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원 자리 선점”… 밤부터 북새통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수능 하루 전인 12일 오후 풍문여고 학생들이 응원하기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서울 중구 정동 이화여고 앞에서 밤샘 채비를 갖춘 채 얘기를 나누고 있다. 김호웅기자

200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실시된 13일 전국의 시험장 앞에서는 수험생들을 격려하기 위한 선후배들의 뜨거운 응원전이 이어졌다. 일부 학생들은 좋은 자리를 선점하기 위해 12일 오후부터 학교 앞을 지켰고, 수험생 중에는 많은 나이, 병마, 장애와 싸워가며 학구열을 불태우는 사람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휘문고 앞에는 12일 오후부터 학생들이 모이기 시작해 13일 오전에는 200명이 넘는 학생이 모여 선배들의 선전을 기원했다. 단대부고 학생들은 수능시험을 보는 선배들에게 일일이 큰절을 한 뒤 북을 치면서 기를 북돋웠다. 상문고 학생 30여명은 ‘찍신(찍기의 신) 강림, 수능 대박나세요’라고 외치며 선배들을 응원했다. 학부모와 선생님들도 시험장을 찾아 수험생들이 끝까지 최선을 다하길 기원했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고 앞에서는 국립 국악고 학생 50여명이 양손에 노랑, 빨강, 파랑 등 색색으로 된 색동 한삼을 끼고 노래와 율동을 하며 선배들을 응원했다.

학생들은 고등학생들 사이에서 인기가 좋은 원더걸스의 ‘노바디’와 2PM의 ‘10점 만점의 10점’을 개사해 “정답만 정답만 찍어, 일등급 일등급 오예~”, “400 만점에 400점”을 외쳤다. 노래가사를 바꿔 응원전을 펼치는 모습은 다른 곳에서도 눈에 띄었다. 서울 중구 정동 이화여고 앞에 응원 나온 학생들도 유명 CF에 사용된 ‘되고 송’ 및 원더걸스와 2PM의 노래를 개사해 부르며 선배들을 응원했다.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이날 오전 8시 제15지구 8시험장인 서울 종로구 안국동 풍문여고를 방문해 수험생과 학부모를 격려했다. 안 장관은 교문 앞에서 응원 나온 학부모·학생들과 함께 “파이팅”을 외친 뒤 학교 고사본부를 찾아가 감독 교사들을 격려했다. 공정택 서울시교육감도 오전 7시55분 휘문고를 방문해 수험생들의 등을 두드리며 학생들을 격려했다.

●…장애인 수험생 30명이 시험을 치른 서울 종로구 경운동 경운학교는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였다. 수험생들은 대부분 장애인 콜택시 등을 이용해 부모와 함께 고사장에 입실했고, 사회복지재단에서는 4대의 차량을 동원해 학생들의 응시를 도왔다. 교통사고로 뇌병변 1급 장애를 얻은 이창수(56)씨는 “머리도 아프고 떨려서 시험을 잘 볼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며 “공부를 계속해 강단에 서는 게 목표인데 나를 보고 사고로 장애를 얻은 사람들이 희망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돈지간인 이희숙(여·59)씨와 김명순(여·55)씨는 서울 은평구 대조동 동명여고에서 나란히 시험을 치렀다. 두 사람은 평생 교육기관인 ‘일성여고’에서 함께 공부하며 사회복지사를 꿈꾸고 있다. 일성여고에서는 166명의 만학도가 이번 수능에 응시했다.

●…2009학년도 대입수능시험이 치러진 13일 경기 포천시 포천고교에서 수험생을 태운 전세버스 운전기사가 출발 직전 경찰의 음주 단속에 적발됐다. 경찰은 이날 오전 6시30분쯤 포천고에서 수험생을 수송하기 위해 대기 중이던 전세버스 운전기사 7명을 상대로 음주 측정을 실시해 A(52)씨를 적발했다.

조성진·김병채·최명식기자,

포천 = 오명근기자 om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