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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2008 대중음악 리포트 게재 일자 : 2008년 11월 17일(月)
[AM7]꽃미남·꽃미녀·춤꾼에서 문화생산 주체로
① 아이돌 그룹 10년 변천사(상)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올해 대중음악계의 가장 큰 특징을 꼽으라면 개성 강한 아이돌 그룹의 눈부신 선전, 싱어송라이터로 1990년대를 화려하게 수놓은 중견 가수들의 부활, 그리고 ‘페스티벌 제네레이션’이라는 신조어가 탄생할 만큼 잇따라 열린 각종 대형 페스티벌 등입니다. AM7은 창간 5주년을 맞아 이같은 올해 대중음악계의 특징을 4회에 걸쳐 ‘깊이있게’ 조명합니다. 20세기와 21세기를 관통하는 대중음악계의 여러변화를 통해 달라진 우리 대중음악계의 현주소를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지난 15일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가요 시상식인 ‘2008 Mnet KM 뮤직페스티벌’. 올해의 가수상은 빅뱅, 올해의 앨범상은 빅뱅이 차지하는 등 수상의 노른자는 아이돌 그룹의 몫이었다. 특히 동방신기와 빅뱅은 5관왕과 4관왕으로 올해 대중음악계 최대 수혜자였다.

한동안 식었던 아이돌 그룹에 대한 반응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아니, 올해는 아이돌 그룹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같은 움직임은 오프라인 앨범 판매고와 온라인 음원 차트에서 여실히 확인되고 있다. 최근 아이돌 그룹은 변화와 진화를 통해 10년 전의 모습을 업그레이드하며 카멜레온 처럼 다양한 모습으로 개성을 표출하고 있다.

1996년 H.O.T를 시작으로 팬들에 의해 생성된 팬덤 현상의 일환인 ‘아이돌’(Idol·우상)은 이제 10대만의 전유물이 아닌 세대를 가로지르는 다양한 연령층에 소구하는 영향력을 지닌 거대한 의미로 쓰이게 됐다. 지난 10년간 아이돌 그룹은 어떻게 변화하고 진화했을까.

■ 10대에서 다양한 연령층 만족시키는 생산 주체로

1996년 H.O.T는 순식간에 모습을 드러내 순식간에 대중을 사로잡았다. 그들은 비밀로 쌓여진 신비주의 전략에 맞춰 철저하게 계산된 절차에 의해 탄생된 것이다. 그렇게 태어난 아이돌 그룹은 그 이름만큼 ‘우상’으로 존재하며 신비스런 이미지를 구축해왔다. 이 과정에서 아이돌 그룹은 ‘노래를 잘하거나’ ‘곡을 만들줄 아는’ 능력은 의미가 없었다. 대신 그들이 10대의 마음을 늘 설레게 할 수 있는 신비로운 페르소나의 이미지를 계속 끌고 갈 수 있느냐가 관건이었다.

H.O.T에 이어 탄생한 젝스키스, 신화, god 등 보이 그룹들은 이 공식에 철저하게 맞춰 소녀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고, 소녀팬들의 가슴을 적시는 노래들과 춤, 이미지로 승부의 화살을 쏘아댔다. 핑클과 S.E.S 등 걸 그룹들의 행보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보이 그룹이나 걸 그룹은 모두 ‘잘 생긴’ 꽃미남과 꽃미녀들로 구성된 첫번째 공통점과 멤버들 중 ‘노래 잘하는’ 멤버 1명은 꼭 보유하고 있는 두번째 공통점, 그리고 춤을 동반해야하는 마지막 공통점을 겸비하며 존재의 길을 걸어왔다.

하지만 이같은 흐름은 다양한 음악이 각광받고, 음반에서 음원으로 음악의 소비 패턴이 달라지던 2000년 초반, 흐트러지기 시작했다. 아이돌 그룹에게도 변신과 진화가 필요했다. 2004년 동방신기의 출현은 아이돌 그룹의 일대 변화를 보여주는 사례였다. 모두 라이브가 가능한 보컬 실력을 지닌데다, 노래 이상의 끼를 가진 멀티 플레이어로서의 능력을 겸비하고 있다는 점에서 10대뿐 아니라, 그 이상의 세대들을 끌어안을 채비를 갖췄던 것이다.

동방신기는 2004년 이후 탄생한 새로운 아이돌 그룹의 밑그림을 이미 그리고 있었다. 동방신기 멤버들 모두 ‘노래를 한다는’것을 강조하기위해 아카펠라 곡으로 화음을 맞췄을 뿐 아니라, 이전의 90년대 아이돌 그룹의 이미지와는 달리, 있는 그대로의 개성을 쏟아붓는데 주력했다. 그리고 뚝딱 만들어진 ‘기획상품’이 아닌, 오랫동안 숙고하며 다듬어낸 ‘명품’의 존재가치를 부여받기위해 적게는 5년, 많게는 8년 가까이 연습생 시절을 거쳤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한다.

빅뱅, 원더걸스, 소녀시대, 슈퍼주니어 등 현재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는 아이돌 그룹은 연습생 시절부터 지금까지 생활들을 낱낱이 ‘공개’하며 대중과의 접점을 찾고 공감을 얻는데 주력한다. 20대 이상 세대들이 그들을 어리고 수준낮은, 10대만의 소비상품으로만 보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 짧은 생명력 VS 긴 생명력

아이돌 그룹의 가장 큰 단점은 역시 짧은 생명력이다. 96년 탄생해 2001년 해체한 H.O.T는 우상으로 받드는 많은 팬들을 뒤로 하고 서서히 잊혀졌다. 아이돌 그룹이 기획사의 전략 상품처럼 여기는 의도로 기획됐기 때문에 시장의 상황에 따라 어쩔 수 없는 행보를 걸을 수밖에 없다는 논리다. H.O.T를 뒤이어 나온 대부분의 아이돌 그룹은 이미 공식 해체했거나, 비공식적으로 사실상 해체의 길을 걸었다. 그룹 해체 이후 솔로로 나선 멤버들은 가수나 배우 등 각자가 잘 할 수 있는 영역에서 존재력을 과시하고 있다.

그러나 21세기에 태어난 아이돌 그룹은 사정이 좀 다르다. 곡을 직접 쓰는 멤버들이 늘고 있고, 초창기 아이돌 그룹의 흥망성쇠를 통해 얻은 반면교사로 멤버들의 결집력이 높기 때문이다. 한 대중음악평론가는 “지금 ‘아이돌 그룹’을 바라보는 시선은 맹목적이 아니라, 체계적이고 논리적이기 때문에 아이돌 그룹 스스로 변화를 모색하는 경우가 많다”며 “아이돌 그룹의 행보는 이제 수동적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고금평기자

dann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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