데블스의 음악이 쉴새없이 흘러나왔다. 데블스의 리더 김명길은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 영화는 그 시대 역사를 쓴 것인데 조금 더 잘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하지만 주연그룹이 데블스가 된 것이 고맙기도 하다” 고 말했다.

“1970년대에는 야구장에서 관객이 많지 않았고, 전반적인 놀이문화가 빈약했어요. 젊은이들은 고고클럽에 가면 별천지 같았죠. 당구와 고고클럽이 최고의 즐거움이었어요. 음악하는 사람들의 인기가 좋을 수밖에 없었던 시절입니다.”

◆인디밴드의 좌충우돌 그린 영화 ‘저스트 키딩’= 이무영 감독의 영화로 오는 11월15일 인터넷 프로토콜 텔레비전(IP TV)을 통해 개봉되는 영화 ‘저스트 키딩’에서 홍대앞 록밴드 슈퍼키드를 다룬다. KT의 메가TV가 선보이는 IPTV 영화 프로젝트의 하나다. ‘저스트 키딩’은 온몸을 들썩이게 하는 에너지 넘치는 음악을 선보이고 있는 록밴드 슈퍼키드의 이야기가 중심축을 이룬다. 오늘을 사는 젊은이들의 모습을 슈퍼키드의 음악과 함께 풀어낸 뮤직드라마다. 이무영 감독은 “새로운 형식을 시도하고 싶었다”며 “다큐멘터리적 성격과 드라마적 성격을 섞어 진실인지, 거짓인지 잘 모르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슈퍼키드가 지금 여기에 오기까지의 삶을 드라마로 만들었고, 실제 화면도 썼습니다. 슈퍼키드가 라디오 방송인 배철수 음악캠프에 실제 출연한 뒤 그 장면을 촬영하기도 했어요. 그동안 대중음악평론가로 일하면서 책 한권도 못쓰고 음악계에 빚이 많았죠. 음악관련 영화를 만들려고 한 이유입니다. 다음에는 재즈 1세대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찍고 싶습니다.”

◆인디뮤지션, 영화 출연 러시 = 싱어송라이터 요조는 요즘 홍대 언더그라운드 음악계에서 가장 ‘핫’한 뮤지션으로 통한다. 21일 첫번째 정규 음반 ‘트래블러’를 발표한 요조는 영화평론가 정성일씨가 메가폰을 잡은 영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 비중있는 조연으로 출연한다. 괴테의 동명 소설과 도스토예프스키의 ‘백야’를 뒤섞은 듯한 이 예술영화도 올해안에 개봉될 예정이다. 역시 최근 2집 앨범을 낸 싱어송라이터 이지형도 영화 ‘고고70에서 아름다운 록발라드를 열창하는 장헌 역을 맡았다. 영화에서 ‘안녕이란 말도 못하고’를 열창했다.

인디밴드 ‘눈뜨고코베인’의 키보디스트 연리목은 김경묵 감독의 영화 ‘청계천의 개’주인공으로 발탁됐고, 영화 ‘회오리 바람’에서는 영화음악도 맡았다. 연리목은 “‘회오리 바람’은 고등학생들의 사랑이야기를 다룬 얄개 분위기의 영화”라며 “이같은 영화 흐름에 맞춰 1980년대와 1990년대풍의 음악을 담게 된다”고 말했다.

예진수기자 jiny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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